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가격' 기준 관납제품 선택 주요인…'세금 낭비' 지적
올해 계절을 잊은 PED가 양돈현장에 심각한 피해를 일으키며 또 다시 물백신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논란이 이미 예견돼 왔다는 점에서 그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수의전문가들에 따르면 PED 바이러스의 경우 유전형에 따라 G1타입과 G2 타입으로 나눠지며 이 가운데 G2(G2b) 타입만이 현재 국내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2000년 이전까지만 해도 G1타입이 주류를 이루기도 했지만 이후 2012년까지 G2a 타입이 발생했으며 2013년부터는 병원성이 높은 G2b타입이 국내에 유입, 지금까지 양돈현장에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G1타입 백신의 경우 G2a 바이러스까지는 어느정도 방어가 가능하지만 G2b 바이러스에는 효과를 기대할수 없음을 통해 확인됐다.
이에따라 국내에서도 지난 2015년부터 G2b 타입 기반의 백신들이 상용화, 양돈현장에 공급돼 왔다.
그러나 국내 양돈농가들의 상당수는 여전히 G1타입의 백신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된 PED백신 가운데 G1타입 제품 비중은 2019년 39.1%, 2020년 46.4%, 2021년 42.1%에 달했다.
적어도 10두분 가운데 4두분의 PED백신은 방어효과를 기대할수 없는 ‘물백신’ 이 판매된 셈이다.
물론 백신접종은 PED 예방을 위한 보조적 수단의 성격이 강한 만큼 ‘물백신’ 접종을 올해 PED 확산의 모든 원인으로 연결 지을수 는 없다. 다만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게 수의전문가들은 공통적인 시각이다.
이같은 현상은 관납 PED 백신에 대한 양돈농가들의 의존도가 높은 현실이 주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G2b 타입 백신 가격이 G1타입 보다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3배이상 비싸다 보니 가뜩이나 부족한 예산으로 PED 백신을 관할 양돈농가들에 공급해야 할 일선 지자체 입장에선 G1타입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G1타입 백신 판매에 집중하고 일부 백신제조사들의 도덕성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검역본부 안동준 연구관은 “양돈농가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통해 관납 백신 제품을 선호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아예 G2b 타입 백신을 사용토록 홍보까지 하고 있다”며 “PED 백신에 대한 양돈농가들과 지자체 담당자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게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