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민 수 대표
애그스카우터·
농업경제학 박사
인간에게 아낌없이 모든 것을 내어주던 소가 어느덧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 단백질의 주요 공급원인 소가 환경 부문에서만은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렸는데 이것은 소가 내뿜는 메탄 때문이다. 이산화탄소와 함께 메탄은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지구를 뜨겁게 달구는 기체이다. 메탄은 대기 중 농도가 이산화탄소보다 낮고 체류 기간도 짧으나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정도는 이산화탄소보다 80배 강하다. 메탄 발생의 대부분은 가축 사육과 화석연료의 사용 등 인위적인 행위에서 기인하며 특히 축산으로 인한 메탄 발생률이 매우 높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가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가 지구 전체 배출량의 14.5%를 차지하며 그중에서 소가 내뿜는 메탄의 비중이 70%라고 밝히고 있다. 반추동물은 사료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메탄을 발생시키는데 소의 경우 90%는 트림으로 나머지 10%는 방귀로 배출된다. 소 한 마리가 하루에 내뱉는 메탄의 양은 자동차 1대의 일일 배출량과 맞먹을 정도이다. 전 세계 소 사육 마릿수는 15억 마리 내외로 한 해 발생하는 메탄의 양은 대략 2억 톤으로 추정된다.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축산 부문에서의 메탄 감축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며 세계는 탄소 중립과 메탄 감축을 위한 실행에 들어갔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가 1995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으며 2021년 제26차 당사국총회(COP26)에서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최소 30% 감축하자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일부 국가의 경우 소가 배출하는 메탄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효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이 있다. 기술적인 방법을 통해 메탄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소에 마스크를 씌워 메탄을 중화시키는 장비도 개발되었으나 그보다 더 효율적인 방법은 메탄을 저감 시킬 수 있는 사료 원료 또는 첨가제를 쓰는 것이다. 천연물이나 화학 합성제 등을 사용해 메탄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는 연구 결과물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해조류, 마늘, 맥주 효모 등을 사료에 섞어 소에게 급여했을 때 효과적이나 대규모로 상용화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현재 인증을 받아 축산업에 사용하고 있는 것은 3-니트로옥시프로판올(3-NOP; 3-Nitrooxypropanol)이라는 합성 화합물이다. 글로벌 영양·건강·뷰티 기업 디에스엠퍼메니쉬(DSM-Firmenich)가 3-NOP를 주성분으로 한 메탄 저감제인 보베어(Bovaer)를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법적 기준 및 절차에 따라 국내 사료 회사들도 이 첨가제로 고기소용 저메탄 사료를 생산하기 시작했으나 2024년 116톤, 2025년 3천506톤에 그쳐 생산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다. 일반 사료 대비 가격이 높으며 저메탄 사료를 사용하는 축산 농가에 대한 정부의 지원금도 제한적이어서 시장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예산을 대폭 늘려 지원금의 규모를 확대하고 저메탄 축산물 인증 등의 프리미엄으로 저메탄 사료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우리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소 사료의 30% 이상, 2050년까지 100%의 저메탄 사료를 보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적극적인 지원과 노력이 이루어져야만 할 것이다.
인류가 당면한 난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세계 경진 대회를 열고 있는 엑스프라이즈(XPRIZE) 재단이 올해는 미션 메탄(Mission Methane) 대회를 열기로 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게 된다. 엑스프라이즈 재단은 1996년부터 민간 우주선 개발 경진 대회를 시작으로 해양 및 우주, 생명과학, 에너지 및 환경, 교육 및 글로벌 개발 부문 등으로 대회 범위를 확장해왔으며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1년에는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엑스프라이즈 탄소 제거(XPRIZE Carbon Removal) 대회를 열어 2025년 4월 본 대회를 마무리했으며 혁신적인 탄소 제거 기술을 보여줬던 6개 기업에 총 1억 달러의 상금이 돌아갔다. 엑스프라이즈 재단은 차기 기후 부문으로 메탄을 줄이기 위한 미션 메탄 대회를 열기로 했으며 현재 수천만 달러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탄소 제거에 이어 미션 메탄을 차기 대회로 선정한 것은 그만큼 지구온난화와 환경 파괴 문제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메탄을 대량 발생시키는 축산업에서의 기술 개발이 이번 대회의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해외에서는 유전자 연구를 통해 소화 기관 내에서 메탄 생성 미생물이 적은 유전형질의 소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미생물을 활용한 메탄 저감 연구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획기적인 연구 결과물들이 나오고 있다. 소화 기관 내에서 메탄을 먹이로 삼는 미생물인 메탄자화균을 활성화하거나 비타민 B1(티아민)의 활성형 유도체인 티아민 이인산으로 메탄 발생을 줄이는 방법도 연구됐다.
엑스프라이즈 재단의 설립자이자 회장인 피터 디아만디스는 자신의 책에서 인류가 맞닥뜨린 난제를 기술로 해결해나가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메커니즘은 상금이 걸린 경진 대회이며 여러 기술적 접근으로 다양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미션 메탄 대회가 세계 축산의 지속 가능성은 물론 우리의 축산 부문 메탄 저감 기술이 빛을 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라며 아울러 K-푸드에서 K-축산으로 이어지는 시기가 다가올 것을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