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전북 부안 ‘고성산양봉원’ 잘 정돈된 양봉장 모습
바야흐로 요즘은 인공지능(AI)의 시대이다. 인공지능이 거의 모든 분야에 활발하게 적용되면서 대격변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 속에서 국내 양봉산업이 갈 길은 아직 멀어보인다.
현재 국내 양봉 기술은 아직 초입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1차 산업 중에도 양봉산업은 타 농업과 축종에 비해 기술 개발과 보급은 더딘 상태다.
여기에 더해 우리나라의 농촌 인구 고령화는 이미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국내 양봉산업도 매한가지로, 젊은 피 수혈이 가장 시급히 요구되는 산업으로 전락했다.
고령화 시대에 적합한 양봉관리
더군다나 양봉업은 고령화 비중이 점차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꿀벌 질병 및 병충해 문제, 이상기후와 꿀샘식물(밀원수) 감소 영향 등으로 꿀 생산량은 매년 줄어들어 농가가 안정적인 생계마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최근 스마트 양봉이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전국적으로 시범 사업이 추진중이다. 무엇보다 스마트 양봉은 기후변화와 일손부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첨단 농업기술로, 앞으로 더 많은 농가에 도입될 전망이다. 반면에 매우 열악한 경제적 여건에 직면해 있는 양봉업 특성상 설비투자에 따른 농가의 비용 부담은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스마트팜(지능형) 양봉이란 ICT(정보통신기술) 및 IoT(사물인터넷)를 기반으로 벌통 환경을 원격제어·모니터링을 통해 생산성 향상·품질 개선·꿀벌 생존율을 높이고 노동 부담을 줄이기 위한 기술로써, 벌통 내에 온도·습도·무게·소음·진동 등 꿀벌 생육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분석하고 꿀벌 군세하락·질병 조기 경고와 벌꿀 채밀 시기를 예측할 수 있도록 고안한 첨단농장을 일컫는다.
한 예로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 행안면 삼간리 4-3 나지막한 산 아래 위치한 고성산양봉원(대표 고한규·63세)은 지난 3년 전 부안군에서 첫 시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미래형 양봉 관리 시스템 기술을 활용해 꿀벌의 건강과 농가의 노동력을 크게 절감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톡톡히 몸소 체감하고 있다.
특히나 최근 급변하는 기후변화 속에서 더욱 안정적으로 꿀벌의 생존과 번식이 가능하도록 지원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양봉산업을 위한 하나의 해법으로 스마트 양봉이 국내 양봉산업의 혁신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는 단순히 벌통을 관리하던 전통 양봉 방식을 벗어나, 정보통신기술(ICT)과 사물인터넷(IoT) 센서 기술 등을 활용해 적은 노동력으로도, 꿀벌을 보다 효율적이면서 정밀하게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한규 대표가 꿀벌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지난 10여 년 전의 일이다. 그 당시 고 대표의 직업은 양봉업과 전혀 무관한 부안군에서 자동차 엔진을 정비하는 사업장을 운영하는 전문직 엔지니어였다.
어느 날 공장 주변 나무에 자연분봉에서 나온 꿀벌무리(봉군)를 우연히 발견한 것이 양봉업에 입문한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마침, 그 당시 자동차 정비업계가 출혈경쟁이 심했던 터라 자동차 정비는 직원들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본인은 부업으로 꿀벌을 키워볼 요량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양봉 관련 지식과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것. 이에 고 대표는 “틈만 나면 주변 지인을 찾아가 양봉 사양관리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며 “특히 전문적인 양봉인의 지식을 갖추고자, 꿀벌의 생리적 특성을 이해하고,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선진지 견학도 다녀오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벌여왔다”고 말한다.
꿀벌 생육환경 실시간 모니터링
스마트 양봉을 도입한 배경에는 “기존 꿀벌사육방법으로는 벌통 내부의 온도, 습도, 산란상태, 먹이 확인 등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많다. 하지만 스마트 기술을 적용하면서부터 굳이 벌통 내검을 자주 하지 않아도 될뿐더러 벌통 생육환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이 가능해 아주 편리하다는 것”이 고 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 3년 전부터 매년 겨울나기(월동)기간에 꿀벌이 사라지는 현상으로 고성산양봉원 또한 매년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고 대표는 “정부는 꿀벌이 급격히 사라지는 원인으로 꿀벌응애 방제 시기·방법 미흡을 지목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바라보는 관점은 지난 4년전부터 급증하고 있는 무인 항공방제(드론)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일부 과수농가의 경우 친환경제제 사용보다는 살충력이 뛰어난 고농도 살충 적과제(카바릴 수화제)를 살포하는가 하면, 요즘은 과수농가뿐만 아니라 밭작물을 재배하는 농가도 드론으로 농약을 살포하고 있어 이러한 영향으로 인해 꿀벌이 폐사하거나 사라짐 현상이 매년 재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 부담 크게 줄어들어
현재 고성산양봉원은 자동사양관리기(먹이·급수), 영상(CCTV)제어장치, 가온시스템 등이 적용되어 있다. 이를 통해 개인 휴대 단말기로 총 250~300여 벌무리를 혼자서 관리하는 전업농가로서 면모를 갖추게 됐다.
이외도 2천평에 달하는 토지에 꿀벌의 먹이원인 유채 씨앗을 파종하여 보조 밀원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양봉장 주변에 쉬나무, 바이텍스, 헛개나무, 쥐똥나무 등을 심고 가꾸고 있다.
고한규 대표는 국내 양봉산업의 근본적인 문제점도 지적했다. “우리나라 양봉업은 본인이 노력만큼, 절대 소득이 뒤따라주지 않는 것이 큰 문제”라며 “이러한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사육 꿀벌 개체수 대비 턱없이 부족한 꿀샘식물(밀원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우리나라 양봉업은 절대 희망이 없다”고 단언했다.
특히, 더욱 안타까운 것은 미래 양봉업을 이어갈 젊은 세대들의 유입이 전혀 없다는 점을 크게 우려했다. 이에 고 대표는 “청년양봉인 육성은 시대적 사명으로 우리나라 농업 발전을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단순히 자금만 지원하는 방식을 넘어 체계적인 교육과 실전 경험, 그리고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종합적인 지원 대책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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