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지난 2011년 애플이 스마트폰기반 음성인식 프로그램 ‘시리(Siri)’를 출시하면서 인공지능서비스는 본격적인 상용화시대를 맞게 되었고 그 이후 불과 10여년이 지난 오늘에는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필수적인 사회 인프라로 자리매김하였다.
수의분야에도 이미 인공지능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가 개발되어 실용화단계에 접어들고 있는데 반려동물의 엑스레이를 분석해 수의사의 진료를 돕는 동물의료 AI 서비스인 ‘엑스칼리버’가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병원에서 촬영한 엑스레이 이미지를 전용 클라우드에 업로드하면 머신러닝을 통해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질환의 위치와 비정상 소견 등 분석 결과를 15초 이내에 제공한다. 개발업체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반려견의 근골격계, 흉부 및 심혈관계, 복부질환 등 주요 질환 대부분을 탐지할 수 있으며 전문임상가의 판독 결과와 86~94% 수준으로 일치하여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한편 종양진단에서도 AI 이미지 분석기술은 매우 효과적이고 강력한 보조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연구팀은 종양 케이스 이미지를 레이블하여 학습시킨 후 레이블하지 않은 이미지를 주고 테스트한 결과, 학습을 반복할수록 오차가 줄어들고 정확도가 99%까지 높아졌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하였다.
학계에서는 이러한 이미지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림프종(Lymphoma), 반응성 림프절(reactive lymph node) 등 반려견에서 호발하는 다양한 종양을 감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임상병리검사를 자동화하고 그 결과를 평가 해석하여 질병진단이나 치료방향 선정, 예후판단 등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보조진단 서비스가 수의 임상가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인공지능과 고해상도 디지털 이미지분석, 방대한 임상데이터, 신경망 네트워크 등 첨단기술을 조합하여 상용서비스에 들어간 IDEXX의 ‘SediVue Dx' 나 Zoetis의 ‘Vetscan Imagyst’ 등이 선두주자로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고 있다.
이 밖에도 진료, 검사, 행정, 협진, 사후관리 등 병원운영 전 과정을 하나의 구조로 연결한 생성형 AI기반의 EMR(Electronic Medical Record, 전자의무기록시스템)도 수의분야에서 보편화되고 있다.
인공지능서비스가 사회 각 분야는 물론 국민생활에 미치는 막대한 파급효과를 고려하여 정부도 지난해 국가 인공지능정책을 총괄하는 최상위기구인 ‘인공지능전략위원회’를 출범시키고 AI 3대강국 도약이라는 야심찬 비젼을 제시하면서 관련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였다.
반면 올해초에는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약칭 인공지능기본법)’을 시행함으로써 생성형 AI의 투명성과 안전성 확보에 대한 본격적인 규제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궁극적으로 보면 관련기술의 발전속도 만큼이나 인공지능기술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과 산업여건도 변화무쌍하고 매우 복잡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수의분야 인공지능기반 서비스가 급변하는 AI 생태계에 안착하고 발전을 거듭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미래전략과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먼저 수의 업무의 특수성을 반영한 다양한 알고리즘 연구개발이 핵심과제로 생각된다. 머신러닝을 구동하기 위한 수의분야 데이터세트는 양적, 질적으로 매우 부족할 뿐만 아니라 현실의 사용환경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정보획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인공지능의 성능이 학습데이터에 의존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데이터 형식과 수집플랫폼을 표준화하고 유효성 검증체계를 갖추는 작업도 매우 시급하다.
또한 인공지능 확산에 따라 불가피하게 제기되는 도덕적, 윤리적 책무에 대한 심층적인 검토와 관리대책 마련도 피할수 없는 현실이다. 인공지능 기반 임상기술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규제시스템, 데이터수집 적정성, 수의사와 축주간 상호작용을 포함한 사회관계의 변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려깊은 접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강조하고 싶은 점은 인공지능기반 수의 서비스 산업의 지속성을 담보하고 미래세대를 책임질 전문인력양성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넘쳐나는 정보로부터 의미 있는 지식을 추출하는 능력, 데이터 리터러시(literacy)는 물론 인공지능 업무환경에서 축주와의 공감과 소통기술을 효과적으로 교육하기 위해서는 수의과대학 정규 교과과정에 관련강좌를 도입하는 등 장기적인 실천계획 수립에 지혜를 모아야 하겠다.
더불어 졸업이후에도 업무현장에서 수의 직역별로 전문분야에 맞는 인공지능모델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포함한 전주기 역량강화에도 전향적인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
축산신문, CHUKSAN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