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한국 낙농업 우수성 홍보·해외 인력 유입 기대
헤퍼코리아(대표 이혜원)가 과거에 받았던 나눔을 되갚기 위해 네팔에 젖소 101마리를 보낸다.
헤퍼인터내셔널은 빈곤가구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국제개발 비영리기관으로 우리나라 역시 한국전쟁 이후 헤퍼로부터 1952~1976년 동안 총 44회에 걸쳐 젖소 897두를 비롯해 가축 3천200마리를 지원받아 축산 및 낙농업을 재건하는 데 기틀을 마련한 과거가 있다.
1976년 한국을 떠난 헤퍼는 2020년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변모한 대한민국에 헤퍼코리아로 돌아왔다.
70여년 전 받았던 나눔을 다른 빈곤 지역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재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는 헤퍼 코리아는 첫 번째 나눔 프로젝트로 ‘네팔 젖소유전자원(씨수소, 정액) 및 암소 보내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네팔은 최빈국 중 하나로 현지에도 700만두 가량의 젖소와 물소에서 우유를 생산하고 있지만 두당 생산량이 400~2천800kg으로 극히 낮은 데다 네팔의 젖소 씨수소의 공급이 고갈되고 있어 현지 품종을 통해서는 발전을 기대 할 수 없다.
반면, 한국 젖소는 두당 생산량이 연간 9천~1만kg 수준이며,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던 노하우와 기술을 갖고 있는 만큼 네팔 정부서 공식적으로 한국의 우수 품종 젖소를 요청한 것.
살아 있는 젖소를 타 국가로 보내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이를 위해 젖소 구입 비용은 국내 클라우드 펀딩과 개인 후원금을 통해 확보했으며, 한국형 유전자원을 반출하기 위한 양국 간 검역조건 협의도 완료된 상태다.
헤퍼코리아는 국내 농가들로부터 젖소 구매를 마치면 올해 12월 네팔로 지원을 나선다는 계획이다.
젖소 101마리는 네팔 정부가 추진하는 시범마을의 50여가구에 증여된 후 향후 한국정액을 활용한 번식을 통해 대상을 300가구까지 늘리고, 한국형 씨수소는 현지 암소개량에 활용될 예정이다. 또한 안정적인 우유 생산과 유통·판매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헤퍼코리아는 이번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 낙농산업의 우수성을 해외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또한 네팔 정부가 한국의 낙농기술 습득을 위해 축산노동자 파견을 희망하고 있어 국내 낙농가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혜원 대표는 “한국 전쟁 당시 헤퍼로부터 수혜를 입었던 낙농가가 이번 젖소 보내기 사업에 소를 기증했다. 헤퍼의 기본원칙인 ‘Passing on the Gift’(나눔 이어가기 정신)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 사업은 어려운 시기 한국이 받은 도움을 환원하는 첫 걸음인 만큼 많은 농가들이 동참해 나눔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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