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ASF백신 개발, 왜 진전없나

  • 등록 2024.09.13 08:5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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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입증에 수년째 발목…“명확한 지침 제시를”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개발업체, 실험실 평가 통해 안전 확인…해외서 임상실험 추진 중
방역당국 “모두가 처음 가는 길…WOAH도 안전성 지침 마련 신중”

 

중앙백신연구소, 케어사이드, 코미팜 (가나다순) 등 국내 동물용백신 업체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백신 개발에 한창이다. 일부 업체는 개발 5년째에 접어들었다.
초기, 개발에 속도가 붙으며 3~4년 후면 상용화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왔다. 벌써 그 때가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감감 무소식이다. 출시는 커녕, 개발 진전 이야기도 잘 들려오지 않는다. 오히려 한참 더 늦어질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추가 쏠린다.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안전성 입증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설명한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ASF백신 대다수는 약독화 생백신이다. 사독백신 등 여러형태 백신 개발을 시도했지만, 효능 등을 감안할 때 결국 약독화 생백신으로 개발 방향이 모아지는 모양새다.
국내 개발되고 있는 ASF백신 역시 거의 다 약독화 생백신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생백신의 경우 사독백신 대비 상대적으로 안전성에 허점이 노출될 수 있다.
더욱이 바이러스 특성상 ASF 생백신에서는 백신주 전파, 병원성 회복, 체내 잔류, 야외주와 재조합 등이 우려된다. 자칫 양돈산업에 치명타를 날릴 수 있는 커다란 위협요인이다.
특히 ASF 생백신을 처음으로 상용화한 베트남에서 백신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며, 안전성 문제는 1순위 ASF백신 필수요건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방역당국 역시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는다면, ASF백신 품목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확고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방역당국은 “ASF백신 개발은 모두 처음 가는 길이다. 과학적 근거를 가진 안전성 지침을 마련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에서도 지난 5월 ASF백신 안전성 지침을 내놓을 예정었지만, 의견이 갈리며 다음으로 미루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내 업체들은 방역당국 입장을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이렇게 ‘나몰라라’ 태도로 업체에게 맡겨둬서는 안된다고 토로한다.
아울러 선제적으로 안전성 지침을 제시하는 등 세계 ASF백신 시장을 이끌어갈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고 방역당국에 요구한다.
한 국내 개발업체는 “이미 수많은 실험실 평가를 통해 ASF백신 방어력은 물론, 임신모돈 정상분만, 동거축 미전파 등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야외임상 실험이 불가능한 만큼, 해외 실험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비용도 비용이지만, 과연 이 실험결과를 방역당국에서 어느정도 인정해 줄지가 더 걱정”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다른 업체는 “해외 바이어로부터 적지 않게 ASF백신 예약 구매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서둘러 ASF백신을 개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싶은 바람 간절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안전성 지침이 없다보니, 어떤 실험을 해야 할지 난감하다. ‘수긍할 수 있는’이라는 애매한 표현이 아닌 ‘이렇게 하면 된다’라는 명확한 안전성 지침이 필요하다. BSL2 시설 내 실험·생산 가능 여부도 꼼꼼한 검토를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김영길 kimy29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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