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가축분뇨법, ‘역사’를 알면 ‘답’이 보인다 (상)

  • 등록 2026.04.01 08: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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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 한국축산경제연구원 대표 / 전 농식품부 축산자원순환팀장
‘축분뇨 자원화 정책’ 법률적 뒷받침...농식품부 환경부 공동 제정

‘폐수’ 시각으로 접근
우리나라 가축분뇨 정책은 자원화가 아니라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폐수 관리 정책에서 출발했다.

초기에는 축산업이 경종농업의 보조적 형태로 이뤄지며 가축분뇨가 자연스럽게 농경지에 환원되었기에 정책 개입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축산업의 전업화 · 규모화로 인해 가축 사육두수와 분뇨 발생량이 급증, 농경지 수용능력을 초과한 분뇨가 본격적인 환경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가축분뇨의 발생량 대비 오염부하가 매우 높아지면서 하천 및 수계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됨에 따라 정부는 ‘오수·분뇨 및 축산폐수의 처리에 관한 법률’(이하 오분법)을 통해 가축분뇨를 ‘축산폐수’로 규정, 정화처리 위주의 정책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분뇨는 ‘자원’ 이라기 보다 처리해야 할 ‘오염원’으로 인식됐고, 농림부(현 농림축산식품부, 농가 지원, 자원화 담당)와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 규제, 공공처리시설 담당)로 나뉜 이원적 추진체계가 구축되면서 정책 연계 부족과 행정의 비효율이 지속되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부처간 분절적 대응 ‘한계’
현장에서는 축산농가의 분뇨처리시설 운영 미흡 및 방치, 액비 무단방류, 퇴비 노천적치 등 부적정 처리, 저품질 퇴·액비로 인한 경종농가 기피, 농경지 양분 과잉에 따른 토양·수질오염, 공공처리시설의 낮은 가동률과 처리효율 등 다양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났다.
축산농가의 규모 확대와 지역별 축산 밀집 현상은 일부 지역에서 가축분뇨 발생량이 농경지의 비료 수요를 넘어서는 상황을 가져왔고, 환경 오염 뿐만 아니라 지역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결국 기존의 가축분뇨 정책은 사후처리 중심, 규제 위주 관리, 부처 간 분절적 대응이라는 한계를 드러내며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의 필요성이 제기 되기됐다.


가축분뇨 자원화의 ‘출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4년 농림부와 환경부 공동으로 ‘가축분뇨 관리·이용대책’ 을 수립했다.
이는 기존 정책의 한계를 반영, 가축분뇨를 단순한 폐기물이 아닌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을 시도한 것이 핵심이다. 자원화 확대, 양분총량 관리 도입, 친환경 축산 기반 구축, 경종농업과의 연계 강화 등이 주요 전략으로 제시되며 이후 법 제정 방향의 기초가 됐다.
이러한 가축분뇨 정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이하 가축분뇨법)이 마침내 지난 2006년 제정되면서 가축분뇨 정책은 ‘처리’에서 ‘자원순환’으로 전환되는 계기를 맞이했다.
동 법률은 가축분뇨를 적정하게 자원화 하거나 처리, 수질오염을 줄이고 환경과 조화되는 축산업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배출시설·처리시설 관리, 퇴·액비 살포, 공공처리, 이용촉진 등 전 주기를 규율하는 체계를 도입했다.


경축순환 기반 조성
지난 2005년 농림부의 자연순환농업팀(2007년부터 축산자원순환과로 개편) 설치를 계기로 자연순환농업 정책이 본격 추진되기 시작했다.
자연순환농업 정책은 축산과 경종을 연계해 가축분뇨를 농경지에 환원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함으로써 공동자원화시설 확충 등 경축순환 기반 조성이라는 가축분뇨법의 핵심 철학과 직접적으로 연결됐다.
또한 지난 2007년 ‘가축분뇨 해양배출 감축 5개년 계획’을 수립, 해양배출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축소한 결과 2006년 약 261만 톤에 달하던 해양배출 물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2012년에 이르러 가축분뇨 해양투기 ‘제로'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는 가축분뇨 처리체계가 해양투기 의존형에서 육상 자원화 중심으로 전환되었음을 보여 주는 상징적인 성과이기도 하다.
이후 정부는 공동자원화시설, 액비유통센터, 바이오가스 등 에너지화 시설을 확대하며 자원화 정책을 적극 추진한 결과 자원화 비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한편 지역 단위 계획과 통합관리 체계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점진적으로 보완·발전돼 왔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이일호 yol2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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