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최근 기록적인 폭염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꿀벌의 생육과 벌무리(봉군) 유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낮 최고기온이 40℃ 안팎까지 치솟는 날씨가 이어지자 일벌들은 벌통 내부의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먹이활동보다 환기와 물 운반에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양봉 현장에서는 여왕벌의 산란이 감소하고 유충의 발육이 지연되는 것은 물론, 채집활동까지 위축되면서 벌무리 세력이 약화하는 등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양봉 전문가들은 폭염이 장기화할수록 여름철 사양관리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벌통은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는 장소에 설치하거나 차광막을 활용해 내부 온도 상승을 억제하고, 벌통 주변에는 깨끗한 물을 충분히 공급해 일벌이 원활하게 물을 운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벌통 간 간격을 적절히 유지해 통풍을 확보하고 환기를 원활하게 하면 고온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벌무리의 과밀을 방지하는 것도 중요한 관리 요령이다. 벌무리 세력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벌집 내부의 환기 공간을 확보하면 벌통 내부 온도를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반대로 한낮의 고온 시간대에는 불필요한 벌통 개봉이나 이동 작업을 자제해 꿀벌에 추가적인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폭염으로 약화된 벌무리는 꿀벌응애 피해에도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 꿀벌응애는 성충과 유충의 체액을 흡즙해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각종 바이러스성 질병을 매개하는 대표적인 해충이다. 특히 고온 스트레스로 벌무리의 저항력이 약해지면 응애의 증식 속도가 빨라지고 피해 규모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양봉업계는 유밀이 끝난 직후 적기에 꿀벌응애 방제를 실시하고, 동일 성분의 약제를 반복 사용하기보다 작용기전이 서로 다른 약제를 교차 사용해 약제 저항성 발생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방제 전후 응애 밀도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약제 사용기준과 휴약기간을 철저히 준수해야 방제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이 시기에는 여왕벌을 일정 기간 격리해 산란을 일시적으로 중단시키는 방법도 효과적인 관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여왕벌 격리를 통해 봉충이 없는 시기를 유도하면 꿀벌응애의 번식 고리를 끊을 수 있으며, 이후 적기에 방제 약제를 처리하면 방제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는 건강한 가을 월동벌을 육성하고 안정적인 월동 기반을 마련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꿀벌응애 방제를 단순한 약제 처리에 그치지 말고 여왕벌 관리와 벌무리 모니터링, 작용기전이 다른 약제의 교차 사용을 병행하는 종합적 병해충관리(IPM, Integrated Pest Management) 체계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방식은 방제 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약제 저항성 발생을 최소화하고 건강한 벌무리를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기후변화로 폭염의 빈도와 강도가 해마다 높아지는 만큼 여름철 벌무리 관리는 일시적인 대응이 아니라 연중 사양관리의 핵심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폭염이 지나간 이후에는 여왕벌의 산란 상태와 벌무리 세력, 먹이 저장량, 응애 발생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약화된 벌무리를 신속히 회복시키는 사후 관리도 병행해야 한다.
한 양봉 전문가는 “폭염은 단순히 벌꿀 생산량 감소에 그치지 않고 봉군의 생존과 월동 능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차광과 급수, 환기 관리, 적기 응애 방제, 여왕벌 격리와 IPM을 병행한 체계적인 여름철 사양관리가 안정적인 양봉 경영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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