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건 수사 의뢰·96건 제도개선…정부 “농협 전반 개혁방안 마련”
[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정부가 농협 비위 근절과 조직 투명성 강화를 위해 실시한 정부합동 특별감사에서 농협중앙회와 자회사, 일부 회원조합에서 비리와 전횡, 특혜성 거래, 방만한 예산 운영 등 구조적 문제가 광범위하게 확인됐다.
정부는 국무조정실, 농림축산식품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감사원, 공공기관 및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정부합동 특별감사반’을 통해 지난 1월 26일부터 농협중앙회와 자회사, 회원조합 등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고 3월 9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농식품부가 지난해 실시한 선행감사의 후속 조치로, 농협 운영 전반의 실태를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감사 결과 농협 중앙회 핵심부의 비리와 전횡이 다수 확인됐다. 현 중앙회장이 농협재단 사업비를 유용해 조합장과 조합원 등에게 선물·답례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비롯해, 재단 간부의 공금 유용, 언론 기사 무마를 위한 광고비 증액 집행 의혹 등 위법 소지가 있는 사례가 드러났다. 또한 조직개편 의결 미이행, 자의적 포상금 집행 등 중앙회장의 독단적 조합 운영 사례도 확인됐다.
특혜성 대출과 계약도 문제로 지적됐다. 중앙회가 특정 업체에 거액 신용대출을 제공하거나 퇴직 임원이 재취업한 업체에 대출을 승인하는 등 무원칙적인 금융 지원이 있었고, 중앙회와 자회사들이 상대방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해 손해를 발생시킨 사례도 확인됐다. 특히 수의계약을 금지하는 규정을 온라인 쇼핑몰 방식으로 우회하거나 허위 견적 비교 등 계약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관행도 다수 적발됐다.
방만한 예산과 재산 관리도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조합장과 임원들에게 각종 수당과 고가 기념품이 제공됐으며, 퇴직 시 황금열쇠나 전별금을 지급하는 관행도 확인됐다. 일부 계열사는 업무 연관성이 낮은 해외연수를 조합장에게 지원하거나, 법인카드로 골프비용을 과도하게 결제하는 등 사적 사용이 의심되는 사례도 발견됐다. 또한 중앙회 예산의 약 60%가 지출 항목을 사전에 정하지 않은 상태로 운영되는 등 농협법상 예산 원칙을 위반한 사례도 확인됐다.
회원조합에서도 분식회계, 권한 남용, 채용 비리 등이 적발됐다. 일부 조합은 연체 대출 금리를 임의 조정하거나 대손충당금을 축소해 재정 부실을 은폐한 뒤 배당까지 실시했으며, 비상임이사 배우자 업체와 특혜성 계약을 체결하거나 조합장이 자신의 징계를 스스로 심의하는 등 권한 남용 사례도 확인됐다. 또한 채용 과정에서 특정 지원자 정보를 면접관에게 제공하는 등 인사 개입 사례와 광고비 등을 이용한 개인적 선물 구매 등 조합 재산의 사적 사용도 드러났다.
감사 결과 이러한 문제의 배경에는 내부 통제장치의 부실과 선거 제도의 취약성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준법감시인과 감사위원회가 내부 인사 중심으로 구성돼 핵심 간부의 비리나 특혜성 거래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고, 금품에 취약한 선거 구조 역시 비리 발생의 주요 요인으로 지적됐다.
정부는 이번 감사에서 공금 유용, 특혜성 대출·계약, 분식회계 등 위법 소지가 큰 14건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고, 예산 운영과 내부 통제 등 96건의 제도 개선 사항을 마련해 시정 조치를 요구할 방침이다.
정부는 앞으로 특별감사 결과와 농협개혁추진단 논의를 토대로 농협의 지배구조와 내부 통제, 선거 제도 등을 포함한 근본적인 개혁 방안을 마련해 조속히 발표할 계획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