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철의 교수
안동대 식물의학과, 한국양봉학회 회장
이런 피해 때문에 양봉가들은 꿀벌응애 방제를 제대로 못 하면 벌꿀 생산은 물론 월동 폐사로 이어진다.
꿀벌응애 방제를 위해 꿀벌에게는 해가 적으면서 응애만 죽게 하는 약제를 선발해서 사용한다. 이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플루발리네이트(fluvalinate)라는 합성제충국제 약제이다. 스트립제로 도포되어 있어 사용하기 편하고 값싸게 수입되었기 때문에 지난 20여 년 동안 많이 사용되었다.
한동안 약효가 매우 좋았다. 응애 발생 시기마다 이를 사용하다 보니 이제 이 약제에 저항성인 집단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많은 농가가 “요즘에는 약이 잘 안 들어”라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약제 저항성 집단이 나타나면 그 약제를 아무리 많이 쓰고 독하게 써도 응애는 죽지 않게 된다. 대신 꿀벌에 약해가 발생하면서 피해가 나타난다.
저항성은 한번 발생하면 급격하게 확산한다. 양봉 밀도가 높고 이동양봉이 많은 우리나라의 경우 그 경향은 더 심하다. 따라서 응애 관리를 위해서는 화학 계통이 다른 방제 약제를 번갈아 사용해야 하며, 봄여름에는 여왕벌 가둠, 수벌방 투입 후 제거법 등 생태적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또한 개미산이나 옥살산 등 무기 화학물이나 티몰 등 천연물 약제도 선택할 수 있겠다. 지금은 마지막 겨울벌을 양성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월동 성공의 핵심은 건강한 겨울벌의 양성, 꿀벌응애 관리, 월동 먹이 제공과 월동 환경 만들기에 있다. 모쪼록 성공적인 월동을 통해 꽃 피는 봄에 꿀벌들이 왕성하게 농작물과 산야에 화분매개를 하고 꿀을 모아오는 모습을 기대한다.
이것이 화분매개를 통해 식량안보를 확보하고 건전한 생태계 서비스를 강화하는 꿀벌의 공적 가치가 아닐까. 꿀벌을 지키는 양봉가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끝>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