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기자]
민·관 공조 강화…중국시장 진출 확대로 새로운 기회 창출
산업동물 약품 안정적 성장…반려동물 전용·신약 개발 탄력
디지털 헬스케어·인공지능 기술 활용 동약산업 경쟁력 제고
2024년은 크고 작은 일들이 많았던 한해였다. 특히 인체약품 제조업계의 지속적인 규제 완화 요청에 따라 반려동물용 신약 및 인체용·동물용으로 모두 허가받은 22개의 유효성분에 대하여 인체용 의약품 제조소에서도 생산이 가능하도록 양측 합의가 되어 법령을 개정(2023.12.)한지 1년 남짓 된 시점에서 축산용 동물용의약품 생산이 가능하도록 규제 완화 요청이 들어왔다. 또한, 연말에 발생한 정치적 불안요소로 한때 환율이 1440원대 후반대까지 치솟는 등 환율 상승에 따라 원료 수입을 위한 경제적 부담 외에도 이미 포화상태인 내수시장, 품질향상 및 제도적 개선을 위한 변화 요구 등이 동물약품업계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이다.
<동물약품 시장 현황 및 전망>
국내 동물약품산업은 과거 중소기업 보호업종으로 지정되어 축산업 발전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면서 발전해왔다. 정부는 국내 자급화를 위해 의약품 국산화를 추진했고, 이를 통해 초기 대규모 수입 의존을 줄이고 국내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당시 동물용 의약품의 대부분이 항생제와 구충제 등 기초 의약품 중심이었으며, 양계 및 축산업의 성장에 따라 중소기업들이 수요에 대응하는 제품 생산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국내 축산업의 양적 확대의 한계로 2016년 정부는 동물의약품 산업의 수출산업화를 통한 성장동력 그리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수출주도형인 '동물용의약품 산업 발전대책'을 수립해서 추진하여 왔다.
2023년 기준 국내 동물약품 시장규모는 약 1조 3,021억원으로 22년까지 지난 6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으나 23년에 들어서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23년 전체 시장규모 중 국내 생산은 8,883억원, 수입은 4,138억원이며, 생산 후 국내 소비는 5,500억원 수출은, 3,383억원으로 마감되었다. 23년 수출실적이 22년 4,752억원에서 30%가 감소하여 국내시장 규모에 영향을 미쳤으며, 23년 전체시장 규모는 9%, 국내생산 규모는 15.7%가 하락하였다. 다만, 내수시장은 수입산의 증가로 인하여 9,638억 원으로 전년대비 다소 증가하였으며, 수입산은 내수시장의 42.9%를 점유하였다.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이던 국내 동물약품산업은 23년에는 하락세를 보여주였다. ASF 발생 등에 따른 사육규모 감소와 코로나로 촉발된 세계적인 경제위기에 따른 현지농가에서의 의약품 사용비용 최소화 및 신용장(L/C) 개설 지연과 제한 문제 등이 지속되고 있고, 특히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화학제 원가의 상승과 저가 중국산 제품의 공세 등으로 인하여 23년 수출이 크게 감소하였으며, 이는 결국 내수시장 규모 감소로 이어졌다. 원료·복제약 중심의 수출로의 성장의 한계와 동남아, 중남미 등 개발도상국에 수출국이 편중되어 수출에서도 점차 한계를 보여주었다.
다만, 24년에는 주요 수출국(개도국) 외화반출 규제 및 미수금 회수 애로 등의 문제가 전년 대비 다소 완화되었으며, 수출국 다변화에 따른 진단키트(의료기기)의 매출증가 및 신규제품 제품 등록과 신규거래지역 진출 등을 통해 백신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수출감소의 주요 요인이었던 라이신(원료)이 유럽 액상 라이신의 수요증가와 주요 경쟁사의 액상 라이신 생산이 축소됨에 따라 수출이 늘어나고 있어 24년 수출실적은 전년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표는 전체 수출의 93.8%(‘23년)를 차지하는 상위 30개사의 수출실적이다.
25년에는 주요 수출국의 L/C개설 상황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예측되며, EU와 중국 반덤핑 무역 분쟁결과에 따라 저가의 중국 라이신에 관세가 부과됨으로써 수출증가가 예상과 더불어 특히 국내 백신 및 화학제품(항생제)이 최근 중국에 제품 등록을 완료하고 일부 물량이 선적되어 매우 고무적인 상황으로 내년에는 더 많은 물량이 수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에 등록된 국내 제품은 항생제 1품목 및 소독제 2품목에 불과하였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동물의약품 시장으로 연간 약 35조 원 규모로 추산되며, 매년 20% 이상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이번 국내 제품의 중국 추가 진출이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세계적인 글로벌 시장조사 및 컨설팅 전문업체인 TBRC(The Business Research Company) 발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동물약품 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는 470억 달러(약 60.8조원)로 17년부터 22년까지 연 평균 5.8% 이상의 성장을 보여왔으며, 같은 해 내수시장 규모는 794백만 달러(약 1조 300억원)로 세계 동물용의약품 시장의 약 1.7%를 차지하였고, 국내 시장은 평균 2%의 성장세를 보여 왔다.
<반려동물 시장>
전세계 동물약품 시장은 크게 산업동물과 반려동물 시장으로 나뉘며, 두 시장은 규모와 성장 추세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Vetnosis STORM에서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2023년 기준, 산업동물약품시장은 약 420억 달러 규모로, 반려동물약품시장 규모인 244억 달러보다 약 1.7배 더 크다. 산업동물약품시장은 대규모 농업 생산에 따른 수요와 산업화된 축산업의 영향을 받으며 식량 생산의 안정성과 질병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 시장의 성장은 안정적이다. 반면, 반려동물약품시장은 펫 인간화, 반려동물 수의 증가, 그리고 펫 헬스케어에 대한 지출 증가로 급성장하고 있다. 이는 반려동물의 수가 증가하고 펫 건강 관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펫 보험의 확대, 개인화된 치료법에 대한 수요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2027년 까지 평균 7.7%위 지속적인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TBRC)
국내 반려동물약품시장 규모는 매년 증가 추세이나 전 세계와 비교하면 아직 미흡한 단계로 국내 동물약품시장규모 약 1조3천억원중 12%에(23년) 불과한 수준이다. 동물병원에서는 인체용의약품이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반려동물전용 약품은 다국적기업의 수입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몇 년간 소수의 다국적 제약사가 인수합병을 거쳐 전세계 시장의 70~80%를 점유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 상황이다.
그나마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벤처기업, 수의과대학, 동물병원 등이 동물용 신약개발에 참여함에 따라 반려동물약품시장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의 지원 및 육성 정책>
향후 국내 동물약품산업이 지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반려동물전용 의약품 개발과 더불어 수출확대에 있다. 정부에서도 동물약품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다양한 정책과 지원책을 마련중이다. 2023년 발표된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대책은 반려동물용 의약품을 포함한 펫헬스케어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구개발(R&D) 지원하고 있다. 또한 24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동물용의약품 산업발전 대책은 동물약품 제조기준(GMP) 선진화, 제도개선, 수출기업 지원 강화, 신약 개발 등의 과제를 통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산업 전반 성장을 위하여 대책안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에서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추진하고자 하는 제도적 정비 및 지원 대책 등과 더불어 정부조직의 확대를 통한 제도적 기반 마련도 반드시 동반되어야 할 주요 대책 중 하나이다.
현재 국내 동물약품업계는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국무조정실을 통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인체용의약품 제조업체의 동물용의약품 생산을 위한 요구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또한 동물병원에서는 가격경쟁력등의 이유로 인체용의약품 사용을 선호하고 있어 새로운 동물용의약품 개발 저해 및 동물건강의 위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수입제품과의 경쟁 심화, 중소기업 위주의 산업구조와 신약개발 등 재투자의 한계 등으로 인한 문제점도 지속되고 있다.
이제는 다품목 소규모 생산에서 주력 상품 위주로 전환,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 디지털 헬스케어와 AI 기술을 활용한 효율성 및 경쟁력 강화 그리고 정부 및 글로벌 규제 요건을 충족하며, 해외 진출 역량 강화를 통해 동물약품업계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 해야할 시점이다. 어려운 여건아래에서도 민관이 협심하여 25년은 동물약품산업이 한단계 더 도약하는 해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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