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원산지 표시와 소비자 권리

  • 등록 2005.11.07 10: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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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수입 농축산물의 둔갑 판매가 기승을 부리는 현상은 국내 농축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국산품을 외국산으로 속여 파는 경우가 주로 문제의 중심이었다.
1950년대에는 일본에서조차도 자국산에 USA라는 상표를 붙여 미국산으로 읽히도록 교묘한 상술을 사용한 적이 있을 정도로 공산품은 국산의 둔갑 판매의 대명사였다. 그러나 농축산물은 생물이기 때문에 공장에서 품질 관리를 하여 찍어내는 무생물인 공산품과는 그 성격이 매우 다르다.
무결점의 품질 관리도 불가능하고 개체별 품질도 공산품처럼 균일할 수가 없다. 더욱이 음식문화는 매우 보수적이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 어릴 적부터 습관들여진 식품이 아니면 외국산보다는 국내산을 더 신뢰하여 선호하게 되어 있다. 결국 공산품과는 정반대로 수입품을 국산으로 둔갑시키는 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과거 농업은 보호무역의 형태를 고수해 왔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국산과 외국산을 비교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거의 모든 품목에서 수입 개방이 이루어져 다양한 종류의 수입 농축산물이 국내 시장에서 국산과 비교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소득수준에 따른 식품의 구매 동기가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품목일지라도 값싼 것을 선호하는 그룹과 고가의 것을 추구하는 그룹이 존재한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종류가 많고 가격 차이가 존재하는 육류시장에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가장 많다고 볼 수 있다.
최근 통계를 보면 도축되는 국산 소의 거의 절반은 한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젖소나 육우고기를 판매하는 곳은 보이지 않고, 더욱이 수입 쇠고기도 국산인 것처럼 음식점에서 판매를 하여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 밖의 돼지고기, 오리고기, 닭고기, 양고기 등도 수입산인지 국산인지를 알 길이 막연한 상태에서 소비자들이 구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은 신선육으로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것은 그나마 포장에 원산지 표기를 강제하고 있고 만약의 경우에는 DNA 분석을 통해 확인을 한다고 하니 유통업계가 조심을 하겠지만 음식점에서 일단 요리를 한 후에는 그 원료육을 확인할 방법이 그리 간단치가 않다. 더욱이 우리 음식 문화가 양념을 많이 쓰는 문화이기 때문에 조리된 것을 맛으로 구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본주의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행위는 누구도 비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윤추구의 방법이 정도를 벗어나 남에게 피해를 준다면 그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선진국에서도 예전에는 부정불량식품이 판을 치던 시대가 있었다.
문제 해결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식품에 대한 불법 행위를 단속하여 사회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한 결과로 지금의 선진국 식품유통 질서가 확립된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소비자들의 강력하 요구에 의해서만 정부뿐만 아니라 산업계가 지속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게 된다는 것이 작금의 세계적 현실이다.
음식점들이 음식 재료인 고기의 원산지 표기상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지만 하고자하는 의지의 문제이지 실행상의 어려움이 문제는 아닐 것이다.
싼 수입산을 국산으로 알고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있는 현실에 결코 만족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발하여 어쩔 수 없이 원산지를 표기하는 사태로 가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상도의도 지키고 선진국으로 가는 길일 것이다.
아울러 소비자들은 이제 막연한 애국심이 아닌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판단에 의해 자기가 구입하는 요리에 사용된 고기의 원산지를 확인하여 정당한 가격으로 자기 입맛을 만족시키는 권리를 찾아야 할 시대가 왔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뉴스관리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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