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한국우병학회, 국내 만연 설사·유산·폐사·체중감소 '경제적 손실'
검사 지원 확대·지속감염우 조기도태 '제도화' 적정백신 접종도
블루텅 등 매개성질병 대비도...농식품부, 법정전염병 개편 추진
구제역(FMD) 등 재난형 질병 뿐 아니라 소바이러스성설사병(BVD) 등 소 생산성저하 질병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전문가 진단이 제기됐다.
한국우병학회(회장 김희원)는 지난 4일 대전에 있는 KT대전인재개발원에서 제31차 학술대회를 열고, 소 현안질병 대응방향 등을 살폈다.
이날 이동식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국장은 “질병다양화, 인수공통전염병 확산 등 방역여건이 바뀌었다. 중앙정부 주도 방역, 사후 대응, 주요 가축전염병 집중 등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공직수의사 부족, 질병분류 불명확 등 인적·제도적 기반 미흡도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따라 자율방역, 사전예방, 신종·소모성 질병, 인프라 등으로 방역정책을 개편, 추진 중이다. 특히 소바이러스성설사병,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등 축산 현장에 큰 피해를 주고 있거나 사람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질병을 법정 가축전염병(3종)으로 신설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엄재구 전북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국내 소 농장에 만연해 있는 소바이러스성설사병은 설사는 물론, 유산, 폐사, 체중감소 등을 유발하는 대표적 소모성 질병이다. 특히 지속감염(PI)우는 많은 바이러스를 지속적으로 배출하며, 소 농장 전체를 오염시키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대략 1~2% 가량이 지속감염우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내 인식도 조사 결과, 소바이러스성설사병 피해액은 현재 감염률 10%를 기준으로 연간 970억원에 달한다. 한우(50두 농가) 두당 28만원, 젖소(80두 농가) 두당 12만원 경제적 손실을 보고 있다. 인식 대비, 방역실천율이 낮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바이러스성설사병 청정화에는 최소 5년~10년 이상이 소요된다”면서 “소바이러스성설사병을 2%로 낮출 경우, 연간 피해액이 223억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소바이러스성설사병을 법정 가축전염병으로 지정하고, 백신·검사 비용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또한 지속감염우 조기 선발·도태를 제도화해야 한다. 농장 상황별 적정 백신접종에도 힘써야 한다”고 정책제안했다.
최은진 농림축산검역본부 질병진단과 연구관은 “지구온난화 등에 따라 매개체성 신종 전염병 유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루텅병은 등에모기 등 매개체에 의해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아프리카를 벗어나 유럽, 중국, 인도 등 전세계로 확산 중이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 소, 염소에서 이미 무증상 블루텅 항원·항체 검출 사례가 있다. 하지만 임상증상이 발현되거나 축산에 피해를 주지는 않았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에서는 불활화백신·혈청형맞춤 백신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입위험이 높은 혈청형 특정이 어려워 긴급백신을 비축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밖에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한우 진료체계와 소의 번식(백영철 우리연합동물병원장), AI 시대 대동물 진료(하현제 고려동물병원장), 동물복지형 축산과 수의사의 윤리적 책임(이혜원 경복대 반려동물보건학과 교수) 등이 발표됐다.
김희원 한국우병학회장은 “이제 식량안보는 단연코 쌀보다 쇠고기와 우유다. 수입축산물을 이겨낼 고품질 국내산 쇠고기와 유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우리 미래다. 학회는 축산농가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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