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양봉산업 결산>산업육성 지원법률 제정…신성장 토대 마련

  • 등록 2019.12.18 11:3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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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꿀 생산성 예년 수준 회복 불구 ‘소비 둔화’
천연벌꿀 재고량 사상최대…신뢰 제고 선결과제
천적 등검은말벌·양봉질병 전국 다발적 발생

[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올 한해 양봉업계는 모처럼 훈풍이 불었던 한 해였다. 지난해 이상 기후변화로 사상최악의 흉작을 기록한 것과는 너무 대조적인 한해로 마무리했다. 벌꿀 생산량은 평년수준을 소폭 웃돌았으나, 경기침체와 소비둔화에 따른 천연꿀 재고량은 사상최대를 기록하는 한해였다. 특히 양봉산업은 그동안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4만여 양봉농가들의 숙원사업인 ‘양봉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뒤늦게나마 국회를 통과하면서 산업적 역량을 갖춘 산업으로서 토대가 마련됐다. 이외도 올해는 등검은말벌과 진드기 및 가시응애가 전국 다발적으로 출몰하여 양봉농가들의 봉군관리에 큰 어려움이 따른 한해였다.


근래 들어 양봉업계는 기후변화로 인한 잦은 이상기후 현상이 해마다 반복되면서 양봉산물 생산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다행히도 올해는 지난해보다 비교적 포근한 날이 이어지면서 꿀 채밀량이 평년수준을 웃돌았다. 다만 벌화분(비폴렌) 채집 성수기인 4월 중순 이후로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잦은 비와 강한 바람까지 연일 겹치면서 화분 수확량이 지난해에 비해 1/3수준으로 급감한 것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국내 천연꿀 생산량의 70% 차지하는 아까시 꿀은 초반기 낮과 밤의 기온편차가 10℃ 이상 벌어지면서 아까시나무 꽃이 불규칙하게 피어, 결국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꿀 농사를 망치는 게 아니냐는 걱정하는 양봉농가들이 많았다.
그러나 5월 초 아까시나무 꽃 개화가 본격화될 쯤에 평균 기온이 25℃를 상회하는 날씨가 연일 이어지면서 아까시나무 꽃이 만개하여, 올해 천연꿀 생산량에 기대치를 한층 높였다.
품목별로는 아까시 벌꿀은 평년작 수준보다 소폭 증가했으며, 밤꿀과 잡화꿀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감소한 생산량을 기록했다. 전체적으로는 평년작 수준보다 소폭 증가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경기불황 여파와 함께 소비심리 둔화로 천연꿀 재고량이 적정 수준을 넘어서면서 소비촉진운동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10월말 기준, 한국양봉농협 천연꿀 재고량은 9천500드럼(약 2천800톤)으로 조합설립 이래 최고 수준의 재고량을 보유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양봉농가들은 내년에 생산되는 벌꿀 수매를 걱정해야 하는 웃지 못 할 해프닝을 빚고 있다.  
이는 결국 벌꿀에 대한 그동안 소비자의 불신이 가져온 결과라는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소비촉진을 위한 대대적인 캠페인을 전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올해는 4만여 전국 양봉농가들의 최대 관심사였던 ‘양봉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쾌거를 이룩한 한 해였다. 양봉산업 발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됨에 따라 그동안 정부의 관심밖에 놓여있던 양봉산업이 앞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양봉산업육성법은 내년 8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에 양봉협회도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 법령에 담아낼 구체적인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이외도 산림청은 양봉농가들의 소득 안정화를 위해 국유림에 매년 150ha씩 밀원수를 조림할 계획을 발표했다. 산주나 양봉 농가가 산에 밀원수를 조림할 경우 조림비의 90%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그동안 양봉업계에 가장 첨예한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식품유형 표기와 관련하여 ‘사양벌꿀 표기를 ’설탕벌꿀‘표기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천연꿀 생산농가들은 잘못된 식품유형 표기로 천연꿀 소비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줄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매년 전국 양봉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화합과 결속을 다지는 44차 ‘전국양봉인의날 & 벌꿀축제’ 행사가 전라북도 정읍시 내장산 관광테마파크에서 개최 예정이었으나 지난 9월 17일 파주에서 최초로 발생한 ASF로 인해 결국 행사를 취소했다.
아울러 올해는 등검은말벌과 진드기 및 가시응애가 전국에서 다발적으로 발생하여 양봉농가의 피해가 속출했다. 이에 환경부가 등검은말벌을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하고 적극적인 포획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내년 3월부터 ‘벌꿀등급제’가 지난 5년간의 시범사업을 마감하고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일부에서는 양봉농가들의 생산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불만도 있지만 양봉산업발전과 안정을 위해서라도 빨리 추진되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에 단기적으로 검사비용을 정부와 지자체가 일부를 지원하여, 벌꿀등급제가 벌꿀 유통시장에서 조속히 잘 안착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전우중 wjjeon@chuks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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