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염두에 둔 설비경북 구미시 선산읍 죽장1길 대성목장(대표 김원근)은 이처럼 스마트낙농을 고민중인 낙농인들은 물론 목장주 자신에게도 새로운 도전이 아닐 수 없다.
대성목장은 기존의 노후화된 시설을 모두 철거, 새로운 현대식 건물로 거듭난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착유와 사료급여 등 사람에게 의존했던 목장의 주요 사양관리 체계까지 로봇착유기와 사료자동급이기로 전격 대체했다.
로봇착유기의 경우 (주)애그리로보텍이 공급하는 네덜란드 렐리사의 아스트로넛 2대가 동시에 투입됐다. 총 사육두수 120두 규모의 대성목장으로서는 착유우 70두를 감당하고도 넘치는 용량이다.
김원근 대표는 이에 대해 “로봇착유기 1대 용량이 착유우 50두다. 이대로라면 별도의 착유작업이 불가피한 실정”이라며 “어차피 사육규모 확대를 염두에 둔 만큼 로봇착유로 전환되는 출발점부터 미래를 대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기상 첫 일과 ‘휴대폰 부터’
로봇착유를 시작한지 5개월여에 불과하지만 김원근 대표가 실감하는 만족도는 매우 높다.
로봇착유기 도입의 가장 큰 목적이 이미 실현됐기 때문이다.
“낙농가들이 느끼는 스트레스의 70%는 착유에서 비롯된다. 착유를 위해 계절이나 날씨에 관계없이 목장에 매어있어야 하고, 일부 신체적 고통도 감수해야 하는 문제점이 해소됐다는 사실 한가지만으로도 만족한다.”
실제로 로봇착유기 설치 이후 김원근 대표는 하루 일과부터 달라졌다. 평소 4시30분에 기상해야 했던 습관 때문인지 지금도 7시 이전에는 하루가 시작되고 있다는 김 대표는 “기상후 휴대폰부터 찾게 된다. 굳이 목장에 가지 않더라도 퇴근 이후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새로운 습관을 소개하기도.
로봇착유기 검토과정에서 우려가 컸던 젖소들의 적응이 수월히 이뤄진 것도 무척 반갑기만 하다. 유방염이 발생한 개체의 경우 자동으로 분리돼 착유, 별다른 걱정이 없다.
김원근 대표는 “유량과 체중, 유성분, 반추활동은 물론 급여량 정보까지 데이터로 제공, 효과적인 개체관리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로봇착유기를 선택한 이유”라며 “아직 종합적인 분석은 해보지 않았지만 느낌이 좋다”고 강조했다.
우선 이상개체를 조기에 발견, 각종 질병예방은 물론 도태율까지 감소되다 보니 유량 뿐 만 아니라 초임만삭우의 판매수익 증대도 기대하고 있다.
더구나 유량 향상은 로봇착유기를 통해 기대할수 있는 장점의 하나다.
“생각해 보자. 로봇착유를 통해 평균 착유횟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유량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최소 20%의 증량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농장주·로봇·소 호흡 ‘핵심’로봇착유시 원유의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기우에 불과하다는 게 김원근 대표의 지적이다. 오히려 일정하면서도 안정적인 착유가 이뤄짐으로써 착유자의 교체에 따른 품질저하 가능성도 차단할수 있다는 것이다.
김원근 대표는 “생각만큼 데이터 관리도 어렵지 않다. 조금만 숙달되도 5~10분이면 농장 흐름과 각 개체별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하루 일과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로봇착유기에 모든 것을 의존하는 것은 절대 금물.
“착유는 고급기술이다. 헬퍼 한번만 잘못 써도 유방염이 온다고 말할 정도다. 그만큼 로봇과 농장주, 소의 호흡이 맞아야 한다”는 김 대표는 “소가 자연스럽게 착유기로 유도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관찰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로봇착유기가 지닌 단점은 지속적으로 보완과정을 거치고 디테일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농장주의 기본적인 책임을 망각할 경우 로봇착유기가 지닌 장점을 최대한 끌어낼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17억 투입되는데…”
이처럼 로봇착유기에 매료된 김원근 대표지만 실제 설치까지는 고민도 적지 않다.
부모님과 마찬가지로 자신 역시 착유스트레스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낙농을 계속할 수 있을지 번민을 반복해온 그였기에 평생 직업으로서 확신을 부여할 동기가 절실했다. 로봇착유기에서 그 해답을 찾고자 했지만 초기투자비용과 경제성 여부 때문에 결단이 쉽지 않았다.
“지금의 농장이 완성될 때까지 정부 지원을 포함해 모두 17억원이 투입됐다. 앞으로 몇 년만 낙농을 한다거나, 사육규모 확대 목표가 없었다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김원근 대표는 “향후 15년간의 경영계획이 뒷받침됐기에 계획을 실천에옮길 수 있었다. 정부 지원조건은 5년거치10년 상환이지만 그 시기를 넘어선 미래까지 고려했다”고 설명한다.
수 없이 많은 농가를 찾아 조언을 구하고 성공과 실패의 경험담을 토대로 나름 로봇착유기에 대한 확신을 가진 것도 한몫을 했다.
“어떤 제품을 선택할지도 중요했다. 렐리 착유기의 경우 이미 전 세계적으로 검증을 받은데다 국내에서도 9년간의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이 끌렸다. 무엇보다 소가 발길쳐도 착유기가 분리되지 않는다는 게 가장 맘에 들었다.”
김원근 대표는 전국적으로 서비스 지역을 세분화, 문제 발생시 2~3시간내로 A/S가 가능할 뿐 만 아니라 렐리 본사에서 교육을 이수하고 자격을 받은 직원만 투입하고 있는 로봇착유기 국내 공급사의 사후관리 체계도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고 밝힌다.
2025년 하루착유 3톤 목표
“로봇착유기 설치할 돈으로 외국인근로자를 더 많이 채용하는 게 리스크가 적다는 분석도 있다. 인력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현실 등을 고려할 때 개인적으로는 생각이 다르지만 이 역시 선택의 문제”라는 김원근 대표가 그려보는 미래의 대성목장은 어떤 모습일까.
전산경영관리 효율성의 극대화를 통해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을 실현하되 현재 두당 34kg 수준인 하루 생산 유량을 38kg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사육두수 및 원유쿼터확대를 병행, 오는 2025년 사육두수 170두(현재 120두), 하루 평균 3톤(1.8톤) 착유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