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노인층에 우유·유제품 급식이 필요한 이유는

  • 등록 2025.11.12 09:5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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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노인복지-낙농 시너지 ‘상생 해법'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한국사회는 저출산으로 영유아수는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고령층이 급증하는 초고령화 사회로 질주하고 있다. 이같은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우유 소비감소에 대응해 새로운 수요층 확보를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 노인층 우유·유제품 급식이 떠오르고 있다. 이에 노년인구의 복지증진을 넘어 소비가 정체된 우유시장에 새로운 수요 확대 효과가 기대되는 노인층 우유·유제품 급식의 필요성과 실제 사례를 살펴보았다.

 

저출산으로 위축된 우유시장, 노년층이 새 소비축 부상
건강 개선·사회안전망 효과 입증…공공급식 제도화 필요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새로운 수요기반 필요
저출산과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국내 인구구조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국내 합계출산율은 2024년 0.748명으로 OECD 국가 최저 수준으로 출생아수 역시 10년 사이 두배 가까이 줄어들며 23만8천명에 머무르고 있는 반면, 노년인구는 빠르게 늘어 지난해 12월 초고령사회(전체 인구 중 20% 이상)에 진입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우유 소비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나 2023년 음용유 소비량은 168만9천톤으로 10년 전에 비해 6%가 줄어들었다.
이러한 가운데, 우유의 고정적 수요처였던 학교우유급식과 군급식 물량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학교우유급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학교우유급식률은 2019년 50.3%에서 지난해 30.9%로 감소하면서 지난해 원유사용량이 5만9천톤으로 2019년 대비 38% 줄어들었다.
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자료에 따르면 민간위탁 급식이 확대된 이후 우유 군납실적은 지난해 1만2천576톤으로 전년대비 54% 감소했다.
이로 인한 우유소비기반 위축이 낙농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안정적인 소비기반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고, 빠르게 증가하는 노년층이 우유소비 기반의 새로운 한축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우유 섭취, 노년층 건강지표 개선 입증
우유 및 유제품 급식은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 여건상 사회적 비용 절감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위원장 이승호)가 단국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김우영 교수팀에게 연구의뢰한 ‘노년기 영양 건강증진을 위한 우유 및 유제품 보충 효과연구’에 따르면 2012~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해 우리나라 노년인구(65세 이상, 1만4천196명)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노인의 영양섭취부족자 분율은 2013년에는 8.5%였으나 2021년 22.8%로 급격히 증가해 노년기의 영양상태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반면, 우유 및 유제품 섭취량에 따른 영양소 섭취량은 고섭취군이 저·비섭취군에 비해 식이섬유, 비타민C, 비타민A를 제외한 조사된 모든 영양소 섭취량이 유의적으로 높았으며, 칼슘과 단백질 부족 비율은 고섭취군에서 유의적으로 가장 낮았다.
또, 비섭취군에 비해 고섭취군에서 HDL-콜레스테롤은 유의적으로 높고, 수축기 혈압은 낮았으며, 대사증후군에 안걸린 비율도 비섭취군(39.9%)에 비해 고섭취군(35.1%)에서 유의적으로 낮게 나타나는 등 우유 섭취가 노년인구에 미치는 영향이 과학적으로 증명돼 우유 및 유제품 급식이 노년층의 건강공백을 메꾸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이다.


▲우유배달 사업, 모범적 복지모델 사례 주목
통계청에 따르면 1인가구 증가와 고령화가 겹치면서 고독사 사망자가 2021년 기준 3천378명으로 2017년부터 연평균 8.8%씩 증가하는 추세다.
노인들의 고독사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복지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민간단체, 지자체에선 우유 배달을 통해 독거노인의 안부를 확인하는 사업을 펼쳐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독거노인에게 정기적으로 우유를 전달함으로써 건강을 챙기도록 돕는 한편, 이전에 배달한 우유가 쌓여있는 경우 배달원이 관공서에 알려 안전을 확인하는 방법이다.‘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이 가장 대표적인 단체로 9월 기준 전국 71개 지자체, 독거노인 6천192가구에 우유를 배달하고 있다.
또, 보령시의 ‘작은 우유 한 잔의 기적 ·아동과 홀몸노인을 잇는 지역 나눔 실천’ 사업은 충남도가 주관한 ‘2025년 민관협치 우수사례 발굴 발표 심사’에서 우수상을 받으며 모범적인 민관 협력 모델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8년 보령우유와 협약을 맺고 지역 내 독거노인 150가구를 대상으로, 생활지원사 10명이 주 1회 직접 가정을 방문해 유제품을 전달하는 사업을 시작했으며, 올해 5월에는 드림스타트와 추가 협약을 체결해 저소득 아동에게 매월 300개의 유기농 유제품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대, 정기적인 방문으로 정서적 교류와 안부 확인으로 이어져 고독사 예방 등 사회안전망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우유 및 유제품 급식은 감소하는 우유소비에 새로운 활로를 열 수 있는 산업적 의미도 있지만 노년층의 건강증진 차원을 넘어 복지 차원에서 사회적 이익이 된다는 것이 사례로 입증되고 있는 만큼 노인복지(예산) 및 사회적 약자에게 지원하는 범부처의 행정예산 중 일정액 편성을 통한 노인층 대상 공공 우유급식 지원 제도화 추진 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민병진 alstlt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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