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구제역 방역에 더욱 비상이 걸린 것은 국내에서 백신접종을 하지 않고 있는 ‘A형’이라는 데 있다.
국내 돼지에는 3년 전부터 O형 구제역 백신만 접종해 왔다.
물론 돼지에도 O형 뿐 아니라 A형, Asia1형 등 모든 구제역백신을 접종해 왔으면 좋았겠지만, 그럴 만한 상황이 안됐다.
방역당국에서는 지난 2016년 1월 가축방역심의회를 통해 백신수급, 국내와 주변국 발생상황, 농가의 접종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소는 2가 백신(O+A형), 돼지는 단가백신(O형)을 접종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이번과 같이 돼지에서 A형이 발생할 경우 등 유사 시에 대비해 소에 쓰이던 2가 백신(O+A형)과 항원뱅크를 활용키로 했다.
항원뱅크는 Asia1 50만두분과 SAT1·2·3 및 C형이 각각 30만두분 구축돼 있다. 특히 지난해 추경예산을 확보해 돼지용 A형 백신 500만두분을 비축해 놨다.
지난해 2월 경기 연천의 젖소농가에서 A형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에도 소 상시백신(A+O형)을 돼지에 긴급 접종해 돼지로의 전파와 추가 확산을 막은 바 있다.
이렇게 대비책을 마련해 놨지만 결국 돼지에는 A형 백신접종이 빠져버린 꼴이 됐다.
O형 구제역백신의 경우 A형에는 전혀 효과가 없다. 이번 발생한 A형 구제역에 대해서는 백신미접종 상태라고 보면 된다.
방역당국과 축산농가들이 이번 돼지에서 A형 구제역 발생에 잔뜩 긴장하는 이유다.
하지만 비상시스템이 잘 돌아가면 충분히 확산을 막아낼 수 있다.
이번 돼지 A형 발생에는 비축해 놓은 백신(500만두)과 소(牛)용 백신 381만두이 긴급투입되고 있다.
방역당국에서는 발생지역(경기도)과 인접 위험지역(충남, 인천)의 모든 돼지와 그 외 지역의 모돈에 대해 O+A형 백신에 들어갔다.
아울러 전국 돼지를 대상으로 A형 백신 접종을 확대키로 하고, 백신 제조업체와 추가공급을 협의 중이다.
농식품부는 앞으로도 주변국의 발생상황 등을 고려한 적합한 구제역 백신주 선정, 백신 수입국 확대, 백신생산시설 건립 등 백신공급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초동방역이 확산을 막을 관건이라며 백신, 소독 등 철저한 차단방역에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