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업의 비전을 제시하자

  • 등록 2004.03.26 17: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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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낙농업이 한치 앞을 분간키 어려운 상황으로, 너무 오래 지속되고 있다. 낙농가는 당장의 어려움은 고사하고라도 장래가 불안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정부는 지칠대로 지쳐있고, 지도자들 역시 피로 증후군에 빠져있다.
정부의 낙농 정책 방향과 생산자들 입장이 장기간 엇박자가 지속되어 공감대를 찾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불신의 골이 너무 깊다. 꼬일대로 꼬여있는 낙농의 현실을 놓고 혹자는 ‘무책이 상책’이라는 이야기까지도 한다.
우리나라 낙농의 현안은 한 마디로 경쟁력 문제다. 생산비가 높아 유제품 개방으로 설 자리가 크게 위축됐다. 소비 패턴도 백색 시유 소비는 위축된 반면 수입 유제품을 첨가한 음료 수요는 상대적으로 폭발적인 신장세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장기간 지속되어온 원유 과잉 현상은 낙농 수급 컨트롤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낙농업에 대한 비전 제시가 생략된 채, 현안에 메달려 매년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우면서도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악순환을 거듭했다. 그 원인은 정책이 발등의 불끄는데만 급급한 임시 미봉책을 너무 오래 일관했다는 인식이다.
DDA 협상이 지난 22일 제네바에서 재개됐다. 멕시코 칸 쿤에서 지난해 5차 WTO각료회의 실패 이후 6개월 만이다. 흔히들 DDA는 쌀 협상을 상징한다. 66만 가구의 쌀 농가를 정치적으로 의식하기 때문에 축산은 그 숲에 가려 언급조차 없다. 비교적 높은 관세로 제어 장치가 되어 있는 지금도 낙농의 경쟁력은 심각한 상황인데 DDA협상 결과에 따라 낙농제품의 관세가 0%도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그 아무도 이야기 하지 않는다. 이미 낙농가는 1만명선으로 줄었다는 사실이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이같은 시점에서 우리는 낙농업을 재조명하고 분명 경쟁력있는 산업으로 정책적 비전을 제시하는 문제가 급선무다. 정부도 규제로 인식되는 대책을 보완, 낙농가들이 국제 경쟁력을 가질수 있도록 미래 지향적인 정책을 찾아내어 가능성과 희망을 심어줘야 한다.
장기적으로 한계 농지로 내몰려 있는 낙농가를 비교적 저렴한 농업 진흥지로 유치시켜 쌀생산도 조절하면서 효율성있는 구조의 낙농 경영으로 전환할 경우 분명 승산이 있다.
당장에는 폐업을 희망하는 농가를 대상으로한 폐업 보상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통한 자연스런 생산조절은 진흥회에 소속된 낙농가들의 집유선 해결에도 키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낙농가들도 뜻을 모아야 한다. 국제적인 흐름에 대해 거스를 수 없는 상황을 인식하고 과연 어떤 방안이 낙농가들에게 더 유리할 것인지를 면밀하게 따져 피해를 최소화 하는데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효율적인 방안을 선택해야 한다. 어려움에 처한 낙농가들을 선동하는 단맛의 독약보다 쓴맛의 보약을 찾아야 한다. 가능성있는 곳에 중지를 모으는 지혜가 절실한 것 같다.
뉴스관리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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