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성장’ 넘어 ‘진짜성장’으로 나아갈 축산업 <1>

  • 등록 2025.09.10 14:3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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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재 명예교수
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최근 새 정부 국정기획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 ‘대한민국 진짜성장을 위한 전략(새정부 성장정책 해설서)’에는 성장을 바라보는 새로운 원칙이 제시되어 있다. 보고서는 성장을 ‘가짜성장’과 ‘진짜성장’으로 나누고, 앞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은 ‘진짜성장’임을 분명히 강조한다.
본 기고문은 축산업의 ‘진짜성장’을 모색하는 과정의 결과물이다. 그 첫걸음으로 이번 글에서는 국가기획위원회의 보고서가 제안한 ‘진짜성장’의 세 가지 축을 간략히 소개하고, 이를 축산업의 현실에 비추어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들을 함께 짚어보고자 한다.

 

‘가짜성장’ vs ‘진짜성장’
보고서에 따르면 “‘가짜성장’은, 반짝성장, 소수의 성장, 모방 성장”이다. 인위적으로, 모방을 통해 반짝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는 성장은 결과적으로 일부만 혁신하고, 소수만 과실을 누리며, 더 나아가서는 저성장 고착화 상태를 만들어내 성장동력을 약화하고 성장영역을 축소시킨다.
반대로 “진짜성장은 지속적인 성장, 모두의 성장, 창조에 기반한 성장, 체감할 수 있는 성장”을 의미한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향상시킴으로써 장기간의 비전을 갖고 오래도록 모두가 상생하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진짜성장’의 3가지 핵심 축: T, G, F
요컨대 ‘진짜성장’은 단순한 외형 확장이 아니라, 산업 내부와 외부의 균형을 통해 장기적인 생존력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다소 거시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보고서는 이를 세 가지 축으로 설명한다. 이 틀을 축산업에 적용해 생각해본다면 여러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축인 기술주도 성장(T)은 생산량 확대가 아닌 기술 혁신이 성장의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1. 성장동력 강화: 기술주도 성장 T - 산업 대도약
“산업 대도약은 제2의 산업화 수준으로 미래를 선도할 전략산업을 키우고 산업경쟁력과 생산성을 업그레이드하는 전략으로서 기술력(Technology)과 기술전환 (Transformation)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축산업에 빗대어 보면, 스마트축산 기술 도입, 정밀 사육 관리, 디지털 기반 방역 체계, 친환경 설비 구축 등이 해당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가 단순히 생산비 절감이나 생산성 향상에 머무르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기술 혁신은 탄소중립 실현, 국제적 기준 충족과 같은 더 큰 목표와 맞물려야 한다.
둘째 축은 ‘모두의 성장(G)’이다. 말 그대로 소수만의 이익이 아닌, 축산업과 함께하는 다양한 주체들의 공동 성장을 지향한다.


2. 성장영역 확대: 모두의 성장 G - 국민참여 성장
“일부 대기업만이 혁신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벤처, 비수도권 지역, 소상공인·자영업자, 근로자 등 국민 모두가 역량을 키워 폭넓게 참여하는 모두의 성장(Growth for All)으 로서 폭넓은(Grand) 진짜(Genuine) 성장을 말한다.”
이 관점에서 축산업은 단순히 ‘먹거리 생산업’이라는 한정된 틀을 넘어야 한다. 축산업은 가공·유통·사료를 비롯해 체험·관광·교육, 더 나아가 바이오와 신소재 산업까지 이어질 수 있는 방대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유럽 일부 국가는 축산업을 지역 관광과 교육과 결합해 농촌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있으며, 일본은 축산 부산물을 활용해 바이오 신소재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한국 축산업도 이러한 확장 전략이 필요하다. 생산 중심의 1차 산업을 넘어, 다양한 전후방 산업과 연결될 때 비로소 축산업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모두의 성장’을 실현하는 길이다.
셋째 축은 ‘공정한 성장(F)’이다. 이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 농가와 소비자, 산업 전반이 함께 살아가는 축산업을 지향한다.


3. 성장유인 제고: 공정한 성장 F - 공정경제와 상생
“공정한 성장은 지대추구와 갑의 횡포를 극복하고 공정한 시장질서를 보장하여(Fruitful) 성장 유인을 높이고 상생하는 더불어 성장이다. 공정한(Fair) 성장이 창조와 혁신 그리고 성장의 유인을 극대화하여 기술주도성장과 모두의 성장을 실현할 수 있게 한다.”
‘공정한 성장’은 스마트축산과 기술 혁신의 성과가 일부 주체에 머무르지 않고, 농가와 지역사회 모두가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이는 단순한 제도 개선을 넘어, 축산업이 사회적 신뢰 속에서 성장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기도 하다.
공정한 성장을 위한 토대는 투명한 유통질서와 합리적인 가격 결정 구조다. 여기에 농가 부채 문제의 완화, 소비자 신뢰 회복, 지역 간 균형 발전이 뒤따라야 비로소 축산업의 지속 가능성이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

 

축산업의 ‘진짜성장’ 이야기
그동안 축산업의 성장은 ‘얼마나 많이 생산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단순히 양을 늘리는 방식은 기후위기, 국제 곡물시장 불안, 소비자의 건강과 알 권리 요구가 커지는 오늘의 현실에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이제 필요한 것은 ‘가짜성장’을 넘어 기술, 환경, 사회가 조화를 이루며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진짜성장’이다. 앞으로 이어질 연재 기고문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T(기술주도 성장), G(모두의 성장), F(공정한 성장)의 세 축에 해당하는 주요한 이슈들을 차례로 살펴볼 예정이다. 때로는 현실과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는 우리가 장기적으로 반드시 추구해야 할 좌표다. 이번 논의가 축산업의 미래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작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참고자료: ‘대한민국 진짜성장을 위한 전략 (새정부 성장정책 해설서)’.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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