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 등록 2025.10.22 11: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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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창 범 박사
동물영양학

 

노벨상의 계절이다. 노벨상의 계절에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인물이 있다. 그는 노먼 볼로그(Norman Borlaug) 박사이다.
미국의 농학자이며 식물병리학자인 그는 1970년 세계적인 식량 증산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사람이다.
이 사람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농학자로서 노벨상을 처음 수상을 했고, 전쟁으로 죽는 사람들 보다 굶어 죽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인식을 각인시켜준 인물이기도 하기도 하다.
또한 세계 평화에 정치가만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농학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며, 최근 점점 식량에 대한 중요성과 영향력을 잊어가는 현실에서 노먼 볼로그 박사를 다시 생각하면서, 농업 관련 몇 가지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에 대하여 짧게나마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가 쌀값 문제이다. 요즘 20kg 기준으로 쌀값이 6만원이 훌쩍 넘어서 문제라는 것이다. 언론에서는 ‘쌀 남아돈다는데 쌀값 27% 폭등’ 등 가격이 엄청 많이 오른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시장물가 안정이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이고, 어려운 소비자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밥 한 공기에 들어가는 쌀(100g) 가격이 340원 정도로 분석되고 있으며, 우리 국민 1인당 하루 소비량은 155g 정도로 하루 한 공기 반 정도 먹는다고 한다.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대략 510원(가스·전기료 등 제외)이다.
한편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활화된 점심 식사 후 커피 한잔이 습관화된 지 오래고, 시중에서 보통 하루 2잔을 마신다면 커피값으로 대략 1만원 내외가 지출된다.
다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하루 마시는 커피값은 먹는 쌀 20일 치와 거의 맞먹는 것이다. 비록 거친 계산법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계산을 해야 하는 현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둘째로는 소고기 가격에 대한 인식이다. 최근 소고기 가격은 국내산과 수입산 모두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산 한우의 경우 그간 생산비 상승 등으로 비육우 1마리를 팔면 161만원 손해(2024년 통계청 기준)를 보다가 최근 손익분기점을 넘어서 양축농가에서는 조금 숨통이 트이는 형국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값싸고 질이 좋은 소고기를 원하고, 축산농가의 입장에서도 그러고 싶으나 사료비와 인건비 등 생산비 상승과 소비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터라 양쪽의 생각을 충족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다.
미국산 수입 소고기 경우에도 장기간 이어진 가뭄과 사육비 상승, 사육 마릿수가 감소하면서 총공급량이 줄어든 데다 미국의 고율 관세가 수입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
또한 USDA(미농무부)에 따르면 2026년 미국산 소고기 생산량은 전년 대비 1.8% 줄어든 255억 파운드로 201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처럼 국내산 소고기 가격은 비싸서 먹기가 쉽지 않다고 하고, 수입 소고기 가격도 같이 오르는 시대이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불편한 시대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셋째로는 채소와 과일의 가격 문제이다. 봄철 냉해와 여름철 집중호우, 고온 등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가 전반적으로 채소와 과일 가격의 상승 원인으로 풀이된다.
최근 채소와 주요 과일 가격이 강세로 이어졌으나, 추석을 지나고 나니 다소 하락하는 분위기이다. 그간 대부분의 언론에서 ‘금배추’ 또는 ‘금사과’ 등으로 보도하는 등 농산물(가격)을 금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았다.
농업은 하늘(자연 현상)과 동업하는 산업이라, 해마다 이런 문제와 걱정은 되풀이가 될 것으로 전망이 된다. 왜 농산물 가격을 금(한 돈은 70∼80만원)으로 표현하는지, 농산물과 금을 비교하는 이 시대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우리나라가 식량에 대한 걱정을 덜고, 철강과 반도체, 자동차 등을 수출하여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 되었다. 또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바뀐 이 지구상에서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다. 그 밑바닥에는 농업의 급속한 발전과 큰 희생이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산업이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더불어 UN은 글로벌 식량 위기를 선언(2022년)했고, 2050년까지 곡물 가격이 7.6%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또한 여러 나라에서 농업에 대한 인식과 발전 의지 등이 취약하여 식량 부족으로 인한 폭동 사태 또는 정권이 무너지고 있다. 우리가 먹는 농축산물 가격이 언론에서 과대 포장, 부정적인 이슈화가 되는 것이 진정 그런 존재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농업은 국민의 격려가 있어야 더욱 발전하게 될 것이고, 농민도 사랑으로 보듬어야 슬픔을 잊고 다시 힘을 내지 않겠는가.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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