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프롤로그
양돈장 뒤흔드는 PRRS ‘더 이상 품고 살 수 없다'
전국 상재 속 고병원성 확산…생산성·수익성 직격탄
종합 관리·민관협력 해법 부상…덴마크 전략 ‘주목’
양돈농가는 ‘PRRS’라는 말만 들어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PRRS는 현 시점 양돈장 최대의 적이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가장 피하고 싶은 질병이다.
수의전문가들에 따르면, PRRS는 이미 전국 양돈장에 상재돼 있다. 청정 양돈장을 만나기 버거울 정도다.
북미형, 유럽형, 혼재형 등 발생 양상도 복잡하다. 특히 지난 수년 사이에는 병원성이 더 센 ‘고병원성 PRRS’가 급속 확산세다.
고병원성 PRRS는 모돈의 경우 유산, 일부 폐사 등을, 자돈에서는 폐사, 호흡기 질환 등을 일으키며 양돈 생산성과 농가 수익성을 쭉쭉 빨아먹고 있다.
최근 출하가 줄었다고 하면, 그 이유 맨 앞에 ‘PRRS’가 놓인다. 그만큼 피해가 크다.
수의전문가들은 하나같이 PRRS 문제를 풀지 않고서는 양돈선진국으로 올라설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백신을 많이 쓰고 있을 뿐 아니라 차단방역, 사양관리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왜 발생하고, 퍼져나갔을까.
물론 심한 변이, 면역회피 기전, 더딘 중화항체 형성 등 PRRS 바이러스 특성이 방역을 어렵게 한다.
하지만 주위에는 PRRS를 극복한 사례가 적지 않다.
여기에는 위생적 사양관리, 차단방역, 정기 모니터링, 꼼꼼 백신접종 등 종합 관리라는 공통점이 있다.
더욱이 방역당국이 관심을 갖고, 최근 PRRS를 포함하는 민·관 협력 돼지 소모성질병 방역대책을 내놨다.
국가적으로 관계자들이 힘을 모아 능동대응하고 있는 ‘덴마크 PRRS 감소 전략’ 역시 좋은 모델이 될 만하다.
품고 살 수 없는 질병 PRRS. 그 해결책을 찾는 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농식품부 돼지 소모성질병(PED·PRRS) 방역대책
2030년까지 PRRS 청정농장 인증비율 50% 목표
인증제·모니터링·지도지원 '지속가능 양돈 총력'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23년 12월 민간주도 ‘돼지질병 민·관·학 방역대책 위원회’를 꾸리고, 전문가 회의 등을 거쳐 2025년 11월 ‘돼지 소모성질병 방역대책’을 마련했다.
이 방역대책은 ‘지속 가능한 양돈산업 실현, 국민에게 건강한 먹거리 제공’을 비전으로 한다.
PED의 경우 2028년 종돈장 214개소 청정화, 일반농장 전국 발생률 3% 이하가 목표다.
PRRS 목표로는 2028년 종돈장 214개소 청정화, 2030년 청정농장 인증비율 50%를 내걸었다.
△질병진단·정보공유 강화 △올바른 백신접종 환경 조성 △고위험 요인 방역체계 개선 △ICT·AI 기반 방역관리 △청정화 농장 인증제 도입 등이 주요과제다.
특히 PED·PRRS 청정농장 인증제가 추진된다.
그 과정에서 농가, 지방정부, 수의사, 가축방역기관 등이 참여하는 지역단위 자율방역 추진협의회를 구성, 지위험 지역부터 우선 청정화에 나선다.
농장단위 청정화는 위험도 평가→청정화 전략→청정인증→청정유지 단계를 밟게 된다.
보다 꼼꼼하고도 체계적인 질병 모니터링도 가동된다.
올해부터는 양돈수의사가 농가를 방문, 시료채취 후 24시간 이내에 가축방역기관에 송부해 검사결과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게 된다.
시·도 가축방역기관 유전자검사(PCR)에서 양성이 나오면 관계자들에게 즉각 알리고, 그 시료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전달한다.
이번 모니터링 참여농가에서 PED·PRRS 양성이 검출됐다고 하더라도, 가축 이동제한 조치를 적용받지 않는다.
컨설팅 자문단은 방역시설, 방역수칙 역량 강화 등을 의무교육 받는다. 자문단(59개반)은 농가 스스로 질병, 사양, 방역시설 등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니콜라이 로사거 베버 덴마크 농식품위원회 수의사가 밝히는 덴마크 PRRS 감소 전략

PRRS 감소 전략 '전체 농가 중 75% 음성 등급'
농가·수의사·정부·업계 적극 참여 '2022년 스타트'
광범위 지역 청정화 달성 '건강증진 생산성향상'
니콜라이 로사거 베버(Dr. Nicolai Rosager Weber) 덴마크 농식품위원회 수의사(수의학 박사)는 지난 2022년부터 ‘덴마크 국가 PRRS 감소 프로그램’을 총괄해 오고 있다. 음성률 등에서 성공적인 덴마크 PRRS 관리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우리나라를 방문한 베버 수의사로부터 ‘덴마크 PRRS 감소 전략’을 들어봤다.
-덴마크 양돈 현황은
2024년 기준으로 모돈 95만두 등 총 3천90만두 규모다. 연간 도축물량은 1천450만두다. 전체 돼지고기 생산물량 중 90%, 연간 30kg 자돈 1천640만두를 수출하고 있다.
PSY(모돈당 연간 이유자돈수) 35.6두, 모돈 복당 생존 산자수 18.5두 등 생산성을 보인다.
-차단 방역수칙이 따로 있나
수년 전부터 잔반급여를 전면금지하고 있다.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살아있는 돼지를 수입할 수 없다.
모든 농가는 중앙축산에 등록되며, 이동기록은 정보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다. 국경 통과 시 차량을 꼼꼼하게 소독·세척한다.
특히 SPF 시스템을 통해 농장 사이 높은 수준 차단방역이 가동된다.
-SPF 시스템이라면
Specific Pathogen Free 약자다. 지난 1971년 양돈 업계가 주도해 설립됐다.
PRRS 1형·2형을 포함해 8개 돼지 전염병을 관리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SPF 농장 돼지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참여농가에는 위생등급이 부여되고, 농장 사이 돼지 거래·운송 시 이 등급이 활용된다.
덴마크 모돈 80% 가량이 SPF 모돈이며, 구매하는 모든 종돈은 SPF 위생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덴마크에 PRRS 감소 전략이 있다던데
돈군 건강증진, 항생제 사용 감소, 동물복지 개선, 생산성 향상 등을 내걸고, 2022년 5월 시작됐다.
도축단계 비육돈 PRRS 바이러스 혈청 음성비율을 2022년 25%에서 2026년 75%, 모돈 음성비율을 2022년 58%에서 2026년 85%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했다.
양돈농가(덴마크 농식품위원회), 수의사(덴마크 수의사협회), 정부(덴마크 수의식품청), 가공업체(돼지도축장협회) 등이 협력해 참여하고 있다.
덴마크는 현장에서 검증된 SPF 시스템, PRRS 음성 후보돈, 우수 데이터시스템, 전문지식 등 PRRS 감소 전략을 추진할 적합 조건이 충족돼 있었다.
-전략 적용 방식은
1단계로 2023년 모돈 10두 또는 비육돈 100두 이상 농가(약 4천500호)에 대해 PRRS 바이러스 검사를 의무화했다.
양성농가 대상으로는 전담수의사가 매월 임상예찰을 실시한다. 임상증상이 발현하면 의무적으로 혈액을 채취, PCR 검사에 들어간다.
도축업계는 PRRS PCR 양성농가에서 출하된 비육돈이라면, 지육 Kg당 가격을 차감한다.
2단계는 2026년부터다. 양성 비육장에서 바이러스 항원을 검사하고, PRRS 양성 돼지를 이동제한한다. PRRS 상태에 따라 지역별 차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한다.
-PRRS 지역청정화도 포함되나
발생률이 낮은 지역에서는 바이러스 퇴치에 착수했다. 예를 들어 본흘름섬을 제외한 덴마크 동부 지역에서 지역청정화에 나섰다.
발생률이 높은 지역에서는 PRRS 바이러스 박멸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그 과정에서는 지역별 리더를 선임하고, 자조금 지원을 받은 재정 모델을 도입했다. 이 자조금(Pig Levy Fund)은 사육농가, 유통업제 등이 의무납부해 조성된 기금이다.
PRRS 지역청정화는 지역내 바이러스 순환감소, 모돈군 안정화, 음성자돈 흐름, 양성 비육사 비우기, 모돈 음성화, 청정지역 선포 등 단계를 밟게 된다.
-PRRS 감소 전략 성과는
항체 음성 선언(신고) 비육돈 비율은 2023년 1월 46.0%, 2024년 1월 61.5%, 2025년 1월 66.6%, 2026년 1월 72.4% 등으로 개선됐다.
항체 음성 선언(신고) 모돈군 비율 역시 2023년 58.4%, 2024년 1월 67.4%, 2025년 1월 72.2%, 2026년 1월 76.0% 등으로 쑥 올라왔다.
음성 모돈농장은 2023년 1월 874개, 2024년 1월 912개, 2025년 1월 965개 등으로 크게 증가했다.
2022년 5월 이후 4년간 덴마크 국가 PRRS 감소 전략에 매진한 결과, 전체 농가 중 75% 가량이 PRRS 바이러스 음성 위생등급을 보유하게 됐다.
특히 광범위한 지역이 PRRS 청정화를 달성했다.
-평가와 계획, 그리고 조언은
통제·박멸 상황을 볼 때 덴마크 PRRS 감소 전략 모델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돼지 거래에 주의해야 하고, 관계자들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
2027년까지 바이러스학적 PRRS 상태를 확립하게 된다.
아울러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예찰을 강화해 발생지역에서는 감소·박멸을, 청정지역에서는 그 유지에 총력을 기울여나갈 예정이다.
PRRS 바이러스가 없는 돼지에서 생산성이 높고, 항생제 사용을 줄일 수 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