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정부, 28개월 이하 출하로 사료비·유통비 각각 10% 절감 추진
농가·유통업계 “도체중·등급·상품성 고려한 현실적 보완 필요”
정부가 한우 사육기간을 줄여 생산비를 낮추고 소비자 가격을 낮추는 ‘단기비육 한우’ 활성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생산현장과 유통업계에서는 단순히 사육기간을 줄이는 것만으로 농가 수익성과 시장 경쟁력이 개선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우산업의 오랜 생산방식인 장기비육을 일률적으로 단축할 경우 도체중과 육질, 등급 출현율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농가와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현실적인 사육모델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축산물 유통구조 개선 방안의 주요 과제로 한우 사육방식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30개월 이상 사육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사육기간을 28개월 이하로 줄여 사료비 등 생산비를 낮추고, 이를 소비자 가격 인하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한우 사료비와 유통비용을 각각 10% 절감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정부가 단기비육에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한우 생산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료비 부담을 줄이고 사육기간을 단축해 농가의 생산비를 낮추는 동시에 소비자에게 보다 저렴한 한우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농가의 계산법은 다르다. 한우농가 입장에서는 사육기간 단축으로 절감되는 사료비뿐 아니라 출하 때 받을 수 있는 도체중과 등급, 근내지방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사육기간이 짧아지면 사료비 부담은 줄어들지만 출하체중이 감소하고 육질등급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어 결과적으로 두당 수익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전남지역의 한 한우농가는 “사육기간을 줄이면 사료비는 줄지만 결국 소 한 마리를 출하했을 때 얼마를 받느냐가 중요하다”며 “사료비 몇 개월치를 아끼는 대신 도체중이나 등급에서 손해를 본다면 농가 입장에서는 굳이 단기비육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경북지역의 한 농가도 “단기비육 출하를 해봤고 등급도 좋게 나왔다. 하지만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사료 투여량도 만만치 않았다”며 “고등급을 위해 사료 투여량은 비슷한데 사육기간만 짧다 보니 결국 도체중에서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
도매시장(중도매인) 역시 단기비육 한우를 반기는 분위기가 아니다. 한우 유통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단순한 육질등급만이 아니기 때문. 실제 중도매인들은 같은 1++등급이라도 근내지방도에 따라 경락가격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해 왔다.
한 한우 중도매인은 “시장 원리는 단순하다. 우리 입장에서는 결국 소비자가 찾는 고기를 살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단기비육 한우를 육성한다고 해서 시장에서 반드시 그 상품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농가의 생산비 절감과 소비자 가격 안정을 목표로 추진되는 한우 단기비육이 자칫 생산자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농가의 생산성과 시장의 상품성을 함께 고려한 현실적인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