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값의 함정에서 벗어나자

  • 등록 2025.07.31 14: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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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평균값과 중간값은 데이터의 중심 경향을 나타내는 중요한 통계량이지만, 이 두 가지 값은 데이터 분포의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정보를 제공하며, 때로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함정'이 될 수 있다. 특히 소비자의 소득, 축산업 발전, 그리고 환경 및 기후변화와 같은 복잡한 사회경제적, 환경적 문제에 적용할 때 이러한 함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득 지표의 함정
평균 소득은 전체 소득을 인구수로 나눈 값으로, 소득 분포가 고르지 않을 때 특정 고소득층에 의해 크게 왜곡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사람이 낮은 소득을 받는 사회에서 소수의 슈퍼리치가 존재한다면 평균 소득은 실제 대다수 사람들이 체감하는 소득 수준보다 훨씬 높게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정책 입안자들이나 기업들이 소비 시장의 구매력을 오판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중간 소득은 전체 인구를 소득 순으로 나열했을 때 정중앙에 위치하는 사람의 소득이다. 극단적인 고소득이나 저소득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대다수 일반 가구의 소득 수준을 더 정확하게 반영한다. 소비자의 소득 분위와 연결하여 볼 때, 축산 기업들은 중간 소득을 통해 다수의 소비자들이 지불할 수 있는 적정 가격대를 파악하고, 정부는 중간 소득층의 생활 안정과 소비 진작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요즘 시끄러운 서울 주택가격을 예로 들어보자. 국토부 실거래가 기준으로 2025년 5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약 15억4천600만 원이었지만 중간값은 약 13억5천500만 원 그 차이는 1억9천100만 원, 중간값 기준으로 평균값과의 차이는 14%에 해당한다.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약 6억 9천800만 원이었지만 중간값은 약 4억8천100만 원 그 차이는 1억4천500만 원, 중간값 기준으로 평균값과의 차이는 30%에 해당한다. 즉, 고가의 서울 주택이 평균값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축산 생산성 지표의 함정
축산업에서 평균 생산량은 축산 기술의 발전과 품종 개량의 지표로 활용되지만 평균값이 높다고 해서 모든 농가가 균등하게 발전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부 대규모, 고도화된 축산 농가가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려 평균을 높일 수 있지만, 영세하거나 기술력이 부족한 농가는 여전히 낮은 생산성에 머무를 수 있다. 중간 생산량은 대다수 축산 농가의 현실적인 생산 수준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이를 통해 정부나 관련 기관은 소외된 농가에 대한 맞춤형 지원 정책을 수립하고, 기술 격차를 해소하여 전체 축산업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축산의 발전을 단순히 생산량 평균을 높이는 데만 집중할 경우, 과도한 집약적 사육으로 인한 환경 문제(축산 폐기물, 온실가스 배출 등)가 심화될 수 있다. 중간값을 포함한 다양한 통계 지표를 고려하여 적재적소에 맞는 정책 지원과 기술 개발·교육을 통해 지속가능한 축산으로의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 즉, 생산량 증대와 함께 동물 복지, 환경 부하 저감 등 질적인 측면의 발전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기후변화 대응 지표의 함정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평균 기온 상승은 가장 흔히 언급되는 데이터이다. 그러나 평균 기온이 일정 수준 상승했다고 해서 모든 지역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기후변화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지역은 극심한 가뭄을 겪고, 어떤 지역은 기록적인 폭우와 홍수에 시달리며, 또 다른 지역은 이상 한파를 경험할 수 있듯 개별 지역·기간의 구체적인 위협을 간과하게 만들 수 있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평균값 뿐만 아니라, 극단적인 기상 현상의 빈도와 강도 변화를 나타내는 중간값 및 변동성/분포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했다고 할지라도, 특정 지역의 여름철 최고 기온 중간값이 그보다 높게 상승했다면 이는 해당 지역 생태계와 인명에 훨씬 심각한 위협이 된다. 평균값에만 의존하여 기후변화 정책을 수립할 경우, 특정 취약 지역이나 계층에 대한 대응이 미흡해질 수 있다. 올해 7월의 전국적 폭염, 충남 서산 등 집중호우가 평균값과 중간값에 차이가 나도록 만들 수 있는 기상현상이다. 따라서 평균값 뿐 만 아니라 중간값이나 그 변동성/분포 등 다양한 통계량과 함께 공간적, 시간적 분포를 고려한 종합적인 분석을 통해 기후변화의 영향을 다각적으로 평가하고, 지역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적응 및 완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평균값과 중간값은 데이터의 중요한 특성을 나타내지만, 이 두 통계량이 서로 다를 때, 그리고 이 차이가 클수록 데이터 분포가 불균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의 소득 불균형, 축산업의 발전 격차, 그리고 기후변화의 지역별 영향 등 복잡한 사회적, 환경적 문제를 다룰 때는 단순히 평균값에만 의존하지 않고, 중간값과 데이터 분포의 전반적인 특성을 함께 고려해야만 현실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이며 지속가능한 정책을 수립하고 소비자와 기업 간의 불균형 정보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판단기준으로 익숙한 평균값에서 벗어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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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dhkswo53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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