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도 소비 부진한 국산 벌꿀…수입량은 급증

  • 등록 2025.10.15 09: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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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까지 1천459t 수입…천연 21%↑·벌집 383%↑
벌집꿀 재고량 부담에 가격 하락…양봉농가 피해 현실화
업계, 수입 쿼터 설정·식품 위생·원산지 관리 강화 등 촉구

[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국내 벌꿀 시장이 명절 특수에도 맥을 추지 못한 채 소비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그동안 추석과 같은 명절에는 친척과 가까운 지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선물을 준비하는데 주로 건강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급증하는 시기로 이 기간을 양봉 업계에서는 명절 특수 대목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명절 특수는 과거와는 달리 크게 위축되는 모습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장기적인 고물가, 경기침체, 소비 패턴의 변화 등의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소비 심리 위축 및 온라인 쇼핑 중심의 소비 패턴 변화가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단순히 벌꿀 소비만 줄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기후 변화에 의한 꿀벌 생산량 감소, 병해충 발생과 더불어 벌꿀 수입 개방 압력까지 더해져 국내 양봉 업계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 급증하고 있는 수입 벌꿀로 인해 국내 양봉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양봉 농가들은 생계마저 걱정할 정도로 매우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이 요즘 현장의 분위기다.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벌꿀 총수입량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천 톤을 넘어서더니 지난 한 해에만 1천947톤(벌집꿀, 사양꿀 포함)이 수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규모는 우리나라 연평균 생산량(2만톤 기준)의 10% 내외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수입량도 심상치 않다. 최근 식약처 수입식품정보마루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분기(1월~9월) 벌꿀(벌집꿀, 사양벌집꿀 포함) 총수입량은 1천459톤으로 나타났다. 이중 천연꿀은 1천319톤과 벌집꿀 140톤이 수입됐다.
이 같은 수입 물량은 천연꿀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1천91톤보다 228톤(20.9%)이 증가했으며, 벌집꿀은 지난해 같은 기간 24톤에 비해 116톤(383.3%)이 급증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다면 올해 벌꿀 총수입량은 지난해 수준을 넘어 역대 최대 물량을 갱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벌집꿀의 경우 MZ세대의 소비 트렌드 변화와 맞물리면서 수입량 급증과 국내 과잉 생산, 프랜차이즈 신메뉴 출시에 따라 벌집꿀에 대한 인기가 급격히 시들면서 국내 벌집꿀 재고량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어 농가의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에 업계 한 관계자는 “위기에 놓인 국내 양봉농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며 “수입 벌꿀에 대한 식품 위생, 원산지 증명, 수입 허가 등의 규제 강화하는 물론 수입 관세 조정 및 쿼터 설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전우중 jwjung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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