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신년특집>축산물유통산업 전망 / 소비 트렌드 변화 긴밀 대응…수입 대응 경쟁력 높여야

  • 등록 2020.01.03 15:4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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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돼지고기 유통시장은 극심한 소비부진과 공급과잉으로 과도기적 혼돈의 시기였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 속에서도 시장은 끊임없이 변하고 발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선우 국장(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가정간편식·배달음식시장 성장, 새로운 기회의 장

비인기부위 품목 부가가치 제고…원가구조 개선을


ASF 첫 국내 발생…어려웠던 한 해

2019년 한 해를 돌이켜 보면, 가장 큰 이슈는 무엇보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일 것이다. ASF 발병으로 한국 양돈산업은 큰 위기를 맞이했으나,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생산농가 및 관련업계의 철저한 초동방역 조치로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고, 구제역과 같은 큰 피해가 없어 불행 중 다행이다. 

돼지고기 수급상황은 2019년 12월 기준 사육두수는 ASF 살처분 및 수매(38만두) 영향으로 전년보다 2.5% 감소한 1천109만2천두, 모돈수도 1.9% 감소한 104만3천두가 예상된다. 

생산량도 전년대비 2.5% 감소한 96만3천톤으로 추정된다. 수입량은 중국의 영향으로 국제 돈가가 급등해 전년대비 약 9% 감소한 42만톤이 예상된다. 

재고량은 2019년 9월 ASF 발병 이후 감소하고 있다. 국내산 재고가 2019년 5월 6만2천톤을 고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9월에는 고점 대비 30.6% 감소한 4만3천톤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2018년 9월 동기대비는 21%나 증가해 여전히 평년대비  높은 수치이다. 

수입육 재고도 2019년 7월 13만9천톤을 고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2019년 10월에는 고점 대비 24.4% 감소한 10만5천톤(부산물 25천톤 포함)이다. 

그러나 수입육 재고도 2018년 10월 동기대비 13.8%나 증가해 평년대비 많은 양이다. 2019년 돼지 도매시장 가격(제주가격 제외)은 공급량 증가와 소비부진으로 2018년 대비 약 10% 정도 하락한 3천850원/kg 내외가 예상된다.

2019년 돼지고기 소비시장은 미투운동,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 사회구조 변화와 경기불황으로 직장인 회식 감소 등 축산물 소비가 크게 위축됐다. 

직장인 회식 감소는 한돈의 주요 소비부위인 삼겹살 소비를 크게 위축시켜 돈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한편, ASF로 인해 도매시장 가격은 일시적이기는 하나 6천원 대에서 2천원 후반까지 급등락하는 등 매우 불안정한 양상을 보이고, 유통시장은 비정상적인 덤핑 물량이 시장을 활개를 치는 등 예측불허의 혼란의 시기였다.


새해 수입량 줄고 생산량 그대로

2019년 흐름을 바탕으로 2020년 돼지고기 유통시장을 전망해 본다.

공급량은 2019년에 비해 감소가 예상된다. 국내 생산량은 ASF 살처분 등의 영향으로 소폭 감소하거나 비슷한 양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수입량은 중국의 ASF 영향으로 국제 오퍼가격이 여전히 높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중국의 돈육시장을 보면, 돈가가 계단식 상승하면서 소비자들도 비싼 돼지고기 대신 가금류, 쇠고기, 양고기, 해산물 등의 대체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수입량도 크게 증가했다. 미국으로부터의 수입량이 2018년 월평균 1만8천톤(부산물 포함)이었으나, 2019년 9월에는 3만7천톤까지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중국 당국이 200개 돼지 도매시장을 모니터링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 12월 1일 기준 돼지고기 가격은 41.5위안/kg으로 11월 1일 기준 52.4위안 보다 21.2%가 하락했다. 연말 수요시기임에도 불구하고 하락한 것은 중국 소비자들도 돼지고기 지불 가격 한계점이 있는 것 같다.  

2020년 국제돈가도 중국의 시장상황에 따라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는 현재와 같은 고돈가를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나, 하반기에는 그간 중국 당국의 ASF 대응 효과나 세계 주요 수출국의 공급량 증가 등으로 상반기보다는 다소 안정된 가격이 전망된다. 

USDA 보고에서는 2020년 미국과 EU의 돼지 사육두수는 전년 대비 각각 4.0%와 1.2%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돼지고기 소비는 사회구조와 소비 트렌드 변화로 지난해와 같이 계속 위축될 것으로 보여진다. 

1인 가구의 증가와 주 소비계층이었던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 노년인구 증가는 과거 삼겹살 위주의 양적 소비시대에서 편리하고 가치를 추구하는 질적 소비로의 변모를 요구하고 있다. HMR(가정간편식) 시장 발달과 함께 배달 음식시장의 빠른 성장은 국내 돼지고기 소비시장의 새로운 기회이다. 그러나 이러한 미래의 먹거리 시장을 가격이 저렴한 수입육이 점령하고 있어 안타까운 현실이다. 

2020년 돈가는 2019년 약 3천850원/kg(제주가격 제외)선에 비해 300원~400원 정도 상승한 4천150원~4천250원으로 예측된다. 이유는 국내 수입량이 국제가격 상승으로 원가부담이 되어 감소가 예상된다. 

반면, 국내 생산량이 2019년과 비슷하게 생산되고, 소비부진이 지속되어 상승 폭은 ASF 추가발생 등 큰 변수가 없다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전담조직 신설-생산·유통 균형발전 도모를

글로벌 자유경쟁 체제에서 한돈이 수입육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가격은 낮추고 품질을 높여 소비자가 다시 한돈을 찾게 해야 한다. 생산농가나 기업이 원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규제도 완화돼야 한다. 

아울러 돼지도체 등급판정기준도 소비자의 관점에서 육량위주로 단순하게 개선돼야 한다. 자조금을 활용해 전문 외식경영 업체나 프랜차이즈 등과 연계해 변화하는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차별화된 다양한 돈육제품을 꾸준히 출시해야 한다. 

가공업체에서도 삼겹살, 목살 중심의 판매에서 벗어나 앞다리, 뒷다리, 갈비, 등심, 부산물 등 비인기 품목의 부가가치를 높여 원가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직거래 판매장을 개설 확대해 사업 다각화를 통한 경영 효율화를 도모해야 한다. 

생산농가와 유통업체는 서로 상생 관계이다. 국내 축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생산과 유통의 균형된 성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축산국 내에 유통을 전담하는 조직의 설치가 필요하다. 

2020년에는 생산․유통․소비자가 다함께 성장하는 견실한 대한민국 축산업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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