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공급망 위기와 원재료 가격 폭등은 한국 축산업에 거대한 숙제를 던졌다. 사료 원재료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실정에서 ‘원료 주권’은 이제 농가의 생존과 직결된 안보 문제가 되었다. 이런 위기 속에서 국내 유일의 비타민 원료 생산 기지를 지켜온 솔톤바이오켐(대표 주용진, 구 코파벳스페셜)이 창립 47주년을 맞아 글로벌 신제품 도입과 수출 확대를 통한 제2의 도약을 선언했다.
탄닌 활용의 난제를 풀다
지난 5일 서울 판교 소재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세미나실은 국내 사료 및 축산업계 관계자 100여 명의 열기로 가득 찼다. 솔톤바이오켐이 국내 시장에 새롭게 선보이는 고농축 탄닌 제품 ‘Tanica80(타니카-80)’의 출시를 알리는 현장이다. 단순히 제품 하나를 소개하는 자리를 넘어, 지난 수십 년간 축산 현장을 괴롭혀온 ‘가축 설사’라는 난제에 대해 기술적 대안을 제시하는 공론의 장이었다.
세미나장에서 만난 주용진 대표는 현장의 고충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가축 설사 문제는 내가 업계에 몸담은 30년 동안 변하지 않은 숙제다. 원인도 다양하고 정답도 없다”며 이번 제품 소싱의 배경을 밝혔다.
이날 공개된 ‘Tanica-80’은 효과는 탁월하지만 특유의 떫은맛 때문에 기호성이 떨어졌던 기존 탄닌 제품의 한계를 정면 돌파한 제품이다. 입안에서는 맛을 느끼지 못하고 소장에 도달해서만 분해되도록 화학적 구조를 조정한 것이 핵심이다.
주 대표는 “직접 맛을 봐도 떫은맛이 느껴지지않을 만큼 기호성을 완벽히 해결했다. 고함량 탄닌이 입안이 아닌 소장에서만 반응하는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유일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수익보다 사명감”
인터뷰를 통해 확인한 솔톤바이오켐의 저력은 우수한 제품 발굴 능력뿐만 아니라 ‘제조업의 근간’을 지키는 뚝심에 있었다. 1988년 설립 이후 축산 한 길만 걸어온 이 회사는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비타민 원료인 염화콜린을 직접 생산한다. 과거 수많은 국내 업체가 중국산 저가 공세에 밀려 생산 라인을 멈췄지만, 솔톤바이오켐만은 47년 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 대표는 경영 철학을 묻는 질문에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그는 “기업의 이윤만 생각했다면 진작에 공장 문을 닫았을 것이다. 하지만 원료 생산 기지가 국내에 있고 없고는 평상시엔 느끼지 못해도, 수급 불균형이나 가격 폭등 상황이 닥치면 그 가치가 드러난다”는 소신을 밝혔다. 국내 제조 기반의 부재는 곧 해외 공급망에 의한 가격 횡포에 무방비로 노출됨을 의미하기에,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 속에서도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며 생산을 지속하고 있다.
솔톤바이오켐의 시선은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로 향하고 있다.
지난해 솔톤바이오켐은 중동을 포함해 전체 수출 실적 300톤을 달성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특히 쿠웨이트와 파키스탄 시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수출길을 열며 신규 거점 확보라는 값진 성과를 거두었다. 장치 산업의 특성상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인 엔자임(단백질 분해 효소) 제품 ‘펄자임’이 수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솔톤바이오켐은 하반기 중동 현지 런칭 세미나를 기점으로 내년 초부터는 유럽 시장까지 영토를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향후 2~3년 내 주력 제품 라인업의 50%를 신규 제품으로 교체하는 공격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고객 눈높이’로 백 년 기틀 닦는다
현장 경험 20년 이상의 주용진 대표와 숙련된 직원들은 솔톤바이오켐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사료회사의 R&D 및 마케팅 니즈를 정확히 꿰뚫고 있는 이들은 우수한 글로벌 제품을 발굴해 공급하는 것은 물론, 사료사별 맞춤형 솔루션을 제안하는 파트너를 지향한다.
주 대표는 “우리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고객사의 눈높이에서 농가의 고충을 기술로 해결하는 파트너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통의 저력에 기술의 날개를 단 솔톤바이오켐의 2026년은 한국 축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원료 주권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자 세계 시장을 호령하는 기술 선도 기업으로서 그들이 써 내려갈 새로운 백 년의 역사가 기대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