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재의 축산 인사이드 15> 왜 지금, 축산업은 6차 산업인가

  • 등록 2026.04.22 14:5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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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넘어 지역과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 구현

[축산신문]

 

최윤재 명예교수
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6차산업은 농업 생산(1차)에 가공(2차), 유통·체험·관광·교육 등 서비스(3차)를 결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모델이다. 문제는 6차산업 개념이 등장한 지는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이를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6차산업을 시도할 수 있는 산업이 제한적이라 그 성공 사례 또한 많지 않기 때문이다.
축산업은 다르다. 축산업은 이미 6차산업의 조건을 충분히 갖춘 산업이다. 가축과 농장, 초지와 경관, 식문화와 생태 환경까지 모두가 자산이 될 수 있다. 단순히 원료를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공·브랜드화·직거래·체험·교육·관광으로 확장할 수 있는 구조를 본질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지금, 축산업은 6차산업으로의 전환을 고민해야 하는가. ‘얼마나 많이 생산할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지역과 함께 가치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에 온 축산업의 입장에서, 그 전략적 대안은 바로 6차산업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6차 산업, 축산업을 일자리 산업으로 바꾸다
우선 일자리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6차산업은 전략적 의미가 크다. 축산업이 사육 단계에만 머물 경우 고용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가공, 유통, 마케팅, 체험 운영, 교육 기획, 관광 서비스, 브랜드 관리까지 확장하면 산업의 고용 흡수력은 전혀 다른 차원으로 커진다. 이는 단순 노동이 아니라 기획·홍보·디자인·식품가공·서비스 운영 등 다양한 직무를 만들어낸다.
이미 이탈리아의 경우 농업과 관광을 결합한 모델을 ‘아그리투리즈모(Agriturismo)’로 제도화해 오래전부터 운영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파르마 지역의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 산업이다. 엄격한 동물 사육 기준과 원산지 보호 제도(PDO)를 기반으로 생산·가공·관광을 결합한 6차산업 모델로 자리 잡았다.
여기서 소비자들은 단순히 치즈를 사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환경, 생산 방식을 함께 경험하며, 그 가치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한다. 이러한 생산과 체험의 결합은 농업을 관광과 연결해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축이 되고 있다.
결국 축산업의 6차산업화는 생산량 확대 전략이 아니다. 그것은 부가가치를 지역 안에 남기고, 다양한 직무를 창출하며, 청년이 참여할 수 있는 산업 구조를 만드는 전략이다.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축산업, 그리고 일자리 산업으로서의 축산업. 6차산업은 바로 그 전환의 가장 현실적인 경로가 될 수 있다.


축산업의 스토리텔링 전략…국민과 소통
6차산업의 발전은 단순히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국민의 축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통로가 된다. 오늘날 학생들에게 갈치를 그려보라고 하면 바다를 헤엄치는 생선이 아니라 마트에서 판매되는 토막 난 갈치를 그린다는 이야기가 있다. 웃어 넘기기 어려운 현실이다.
우리가 먹는 축산물과 수산물이 어디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생산되는지에 대한 이해 없이 소비만 이루어지는 문화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가축과 환경, 사육 과정에 대한 인식 없이 축산물을 무분별하게 소비하는 구조는 결국 산업과 사회 모두에게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이 지점에서 6차산업 모델은 하나의 해법이 된다. 농장이 체험 공간이 되고, 교육의 장이 되며, 소비자와 생산자가 직접 만나는 소통의 창구가 될 때 축산업은 닫힌 산업이 아니라 열린 산업으로 전환된다. 어린이와 청년이 농장을 방문해 가축을 보고, 사육 과정을 이해하고, 가공 체험을 하며 축산의 가치를 배우는 경험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산업을 지키는 문화의 형성 과정이다.
아울러 6차산업은 축산업이 지역과 관계를 맺는 방식을 바꾼다. 농장이 폐쇄된 생산 공간에 머무를 때 갈등은 커지지만, 소비자가 찾아와 이해하는 공간이 될 때 신뢰는 쌓인다. 결국 6차산업은 경제 전략이자 교육 전략이며, 동시에 신뢰 회복 전략이다. 지역과 함께 성장하고, 사회와 소통하며, 다음 세대에게 축산업의 가치를 전하는 구조를 만들 때 산업의 지속 가능성도 함께 확보될 수 있을 것이다.

 

환경과 수익을 함께 잡다
6차 산업으로 여는 축산업의 지속가능성

오늘날 친환경 축산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6차산업으로의 전환은 결과적으로 축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일석이조 전략이 될 수 있다. 환경보전과 자연순환, 동물복지는 6차산업의 부가 요소가 아니라 전제 조건이기 때문이다. 깨끗한 환경과 건강한 가축, 안전한 축산물이 확보되어야 체험과 관광, 교육이 가능하다.
실제로 최근 6차산업 성공 사례의 공통점은 ‘환경친화적 축산’에 있다. 분뇨 자원화와 바이오가스 생산, 악취 저감 기술, 동물복지형 사육 환경은 더 이상 비용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로 인식된다.
자연스레 6차산업으로의 전환은 친환경 축산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일본 홋카이도의 낙농 관광 모델도 마찬가지다. 깨끗한 초지 관리와 동물복지 기준을 유지하는 목장은 체험 관광과 직결되고, 이는 지역 일자리와 농가 소득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선순환을 만들어냈다.
마지막으로 6차산업 모델로서의 축산업은 결코 한 농가의 노력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지자체의 정책적 지원, 협동조합의 조직력, 마을 기업의 실행력, 주민의 참여가 결합될 때 비로소 축산업은 지역 경제를 연결하는 허브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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