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내성 특별기고 4> 우리와 함께 사는 반려동물, 어떻게 항생제를 써야 할까.

  • 등록 2025.12.22 09:2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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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연 수의연구사 <농림축산검역본부 세균질병과 항생제내성연구실 >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함께 살아가는 시대, 달라진 반려동물 의료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사람과 생활환경을 공유하는 반려동물 의료는 공중보건과 더욱 긴밀히 연결되고 있다. 특히 항생제의 사용과 관리는 단순한 임상적 판단을 넘어, 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원헬스(One Health) 차원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반려동물 진료는 사람 의료와 유사한 개별 환축 중심의 접근이 요구되는 동시에 동물병원 내 감염관리와 보호자를 포함한 사람·환경으로의 전파 가능성을 고려한 체계적 관리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이중적 요구를 균형 있게 충족시킬 때 비로소 반려동물 의료의 질과 공중보건 안전을 함께 확보할 수 있다.

 

원헬스 관점에서 본 항생제 내성의 현실
최근 임상 현장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항생제 개발과 관리가 시급한 대상으로 분류한 우선순위 병원체 목록(priority pathogen list) 중 하나인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이 낮은 비율이지만 반려동물에서 검출되고 있다.
이는 동물 진료의 어려움에 그치지 않고 사람으로의 전파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원헬스적 문제로 이어진다. 이러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리고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대응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선진국의 관리 사례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유럽 최저 수준 항생제 사용 국가, 스웨덴의 대응 전략
유럽 내에서도 사람과 동물의 항생제 사용량과 내성률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인 스웨덴은 우리가 벤치마킹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다.
스웨덴은 예방 중심 원칙에 따라 반려동물 진료 초기부터 항생제 사용을 최소화하고, 감수성 검사나 명확한 진단 근거에 기반한 처방을 원칙으로 합니다. 중요 항생제 내성균이 검출될 경우, 스웨덴은 더 강한 항생제로 전환하지 않고 보건당국 보고와 감염관리 조치를 우선 적용한다.
치료 또한 감염 부위에 따라 국소 치료나 배농 같은 비항생제적 처치를 활용하고, 국소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에도 좁은 스펙트럼 약제를 우선으로 하고 불필요한 광범위 항생제 확대를 경계한다.
이러한 대응 방식은 ‘진단&#8211;좁은 스펙트럼 약제 선택&#8211;감염관리’가 함께 작동하도록 의사결정과 관리 체계를 정렬한 모델로 요약할 수 있다.

 

스웨덴을 넘어, 한국의 반려동물 항생제 관리가 나아갈 길
우리 역시 항생제 내성 모니터링 체계, 임상 가이드라인, 우수한 수의사 인력 등 기본 기반은 이미 갖추고 있다.
다만 스웨덴과 같은 성공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의사결정 구조는 단순하게 유지하되, 그 구조를 지탱하는 근거는 정교하게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임상 가이드라인의 고도화뿐 아니라, 연구를 통한 학술적 근거 확립, 국가적 제도 지원, 산업계의 책임 있는 참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학술적·임상적·제도적·산업적 협력이 균형있게 작동할 때, 우리도 스웨덴이 보여준 모범사례를 현실적으로 구현하고 반려동물 항생제 관리 수준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관리자 dhkswo53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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