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돈가 잡아라”…정부, 도매시장 개입카드 ‘만지작’

  • 등록 2026.04.24 15: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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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상장물량 확대 통한 가격안정 방안 검토
민간 협조 여의치 않으면 직접 개입 가능성도 시사
업계 “인위적 가격통제…도매시장 입지 위협될수도"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정부가 돼지가격 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도매시장 직접 개입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월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농협 축산경제와 대한한돈협회 등 생산자단체,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한국육가공협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갖고 돼지고기 수급 및 가격 대책을 논의했다.

농식품부는 이 자리에서 최근 도매시장 상장 물량이 감소하며 돼지 지육가격이 급등, 소비자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물가 불안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따라 실효성을 기대할 수 있는 단기적 가격안정 대책으로 도매시장 상장물량 확대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매시장을 통해 전국의 가격이 결정되고 있는 국내 돼지 유통구조를 겨냥한 것이다.

농식품부는 이를위해 민간 자율적인 도매시장 출하 확대가 여의치 않을 경우 정부의 직접 개입 가능성까지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양돈 및 돈육업계에서는 사실상 ‘돼지가격 통제’ 정책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할당관세를 통한 수입 확대 등 시장의 자율성은 보장하되 ‘양적 완화’ 라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돼지 및 돼지가격 안정을 도모해 왔던 수준을 넘어 극단적인 시장 개입을 선언한 것과 다름 없다는 것이다.

육가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높은 원료돈 가격은 우리(육가공업계)도 큰 부담”이라면서도 “하지만 전체적인 돼지 수급 상황이 반영돼야 할 도매시장 가격을 강제적으로 끌어내리겠다는 정부의 생각은 자유시장경제 체제하에선 선을 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쌀과 우유 등 정부 통제하에 생산과 유통, 가격이 결정되고 있는 일부 농축산물과 같은 접근방법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인 것이다.

정부의 생각이 현실화 될 경우 돼지 도매시장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육가공업체 관계자는 “도매시장은 투명성이 생명이다. 물가안정을 위한 정부 조치라도 해도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행위가 공공연히 이뤄진다면 도매시장을 누가 믿겠나. 앞으로 존속 자체를 장담하기 어려워 질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양돈 현장의 동요도 감지되고 있다.

경기도의 한 양돈농가는 “공급이 줄었다는 건 그만큼 팔아먹을 돼지가 없다는 의미다. 여기에 크게 오른 생산비까지 모두 양보한다고 해도 돼지가격 하한선에 대한 보장없이, 상한선을 두고 관리하겠다는 정부 방침이라면 돼지농사를 짓지 말라는 것”이라고 경계하기도 했다.

양돈업계는 따라서 돼지 사육기반 위축이 필연적인 과도한 규제 개선을 비롯해 축사시설현대화 지원 확대를 통한 생산성 향상 등 근본적인 돼지고기 공급 확대 방안이 우선 필요함을 한목소리로 주문하고 있다.

더구나 육가공 및 도축업계에서는 전기료 부담이나 나프타 이슈 및 유류가격 상승 등에 따른 돼지고기 납품가격 인상이 불가피함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지방선거까지 앞둔 현 시점에서 당장 소비자를 달랠 수준의 돼지고기 가격 관리 압박을 받고 있는 농식품부가 도매시장 개입 카드를 쉽게 포기할 수 있을지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이일호 yol2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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