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올 3월 25일부터 시행되는 퇴비부숙도 의무검사로 축산농가들의 축분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축분을 부숙시킬 충분만 면적의 퇴비사를 마련하는 것조차 어려운 것이 축산농가들의 현실이다. 특히, 겨울철에는 축분을 충분히 부숙시키기 어려워 많은 농가들이 축분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생물첨가제 사용으로 겨울철 축분관리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농가가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신향소 목장(대표 김상진)이 그곳이다.
미생물 첨가 급여…분변량 줄고 분해 촉진으로 쌓이지도 않아
소화율·면역력 증진…부숙 잘 안되는 겨울에도 축분처리 용이
미생물첨가제 사용으로 효과 톡톡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향소1리 509번지에 위치한 신향소 목장을 찾아가보면 젖소 캐릭터가 그려진 퇴비사가 눈에 띈다. 직접 가서 확인해보지 않는 이상 퇴비사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풍경이다.
신향소 목장의 김상진 대표는 과거에도 미생물첨가제를 사용해 왔었지만 3년 전 클린미생물의 미생물첨가제인 바이오엔팜으로 바꾸고 난 후 축분관리가 한결 수월해졌다고 한다. 이 제품은 락토바실러스 델브루엑키라는 유산균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미생물첨가제를 섭취한 젖소에게서 항곰팡이성 활성을 가진 유산균이 변과 함께 배출되는데 축분 내부에서 미생물이 혐기성 발효를 하면서 수분을 조절하고 축분을 분해하기 때문에 축사 내부의 축분이 쌓이지 않을뿐만 아니라 냄새 저감 효과도 가져다주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미생물첨가제를 섭취한 젖소들의 장발달로 소화율이 좋아져 배출되는 축분의 양까지 줄어들었다.
축사내 깔짚 깔아줄 필요 없어
김 대표는 “미생물첨가제를 사용한 이후 3년간 축사 내 깔짚을 치울 필요가 없어졌다. 특히 여름에는 축사에 톱밥을 깔아줄 필요가 없어졌다”며 “겨울철에는 수분조절을 위해 톱밥을 사용하긴 하지만 톱밥 사용량도 이전보다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또한 부숙이 잘 일어나는 조건을 만들어 주기 위해 생석회를 사용하고 있으며 퇴비사의 지붕은 비닐로 제작해 건조가 용이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 결과 낮은 온도로 부숙이 잘 되지 않는 겨울철에도 많은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축분처리가 가능해졌다고 한다.
김 대표는 “축사 내 수분이 많이 함유한 축분을 모아 톱밥과 잘 섞어 수분조절을 해준 뒤 축사 한쪽에 몰아 쌓아두기만 하면 발효가 알아서 잘 일어난다. 발효열이 올라오다보니 소들이 오히려 휴식을 취하기 위해 몰리기도 한다”며 “겨울동안 쌓아둔 축분은 퇴비사로 옮긴 후 로터리를 쳐주면서 부숙시키면 양질의 퇴비로 재탄생 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퇴비사에서 퇴비를 빼내기 바쁜 다른 농가들과는 다르게, 다음번 부숙을 위해 종자로써 퇴비를 일정량 남겨두고 있을 정도로 소중한 자원으로 여기고 있었다.
쾌적한 농장 환경 제공
김 대표는 사육두수를 무리하게 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함과 동시에 처리가능한 양만큼의 축분를 할 수 있어 민원을 방지 할수 있기 때문이다.
미생물첨가제를 사용하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라고 한다.
미생물첨가제에 들어있는 유산균이 장발달을 촉진시켜 소화율을 높이고 각종 바이러스 질병 예방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냄새와 고열 발생이 덜해 젖소뿐만 아니라 작업자에게도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준다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파리 발생량까지 줄어드는 효과도 가져왔다.
미생물이 혐기성 발효를 하면서 축분 안에 있는 파리 유충을 분해하고, 발효과정에서 발생하는 열로 유충이 살아남을 수 있는 조건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김 대표는 유산균이 활동하기 위한 적정수분을 맞춰주기 위해 수분함량이 적은 아카시카 톱밥을 사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양질의 톱밥을 사용하는 만큼 소들이 축사에서 편히 쉴 수 있어 특히, 겨울철 소화기 질병이 눈에 띄게 줄었으며 퇴비의 부숙이 원활하게 일어나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양질 퇴비 생산…순환농업 구현
신향소 목장의 퇴비는 부숙 중 유기물들이 고열과 함께 공기를 통해 상당부분이 소멸되는 일반 퇴비와 다르게 유기물과 작물에 좋은 영양소들과 천연 항생물질이 함유된 부엽토와 같은 기능을 갖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퇴비는 7천평 규모의 조사료포에 뿌려지게 된다.
양질의 퇴비를 뿌린 덕분에 김 대표의 조사료포는 작물이 뿌리를 내리고 단단히 버틸 수 있게 해주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수분이 고르게 퍼져 작물이 균일하게 자라는데 도움을 준다.
김 대표는 “화학비료를 사용하게되면 땅이 산성화되고 딱딱하게 굳어 작물이 자라기 어려워 진다. 하지만 축사에서 나온 축분을 퇴비로 부숙시켜 사용하면서 수확량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여름에는 옥수수를 심고 후작으로 연맥을 재배해 엔실리지로 가공해 젖소들에게 급여하고 있는데 연맥의 경우 과거에는 20~30롤정도를 생산했다면 최근에는 50롤을 생산했으며, 옥수수도 지난해에는 315롤을 생산할 정도로 생산성이 증가한 것이다.
또한 김 대표는 “연맥은 섬유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데 이것을 먹은 젖소가 분뇨를 배설하고, 다시 퇴비로 만들어져 조사료포에 뿌려지면서 섬유소가 충만한 토양이 된다. 이 토양은 수분을 잡아주고 통기성이 좋아져 양질의 조사료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갖추게 된다”고 순환농업의 순기능을 직접 눈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매년 2천톤 가량 축분량이 발생했지만 이제는 700톤의 퇴비밖에 생산이 되지 않다보니 주변 농가에 나눠주기는 커녕 조사료포에 뿌리기에도 모자를 지경이라고 한다.
이어 “퇴비는 순환자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농가자체에서도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하지만, 무조건적인 규제로 농가들을 범법자로 만드는 일도 있어서는 안된다”며 “정부는 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축분처리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축분처리를 잘하는 농가를 방문해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현실성 있는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