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농장 차단방역 사례

  • 등록 2002.09.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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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규 도드람양돈농협 상무

돼지콜레라와 구제역으로 정신이없을 시간에 일본인 친구에게서 위로전화를 받을 때가 생생하게 기억난다. 작년에 우리나라가 구제역청정국으로 인정받을 때의 기쁨, 일본으로 수출이 제주도부터 재개되었다는 소식에 가슴 설레던 시간들도 생각이 난다. 지난 3월에는 내가 직접 일본바이어를 만나서 상담하고, 5월에 방문하겠다는 약속까지 했던 사실들이 구제역이 발생되었을 때에 허망하고 꿈처럼 느껴졌던 시기가 불과 몇 개월전 일이다.
이제 선진국들의 방역을 소개하려고 하면서도 걱정이 된다. 그저 지식으로만 알고있는 방역이 될까봐서 그렇다. 방역은 실천인데 말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내용들은 여러나라의 현장과 수시로 접촉할 기회가 있는 일을 하면서 경험하고, 느낀 사항들이다. 많은 유럽의 양돈선진국, 미국, 일본의 방역형태가 비슷하지만 편의상 구분했음도 말해둔다.


1.네델란드에서 경험

1997년 네델란드에서 콜레라가 한창 발생되고 있을 때, 나는 그곳의 농장과 현장에서 2달간의 연수를 받고있었다. 그런데 참 인상적이었던 것은 오후4시가 되면 농장의 직원들이 라디오로 발표되는 정부의 콜레라 소식을 들으려 귀를 기울이던 장면이다. 매일 4시에 정부발표가 있기 때문이었다. 지난5월부터 구제역이 문제될 때 많은 사람들이 정확한 정보에 목말라하던 것을 보면서 그 때 네델란드에서의 일이 생각났었다.

(1)외부 인원의 농장출입 불가

유럽의 다른나라도 마찬가지지만 네델란드에서 농장에 외부인원 예를들면 약품메이커 직원 등이 출입하는 것은 거의없다고 봐야한다. 농장 출입이 허용되는 사람은 직원, 정기방문하는 계약지도수의사, 특별히 공사에 필요한 인원정도이다.
필요한 사람은 농장밖에서 만난다. 농장입구에 차단기가 설치되어서 외부인이나 차량의 출입을 통제한다. 물론 관련자들이 이런 사실을 잘 알고있기 때문에 농장을 직접 방문하는 일은 없다. 약품회사의 수의사를 만났더니 자기들은 농장방문을 하지않는단다. 따라서 메이커에 수의사나 직원이 많이 있을 필요가 없다. 제도적으로도 메이커의 영업사원이나 수의사가 직접 농장을 방문하지 못하도록 통제가 되고 있다고 들었다. 필요하면 외부에서 교육을 하거나 해서 해결한다.
모돈 200두정도의 농장에서 연수를 받을 기회가 있었는데 돈사입구에서 샤워하고 준비된 옷으로 갈아입고, 아침뿐 아니라 점심 후에도 그렇게 한다. 하루에 3번은 샤워를 해야했다.

(2)정해진 시간에만 밖에서 외부인 만남

내가 실습하던 농장에서는 사료차량도 정해진 시간에만 도착해야 했다. 점심식사 후에 1시로 약속을 정해놓고, 그 시간에는 농장에서 소독을 철저히 한다. 사료차가 간 후에 주변을 소독한다. 이렇게 하니 아무시간에나 사료차가 오면 안된다. 다른 일과 도중에 소독도 해야하고하면 문제가 생긴다. 일단 사료차나 기사와 간접접촉이라도 되면 샤워하고 돈사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시간약속을 하는 것이 작업의 효율에도 중요하지만 방역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일이었다.

(3)폐사축 처리는 전문업체가 위생적으로

네데란드뿐아니라 미국, 일본, 기타 많은 나라에서는 농장에서의 폐사돈이나 태반 등 돼지에서 나오는 것들은 전문업자가 수거해 가서 소각하거나 화학적인 방법으로 처리한다.
네델란드의 농장에 가서보면 농장입구에 드럼통같은 것이나 상자가 밀폐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냉장도 되도록 되어있는 것이 일반적인데, 관리자가 이곳에 폐사돈 등을 넣어두면 1주일에 한번이나 두 번씩 전문업체에서 수거해 간다. 폐사돈을 통한 질병의 전파를 방지하고, 환경오염 문제도 해결하려는 것이다.


2.일본에서

(1)출하대를 농장밖으로

우리의 경우에 통상적으로 출하대가 돈사가까이에 위치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의 많은 농장에서 돼지출하대는 농장 경계선을 벗어나는 위치에 설치하고 있다. 또한, 돈사관리자가 외부출하차와 접촉하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시킨다.
이렇게 철저하게 출하와 관련된 방역이 가능하도록 돈사와 출하대 사이에는 돼지를 몰고가는 이동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내부차량을 이용하여 돈사에서 출하대까지 돼지를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내부 돼지이동차량은 일반트럭도 사용되지만, 지게차와 이동상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즉, 돈방입구나 돈사입구에서 이동상자에 돼지를 싣고, 지게차로 출하대까지 돼지를 운반해 놓는 것이다. 사용한 이동상자는 농장외부에서 깨끗하게 세척, 소독 후에 농장내로 들어온다.
(사진)은 돼지 출하 및 이동시에 사용되는 지게차용 이동상자를 보여주는데, 보이는 바와같이 세척, 소독을 거쳐 위생적으로 사용된다.


(2)농장반입 물품은 입구에서 소독을 100% 실시

일본에서 농장을 방문하다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농장이나 돈사입구에 설치된 자외선살균등 소독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종돈장 등에서 사용되는 것이지만 아직은 일반화되어있지 않고, 설치되어 있는 농장도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을 본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현장사무실을 포함한 내부에서 사용될 약품, 문구류, 자재는 무조건 소독을 거쳐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작고 물에 젖으면 안되는 것들(예를들면, 문구류, 작은 포대사료 등)은 자외선살균등이 설치된 소독실에서 소독을 한다. 급한 물건, 간단한 볼펜 한자루도 도시락도 자외선 소독이나 다른 소독을 거치게하는 농장이 대부분이다. 일본인들의 꼼꼼하고 원칙을 지키려는 성격을 알 수 있는 일들이다. 샤워실이나 사무실에도 사람이 없을 때 자외선등이 항상 켜지도록 시설을 하고 있다.
지대사료, 약품, 자재가 돈사로 바로 배달되는 일은 불가능하고, 농장입구의 창고까지만 배달된다. 창고에서 일정시간 머무른 다음에 돈사로 이동이 가능하다.



(3)야생동물(새, 쥐) 대책을 철저하게

일본의 돈사를 보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돈사마다 설치된 그물망이다. 새가 질병을 옮길 수 있기 때문에 돈사내로 새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창문, 윈치커텐 등 모든 곳에 새그물을 설치해 놓았다. 그물이 설치되지않은 돈사를 발견하기가 어렵다. 우리나라에서 새그물이 완벽하게 친 돈사를 본적이 없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주는 일이다. 사료공장에서도 곳곳에 설치된 새그물을 보았다. 사료공정 중에 새들이 오염시킬 것을 예방하려는 것이다.
쥐 등 설치류로 질병을 옮기는 중요한 매개체이므로 이에 대한 대책도 많이들 실시하고 있다. 얼마전에도 한 사료공장을 방문했었는데 공장과 창고의 벽외부의 밑 50cm정도, 계단의 첫 번째를 쥐가 통과하지 못하도록 ┐자 모양으로 설계해 놓은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일본사람들의 의식을 보여준 것 같다.

(4)외부차량 농장내 진입 금지토록 설계

우리나라에서도 사료빈을 농장입구에 설치하거나, 사료차가 농장밖에서 안쪽의 빈으로 사료를 넣을 때 접촉이 불가능하도록 담을 설치하는 농장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보게된다. 일본뿐 아니라 미국 등 많은 선진국에서는 첫 농장설계단계에서부터 사료차가 농장에 들어오지 않고 사료를 빈에 투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는 사료차뿐 아니라 분뇨차 등 외부차량 모두가 해당된다.
돈분장도 외부차량이 드나드는 위험구역이므로 농장밖으로 위치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3.미국에서

(1)외부인, 물품의 농장 통제

다른나라도 그렇지만 미국의 경우에 특히 농장방문이 까다롭다. 정기적으로 농장을 방문하는 계약수의사 등도 한 농장을 방문하면 48-72시간내에 다른 농장을 방문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농장측에서도 이를 요구하고 있다. 이것이 일의 효율은 떨어뜨릴 수 있지만, 질병으로 문제될 경우를 생각한다면 매우 중요한 사항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사람뿐 아니라 물건의 통제도 심하다. 돈사입구에 설치된 소독기를 거쳐야 하든지, 일본처럼 자외선등에서 소독을 거치는 것은 원칙이다.
뉴스관리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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