<샌드위치 축산, 비상구는 있다>고급육 내실 다지며 경쟁력 탄탄…전북 정읍 한우 고급육 명장들

  • 등록 2017.09.27 16: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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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 다해 원칙대로 키우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규모보단 효율성 승부…노동력 덜고 수익 개선
번식기반 역점…우수 밑소 생산위한 꾸준한 개량
고급육 생산, 소 자질·사양관리·사료 잘 맞아야


한우거세우의 1++등급 출현율은 얼마나 될까?
지난해 우리나라 한우거세우의 1++등급 출현율은 13.6%에 불과했다. 1+등급과 1++등급의 가격차가 2천200원/kg 정도니까 농가에게 등급으로 인한 수익차 두당 100만원에 가깝다.
규모화가 농가의 수익을 높이는 한 가지 방법이라고는 하지만 과도한 자본투자와 노동력 투입은 효율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한 때 규모의 경제를 지향했던 한우산업은 최근 들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측면이 강하게 부각되고 있다.
높은 생산비, 수입육의 시장 공세, 그 틈바구니에서 생명력을 갖고 버텨나갈 수 있는 농가는 바로 작지만 강한 농가들이다. 여기 규모는 크지 않지만 남다른 노력으로 탄탄한 경쟁력을 갖춘 작지만 강한 한우 농가들이 있다.


신뢰를 바탕으로 내 몫을 다할 뿐
정읍 푸른초목장(대표 이원우)은 번식우 50두, 비육우 50두에 송아지까지 총 한우120두 정도를 일관사육하고 있다.
이원우 대표는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한우사육에 관심을 갖고 준비해 자리를 잡은 귀촌 한우농가다. 2007년부터 농장을 시작했으니 10년째다.
도시 생활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던 중 먼저 귀농해 한우를 사육하던 지인의 모습을 보면서 관심을 갖게 됐고, 그로부터 소개받은 목장에서 2년 동안 사육기술을 배운 뒤에 지금의 자리에 터를 잡고 전업 한우농가로 거듭났다.
그는 “당시 많은 직장인들이 어려웠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지인이 먼저 이곳 정읍에 내려와 자리를 잡았고, 자주 오가면서 한우를 사육하면서 시골에 사는 것이 어떤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며 “무엇보다 정년이 없다는 것이 매력적이었고, 도시민들이 꿈꾸는 전원생활 또한 나쁘지 않아보였다”고 말했다.
우연한 기회에 귀농을 한 이 대표는 한우사육에 남다른 소질이 있음을 보여줬다.
송아지를 비육해 출하한 첫해 성적이 대단하다. 30두를 출하해 육질등급 1++ 출현율이 60%를 넘었다. 두당 평균 860~870만원 정도를 받았다.
그는 “송아지를 220만원 정도에 사서 비육 출하했는데 성적이 나쁘지 않게 나왔다. 특별한 비결은 없는데 사료가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위에서는 겸손이 지나치다며, 그의 타고난 성실함이 크게 한몫했다고 말한다.
최근 푸른초농장의 성적은 더욱 좋아졌다.
귀농 10년차 한우 농장의 성적이라고는 이해하기 힘들 정도다.
푸른초목장에서 지난해 출하한 한우 거세우 30두 정도 육질 1++등급이 85%정도, 1등급 미만은 단 한 마리도 없다.
거의 모든 소가 1++등급을 받고 있다.
만족은 없다. 이 대표는 등심단면적이 조금 작은 것 같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대표는 “우리 농장 평균 성적을 보면 등심단면적이 100~105㎠정도 나오고 있는데 조금 더 개선돼야 할 것 같다. 체중에 비해 등심단면적이 작아 C등급이 좀 많이 나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거듭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정읍은 암소기반이 좋고, 한우농가들의 수준도 높아 고급육 생산에 유리한 점이 많다. 주변에서 조언을 구하기도 좋고, 지역에서 판매되는 사료들도 전반적으로 품질이 좋은 편”이라며 “소 사육 이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사료작물 재배나 다른 농사도 전혀 하지 않는다. 그저 서해사료(대표 백종남)에서 만든 시스템을 충실하게 잘 이행하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좋은 송아지 기반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암소사육을 함께하면서 사육두수는 지금보다 늘려야 할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좋은 주변 여건에서 좋은 영향을 받았다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그는 분명 작지만 강한 농가였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의 노력
산마을 목장(대표 변강섭)의 목표를 듣는 순간 깜짝 놀라게 된다.
출하 평균 도체중 500kg을 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변강섭 대표는 “올해 출하한 8마리의 평균 도체중이 511kg이었다. 우선 도체중이 크게 나와 줘야 어느 정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평균 도체중 500kg이상이 안정적으로 나오게 되면 농장의 경영도 안정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산마을 목장에서 도체중을 높이기 위해 하고있는 방법은 송아지를 크게 생산하는 것이다. 생시체중이 큰 것이 결국 도체중도 크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생시체중 1kg은 출하체중에서 10kg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지만 한우를 키우는데 있어 초기 송아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생시체중이 크다는 것은 어미 뱃속에서부터 관리를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일정부분 통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산마을목장의 송아지 생시체중은 40kg을 넘는 것이 일반적이고, 50kg이 넘는 것도 있을 정도다.
2008년 교편을 놓고 시작한 산마을목장의 규모는 현재 일관사육 120두 정도다.
처음부터 번식과 비육을 혼합한 형태로 목장을 운영해 왔다.
변 대표는 “부업형태로 퇴직 후 한우를 사육하며 보내자는 생각으로 접근했는데 하다 보니 욕심도 생기고 해서 지금은 전업한우농가로 열심히 살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에 산마을 목장이 출하한 거세우는 총 11마리다. 1++등급이 6마리, 1+등급은 4마리, 1등급은 1마리다.
평균 도체중은 462kg, 등심면적은 102㎠로 나타났다. 경락단가가 2만1천56원/kg이니 11마리 출하한 매출이 1억원을 넘는다.
올해 출하한 8마리의 성적은 더욱 놀랍다.
1++등급은 5마리, 1+등급 3마리다. 등심면적은 105㎠, 평균도체중은 511kg이다. 평균 경락단가가 1만9천755원/kg이었으니 두당평균 1천만 원이 넘는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변 대표 역시 이렇게 비교적 단기간에 좋은 성적을 내는 농가로 자립하게 된 배경에는 주위의 도움이 컸다고 말한다. 서해사료의 좋은 시스템과 인근 선배 농가들의 조언, 나름의 노력이 더해져 작지만 강한 힘을 발휘하는 농장으로 성장하게 됐다고 말한다.
변 대표는 “규모를 늘려나가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주어진 환경 내에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밑소를 생산하기 위해 개량을 하고, 좋은 사료와 사양관리로 최고의 한우를 만들어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고, 그런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좋은 선수에게는 좋은 파트너가 있는 법이다.
산마을목장의 변강섭 대표는 인근 성림황우목장의 황임성 대표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불황, 언제든 올 수 있어…준비가 중요
성림황우목장(대표 황임성)은 탄탄한 번식 기반이 큰 강점인 곳이다. 지역에서 가장 좋은 송아지가 생산되는 농장으로도 널리 알려진 곳이다.
규모는 150두 미만 일괄사육으로 산마을목장과 비슷하다. 올해 출하한 한우 거세우 15두 가운데 1+등급 2마리, 1등급 1마리를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1++등급을 받았다.
경락단가를 감안해 수익을 추산하면 8월말 현재 매출이 1억4천만원 정도 된다.
150두를 일괄사육하면서 내고 있는 수익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황 대표는 “소의 자질과 사양관리, 사료가 잘 맞아야 한다. 호황과 불황은 언제든 있을 수 있다. 다만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 한우 한 마리를 출하해 적게는 700만원 초반을 받는 농가도 있다. 반면 같은 한 마리를 출하해 1천만원을 넘게 받는 농가도 있다. 답은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이동일 dilee7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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