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 산정기준 바꿔야한다

  • 등록 2005.05.16 12: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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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분에 의한 유대산정은 시대적 대세”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던 유지방 중심의 원유가격 산정 체계가 또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저지방 우유 선호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이제 유지방 중심이 아닌 유성분에 의한 가격 등급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유지방 중심의 가격 산정체계가 젖소 개량과 사양마저 왜곡시키고 있어 유지방 중심의 가격 산정체계 개선의 소리가 높다. 낙농 유가공 전문가들을 통해 현재의 원유가격 산정체계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다시 한 번 짚어 본다. 편집자

▲김명길 전무(한국유가공협회)=원유가격산정체계의 보완을 위한 의견을 제시해 본다.
첫째, 지방검사 부분이다. 선진국도 유대지불 기준성분으로 유지율을 3.7∼3.8% 사이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유지방률에 따라서 가격차등치를 두는 나라는 홀스타인 위주 낙농을 하는 국가중에서 한국뿐이다. 따라서 지방률을 높이기 위해 면실과 보호지방 등을 섞어 급여하는 등 젖소의 생리를 고려치 않은 정상사양의 궤도를 벗어났다. 기준 지방율을 선진국처럼 3.7%로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
둘째, 세균수에 의한 위생등급 개정이다. 국내 낙농가가 생산한 원유 1등급이상 양질의 원유비율은 95%를 넘고 있다. 낙농가들이 노력한 결과라 하겠다. 그런데 세균수 25만 미만 수준의 원유에도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소비자의 의식도 욕구도 변화한 오늘, 국제환경 변화에 맞추어야 할 것이다.
세균수가 높고 질 낮은 원유는 페널티를 강화하고, 국제흐름에 맞는 수준에서 집유정지선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소비자 욕구에 부응하고 낙농업 발전을 도모하는 길이다.
셋째, 체세포수에 대한 위생등급 개정이다. 세계 대다수 국가가 집유정지선을 체세포수 40만∼50만으로 규정하고 있다. 왜냐하면 체세포수 40만은 임상적 유방염 안전 한계로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체세포수 40∼50만 이상은 집유정지선으로 설정하는 등 규제를 해야 옳다. 국내 낙농가들이 생산하는 원유의 위생적 수준은 4등급∼5등급 비율이 5∼6%에 불과할 정도로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다.
넷째, 유성분에 따른 유대지불이다. 지방만이 아닌 단백질 성분을 포함한 유성분에 의해 유대산정이 바람직하다. 높은 지방성분 위주의 사양은 소비자가 더 이상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권오걸 고문(한국종축개량협회·삼보목장)=우리나라의 젖소개량사업 방향은 앞으로 선진국과 같이 유단백량 또는 무지고형분 함량이 높은 종모우의 정액으로 계획교배를 해 나가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모순이 있는 원유가격 산정기준을 현실과 미래에 부합할 수 있도록 과감히 개선해야 옳다.
그동안 우리 농가에게 지급하는 원유가격 산정체계의 기준은 유지방 함량만을 적용하여 가격등차를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그동안 낙농가들은 수십년동안 유지율이 높은 종모우 정액을 선호했으며 개량방향도 고유지율 젖소만들기에 급급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로 인하여 저지방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유소비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국내 원유가격 산정기준은 유지방 함량 상한선을 현재 4.3%에서 4.0%로 제한해야 한다.
아울러 선진국과 같이 유단백량과 무지고형분(SNF) 함량에 가격 등차를 강화하여 낙농가에게는 손실을 주지 말아야 한다.
▲신덕현 회장(한국낙농경영인회)=현재 유지방 함량에 따른 가격등차는 3.4%를 기준을 하여 0.1% 높아질 때마다 +10원 30전씩의 인센티브를 주고, 0.1%가 낮아지면 -10원 30전씩의 페널티가 적용되고 있다.
이로 인하여 체세포수와 세균수의 등급이 같을지라도 유지율이 낮을 경우 그에 따른 불이익이 크기 때문에 많은 낙농가들은 원유내 지방함량을 높이기 위해 보호지방 등 첨가제를 젖소에게 과다 급여하고 있다. 또 대부분의 사료회사들도 착유우 사료 속에 지방함량을 높여주는 첨가제를 다량 섞어 결국 원유생산비 과다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원유가격 산정기준은 선진국과 같이 현실과 미래에 부합할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만 한다.
다만 그동안 우리나라의 젖소개량사업의 방향이 유지율에 맞춰 왔기 때문에 대부분의 젖소들은 유지율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유지율을 전혀 배제시킬 수는 없기 때문에 0.1% 고·저 될 때마다 현행 ±10원에서 ±5원으로 낮추었으면 한다. 반면 단백질함량과 무지고형분은 0.1% 고·저 될 때 ±10원을 적용한다면 농가의 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며, 우유소비는 크게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정현 부장(농협중앙회 축산지원부)=현재 유지방 위주의 우리나라 유대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어떤 경우에도 낙농가들에게 경제적인 손실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또한 낙농가는 물론 국가 정책적인 측면에서 반드시 사전에 준비해야 할 사항을 점검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젖소 유지방 생성의 가장 큰 영향 요인으로는 유전적 요인, 사양적인 요인, 환경적인 요인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선대능력등 유전적인 요인이 유지방 생성의 50%이상을 결정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정부에서는 관련법에 의거 국가적인 개량목표를 주기적으로 설정 발표하고 있는데, 이 목표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젖소중 후보축을 선발해 5∼6년 간의 후대검정과정을 거쳐 보증종모우를 선발하고 있다.
따라서 유대 산정 체계 개선 전에 반드시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 낙농산업의 경쟁력 확보 및 우유소비 패턴에 대한 방향을 설정 후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겠다. 잘 알려진 대로 유지방 및 유단백 위주의 사양관리를 위해서는 조사료 급여 등의 영향요인이 크다. 따라서 국내 조사료 정책 등 사양 관리 변경에 따른 국내 정책 변화 여건도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
▲장종근 선임연구원(한국식품연구원 시장분석팀)=원유 품질은 크게 위생과 성분 두 가지 측면에 의해 좌우된다. 위생측면은 착유한 젖소의 건강상태 및 착유 후 위생적인 취급과 관련되며, 성분측면은 우유 각 성분이 정상적으로 분포되어 있는가와 관련된다. 그 동안 위생측면과 성분측면 모두를 고려하여 원유가격 차등가격제도를 실시해 왔고, 위생지표로 이용되는 체세포수와 세균수가 크게 감소하여 위생측면에서 원유의 품질은 크게 향상되었다.
그러나 성분측면에서 현행 차등가격제도는 유지방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원유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유성분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으며 평균 유지방율이 지나치게 높아져 품질 향상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더욱이 건강에 대한 관심고조로 소비자들이 저지방 제품을 선호함에 따라 높은 유지방율은 환영받지 못했으며, 젖소의 사양형태가 고지방 사양으로 바뀌어 젖소의 평균산차수가 경제산차수에 훨씬 못 미치게 되는 부작용도 발생하였다.



따라서 차등가격의 성분요소로서 유지방 이외에 유단백질을 추가하여 원유의 품질향상을 기해야 한다. 또한 높은 유지방율이 산차수 감소의 부작용을 초래한 것처럼 높은 유단백질도 젖소의 번식장애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차등가격의 성분요소로서 유지방과 유단백질을 고려할 때 각각의 함량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가격차이를 없애거나 두더라도 이를 최소화하여 한다
▲정종화 대표(첨산목장)=어려운 낙농여건에서 유가 산정 기준 개선에 관한 이야기를 꺼낸다는 것 자체가 매우 조심스럽다.
그러나 우리나라 초창기 낙농이 시작되면서 가수를 염려하여 만들어진 유지방 중심의 현 유가 정산체계는 젖소의 영양 불균형 해소와 경제 수명 연장을 위해서도 유지율 향상을 위해 불필요한 첨가제품을 별도 급여하거나 건초 위주로 사육해야 하는 낙농가를 위해서도 저지방 우유를 선호하는 소비자나 유단백의 함유량에 따라 최고급 유제품인 치즈 생산량에 큰 차이가 나는 등 유가공 업체를 위해서도 현 유지방 중심체계에서 유단백 중심의 유가 산정체계로 반드시 바뀌어야 할 사안이다.
다만 현 유대 농가 수취가격이 전국 평균 유지율 3.9%∼4.0%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그 중심을 홀스타인 평균치라 하여 기준을 삼고 있는 3.4%에서 3.9%로 높인 후 그 단계별 차액을 낮추고 현 15단계를 3단계로 축소하고 그 차액 또한 단계별로 5원 정도로 낮추고 대신 유단백을 세분화하여 그 차등 가격을 적게 하고 약 2∼4년 정도 유예기간을 거친 후 다시 3.4%로 유지방 중심축을 낮추고 유단백 단계별 차등가격을 높이는 형태로, 갑작스런 유대 변동없이 유단백으로 전환할 수 있는 준비기간을 거친 후 본격 시행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취할 때만이 낙농가들의 반발없이 시행이 가능할 것이며 체세포에 대한 기준은 현적용 기준이 세계 어떤 선진국에도 뒤지지 않는 최고 수준임을 감안할 때 현체제를 더 강화하기보다는 현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윤여임 위원장(한국낙농육우협회 여성분과)=영양가에 대한 평가는 그 나라의 국민소득 수준에 기인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이미 GNP 2만 달러를 성장목표로 잡고 있는 시점에서 유대산정의 기준이 바뀌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1970년대 초반에 유지방에 의한 가격산정제도가 도입되어 그것에 의한 사양관리노력이 꾸준히 진행되어 왔고 우유내 지방율은 크게 상승되어 전체 평균이 3.9%대에 이르렀다.
먹을 것이 부족하여 절대 에너지가 부족하던 시절에는 고칼로리를 내는 지방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성인병과 비만이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에서 지방은 더 이상 중요한 영양요소가 아님은 다 아는 사실이다. 수년전부터 유대산정에 있어서 유단백함량을 가격산정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지적은 이제 현실화 될 때가 아닌가 한다. 다만 우유내 유단백율은 유지방율처럼 변이가 크지도 않고 변화폭도 작은 점을 감안하여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가격산정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유단백은 국민건강에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산정체계를 바꾸자는데 동의하지만 혹여 이로 인해 유가가 인하되는 결과가 발생해 선진개념으로 도입하는 제도가 생산자에게 피해가 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정부입장

▲이재용 과장(농림부 축산경영과)=소비자는 고지방 우유를 선호하지 않고 있으나 유지방만을 고려한 현재의 가격 산정체계에 대한 개편안을 놓고 앞으로 있을 낙농산업발전대책위원회에서 논의하게 될 것이다.
현재로서는 ‘이렇게 하겠다 저렇게 하겠다’라고 정부안이 확정된 것은 없는 상태다. 그러나 다만 이같은 개편에 대한 논의는 하게 될 것이다.
개편안 가운데는 유지방의 레인지를 넓히는 방법도 있을 수 있고, 가격을 조정하는 방법도 있으며, 아예 가격 산정체계를 유단백으로 바꾸는 방법도 있을 수 있으나 이에 대한 어느 것 하나 결정된 것은 없다.
앞으로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전반적인 낙농산업 발전을 위한 폭넓은 논의가 대책위원회에서 있게 된다. 대승적 차원에서 낙농산업발전을 위해 다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뉴스관리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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