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육가공업계가 들끓고 있다.
이마트에 대한 돼지고기 납품 과정에서 수차례 담합 행위가 이뤄져 왔다며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수십억원대의 과징금 부과와 함께 검찰 고발이 이뤄진데 이어 농림축산식품부 마저 시장 교란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데 따른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원가보장 없는 ‘최저입찰’
육가공업계는 우선 ‘슈퍼을(乙)’ 의 행위라도 적자가 줄어든다면 '부당이익'이라는 공정위 결정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과징금 부과 대상인 육가공업체 관계자는 “대형유통점에 납품을 하지 못해 신선육을 냉동으로 전환하는 순간 적자의 위험성을 떠안아야 한다. 육가공업계로선 대형유통점이 ‘슈퍼갑(甲)’ 인 셈”이라며 “때문에 원가 마저 보장되지 않는 대형유통점의 ‘최저가 입찰제’ 폐해 속에서 출혈경쟁을 최소화 하기 위한 실무자간 정보교환 행위까지 담합으로 모는 건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매시장을 통해 사실상 국산 돈육 제품의 원가가 공개되고 있는 현실에서 공정위가 언급한 ‘부당이익’ 은 국내 육가공업계 입장에선 엄두조차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슈퍼갑’ 견제장치는 전무
반면 할인 행사에 따른 부담을 육가공업계에 떠넘기는 등 ‘슈퍼을’ 이기에 감수할 수 밖에 없는 대형유통점들의 행위에 대해서는 어떠한 견제 장치도 없음을 지적하며 정부의 이중적인 잣대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또 다른 육가공업체 관계자는 "육가공업계의 현실이 조금이라도 언론 등을 통해 조명됐다면 '법을 몰랐던 게 실수'라며 자위하고, 억울함도 덜 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육가공업계가 부당이익을 취하는 바람에 소비자만 피해를 보게 됐다는 식의 공정위 발표와 이로인한 여론의 싸늘한 시선이 우리를 더 힘들게 하고 있다”고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처럼 공정위에서 시작된 육가공업계의 불만은 연이어진 농식품부의 ‘때리기'를 계기로 극에 달하고 있다.
“산업구조 알면 불가능한 정책”
농식품부는 최근 일부 육가공업체에서 과도한 재고량을 장기 보유하는 방법을 통해 인위적으로 가격 상승을 주도, 햄 · 소시지용 후지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정황이 포착됐다며 현장 점검에 착수했다.
육가공업계는 이에 대해 공개된 원료돈 가격을 토대로 한 가격협상 등 정상적인 영업 행위까지 불법으로 내몰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가격만이 수입과 국내산 원료육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는 2차 육가공업계를 붙잡기 위해 통상 시장 가격 보다 낮은 수준에서, 그것도 가격적으로 불리한 냉동육 형태로 공급하며 손실을 감수하고 있는 육가공업계의 판매 구조를 조금이라도 파악하고 있다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해당 육가공업체 관계자는 “삼겹살 시장이 한계 상황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 후지 시장까지 모두 수입육에 빼앗기게 되면 국내 업계는 버티기 힘들다. 장기보관에 따른 경제적 부담도 크다”며 “더구나 국내외 가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마당에, 재고량을 끌고 가며 (후지)가격을 올린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결국 농식품부의 논리대라로면 손해를 보더라도 2차 육가공업계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육가공업계는 반박하고 있다.
"대기업만 밀어주기냐"
일각에선 “2차 육가공업계의 억측만으로 보도자료까지 발표하며 육가공업계를 압박하는 농식품부의 행태를 납득할 수 없다”며 “대기업이 주류인 2차 육가공업계가 가격 협상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할당관세 혜택으로는 부족한지, 이제는 시장 논리 마저 무시하는 제품 판매를 강요하고 있다”고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육가공업계는 취약한 수익구조와 악화일로의 사업 환경으로 인해 경영 부담의 분산이 가능한 계열화사업체가 아닌 경우 사업 유지가 힘든 실정임을 호소해 왔다.
무엇보다 공정위와 농식품부의 압박 대상에 생산자조직인 양돈조합들이 대거 포함되면서 그 부담이 양돈농가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공정위의 결정에 대한 행정소송도 심각히 검토되는 등 육가공업계의 반발과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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