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없는 질병의 시대, 축산 안보를 위한 새로운 해법

  • 등록 2026.08.26 13:4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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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축질병방역과 강석진 과장

[축산신문] 코로나19 팬데믹은 바이러스 앞에서 국경과 방역망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사람과 물자가 이틀 만에 지구 반대편을 오가는 시대에 병원체 역시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사람의 건강뿐 아니라 축산업에도 새로운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기후변화와 국제 교류의 확대는 가축질병의 양상을 바꾸어 놓았고, 악성 가축질병이 언제든지 국내 농가로 유입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 럼피스킨병,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같은 악성 가축질병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지속적이고 산발적으로 발생되고 있으며 축산업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이는 가축질병이 더 이상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제 가축질병 대응은 개별농가나 한 국가의 역량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 안정적인 식량 주권과 국민 먹거리 안전을 지키는 '축산 안보'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특히 국경을 넘어선 과학기술 협력은 미래 축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측하는 능력이다. 미국을 비롯한 축산 선진국에서는 동물에 부담을 주지 않는 비침습적 검사 기술과 공기, 분뇨 등 환경 시료를 활용한 병원체 탐지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을 활용해 방대한 진단·역학 데이터를 분석하고 질병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연구도 확대되고 있다. 질병이 확산된 뒤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발생 이전에 위험 신호를 포착하는 체계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가축 스스로 질병을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연구도 중요하다. 아무리 철저한 방역 체계를 갖추더라도 모든 병원체 유입을 완벽히 차단하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질병 저항성을 가진 가축을 개발하려는 연구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기구와 해외 연구기관이 축적한 질병 저항성 연구 성과와 표준 진단기술을 공유하고 질병이 들어오더라도 가축이 스스로 버텨내는 ‘질병 내병성’을 키우는 공동 연구를 확대한다면, 이는 변이가 잦아 백신만으로 막기 어려운 질병의 한계를 보완하는 길이며, 그 성과는 질병 피해를 줄이고 농가 생산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세계화로 병원체의 국경 문턱은 낮아지고 기후변화로 새로운 질병의 출현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가축질병은 더 이상 한 농가나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경을 넘어선 협력과 과학기술 혁신이 필수적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해외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질병 조기 예측 기술과 내병성 가축 개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화와 기후변화로 가축질병의 위협이 커지는 시대에, 선제적 예측과 질병 저항성 확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되고 있다.

앞으로 국제 연구협력이 더욱 확대되고 그 성과가 축산 현장에 뿌리내릴 때, 우리 축산업은 새로운 질병 위협에도 흔들리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나아가 이는 국민 먹거리 안전과 지속 가능한 축산업을 뒷받침하는 굳건한 축산 안보의 기반이 될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관리자 dhkswo53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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