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장만의 특색 담은 숙성치즈 만들자”
고집스런 집념으로 최상의 우유 생산
참발효어워즈서 목장치즈 ‘대상’ 수상
우유 가치 알리기 위해 체험카페 계획
“최고의 치즈는 최고의 우유에서”
이선애 대표는 효덕목장을
운영해오던 남편 김호기 씨와 결혼하면서 낙농에 첫 발을 내디뎠다. 썬러브치즈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치즈를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2003년부터다. 원유생산만으론 목장이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썬러브치즈의 주력 제품은 숙성치즈인 고다치즈와 까망베르치즈다. 기본적인 레시피가 같더라도 썬러브치즈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로 이 대표는 원재료인 우유의 차이를 꼽았다.
이 대표는 “목장마다 우유 맛이 천차만별인 만큼 어떤 우유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치즈 맛도 달라진다. 깨끗하고 안전해야 함은 물론이고 우리 목장만의 특색을 담은 치즈를 만들기 위해서 젖소사육 단계부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효덕목장은 국내 여건상 재배가 어려운 알팔파를 제외하고는 자가조사료포에서 최대한 유기농에 가깝게 키운 조사료만을 급여하고 있다.
과거 소를 전부 교체해야 했던 시기에 우유맛이 달라져 원하는 맛이 나올 때까지 주문을 받지 않고 유가공을 중단했다는 일화는 치즈에 대한 이 대표의 진심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느림 속에 다양한 매력 품은 치즈
수많은 수상경력을 자랑하며 이제는
치즈분야의 장인이 된 이 대표는 목장형 유가공의 매력으로 손맛을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 목장에서 생산되는 치즈는 공장이 아닌 사람의 손에서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시간도 오래 걸리고 대규모 생산도 못하지만 만드는 사람에 따라 방법이 조금씩 달라져 각기 다른 특색을 갖는 치즈가 만들어진다”며 “고다치즈만 하더라도 일반적인 숙성기간은 6~7개월 정도이지만 우리목장은 필요에 따라 저장기간을 더 늘리기도 하는데 맛에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썬러브 고다치즈는 최근 슬로푸드문화원에서 주관하는 제3회 참발효어워즈에서 목장치즈 부문 대상 6점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시상식은 단조로운 맛의 공장제품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맛의 발효식품을 소개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슬로푸드문화원 회원 활동을 하던 이 대표가 목장형 유가공 또한 엄연히 슬로푸드의 가치를 실현하는 국산 발효식품임을 알려 올해 처음 목장치즈 부문이 신설됐다고 한다.
수상 후 이 대표는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입소문을 타면서 치즈 주문이 늘고 있다. 숙성치즈다 보니 바로바로 만들어 팔 수 없어 3~4개월이 걸리는데도 믿고 기다려 주신다. 수상 후에는 홍보활동 덕에 판로가 더욱 넓어지고 슬로푸드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이 찾기 시작했다”며 “향후에는 천안의 특산물인 호두와 구기자를 활용한 치즈제품을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치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가족, 젖소, 소비자 행복한 목장 꿈꿔
욕심을 내기보단 적정두수에 맞춰서 필요한 양만큼의 우유만 생산하면 충분하다는 것이 이 대표의 신념이다.
효덕목장의 사육규모는 전체 사육두수 70두 중 착유우가 60마리로 낙농진흥회 쿼터 1천500kg을 보유하고 있지만 두당 생산량이 20~25kg 수준으로 다른 목장에 비해 생산량이 낮은 수준인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대신 젖소의 몸에 부담도 적어지다 보니 질병에 걸릴 위험도 항생제나 건유연고 등 약품을 써야 할 상황도 자연스레 줄어들었다고 한다. 또한 이 대표는 우유에 대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목장이 보유한 쿼터 내에서 납유, 유가공, 체험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가족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기에 이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는 이 대표의 다음 목표는 체험카페를 차리는 것이다.
이 대표는 “한국농수산대학교를 졸업한 둘째 딸이 최근 비육우 목장을 하게 되면서 우리 목장의 관리까지 총괄해주고 있으며, 식품학을 전공한 넷째 딸이 목장형 유가공을 도와준다. 제품을 포장할 땐 온 가족이 나서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주기 때문에 일에 대한 부담을 많이 덜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이제 지속가능한 낙농을 위해서는 소비자들에게 우유의 소중함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움직여야 한다”며 “이러한 활동의 일환으로 체험카페를 도전해 볼 계획이다. 천안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거듭난다면 지역사회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이 낙농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