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형의 ‘황소 발자욱’ / 제2부 시련은 극복하라고 오는 것

  • 등록 2006.10.11 11:5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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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축산과장, 내게 “비싼담배 핀다” 핀잔 이유 모를 꾸지람에 혹독한 시련기 맞아

▶삶의 지혜를 터득하는 혹독한 훈련 Ⅰ

내 두번째 직장인 농림공무원교육원에서 축산과장이신 고김상열 과장께서 세상을 떠나시고 그 자리에 1964년 4월 어느 날, 농촌진흥청 작물시험장에 근무하시는 김영진 박사께서 신임 축산과장으로 발령을 해 내가 직속상관으로 모시게 되면서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김영진 박사는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농학과를 졸업하신 대학 3년 선배이고 작물시험장에서 초지와 사료작물을 연구하면서 축산분야와 인연을 맺게 되신 분이다.
그 당시에 나는 봉급을 받으면 2주도 못가서 지갑이 텅텅 비게 돼 아버지, 어머니, 형 그리고 형수에게 번갈아가며 잡비를 좀 보태 달라고 손을 벌리면서 봉급날만을 기다리는 무질서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내 스스로가 ‘장래가 유망한 청년’이라고 하면 유머가 있는 농담으로 들릴까? 웃음거리일까? 하여간 그때에 나는 모든 일에 자신이 있었고 넘쳐나는 의욕으로 장밋빛 장래를 가슴에 품던 총각시절이었다.
그런데 과장께서 부임하신지 얼마 되지 않아서 나를 부르시더니 “무슨 담배를 피우느냐?” “하루에 몇 갑을 피우느냐?” “부모는 다 게시냐?” 등등 이것 저것을 물으시면서 하시는 말씀, “내가 진달래 담배를 피우는데 자네가 재벌2세도 아니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아리랑담배를 피울 수가 있는가?”라고 지적을 하시는 것이 아닌가. 그 후부터 가끔 꾸지람을 듣는 구박덩이가 됐다.
그러나 내가 즐겨 피우는 아리랑담배가 가장 가격이 비싸지만 내 입맛에 맞아 내 돈으로 사서 피우는데 왜 바꾸라고 간섭을 하느냐는 생각이 들어 최소한의 성의도 보이지 않았고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게 심심하면 구박을 받으며 지내고 있던 중 그해 9월경, 하루는 과장께서 외국의 원조기관인 USOM(United States Operation Mission: 주한미국경제원조처)의 주관으로 실시하는 제주도 축산농가에 대한 교육계획이 있는데 자네와 나를 강사로 초청해 여비와 비행기표를 보내 왔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비행기표와 함께 꽤 많은 여비를 주시는 것이 아닌가? 그 때까지 비행기를 타 보지 못한 나는 영문도 모르고 제주도를 갈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내일이면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떠날 생각에 부풀어 있는 나를 과장께서 출근 하시자마자 찾으시더니 “내가 내일 갑자기 일이 생겨서 항공기를 이용하지 못하겠으니 서울의 항공사에 가서 항공기표를 반환하고 목포로 가는 밤 10시 30분 완행열차 기차표를 구입해 오라”고 말씀 하시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나는 과장님 항공기표만 교환하겠다고 말씀을 드리니 자네도 나와 같이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말에 나는 이번에 처음 항공기를 타보는 것이어서 기회가 주어진 만큼 혼자라도 항공기로 가고 싶다고 말하니 과장께선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이냐면서 반드시 동행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었다.
그때서야 왜 이러시는 것인가? 의아한 생각이 들었고, 아마도 축산농가에 대한 교육도 당신만 강의 요청이 왔는데 나를 추가로 초청토록 부탁을 해 내가 강사로 포함된 것 같았다.
나는 그 당시 갓 강의를 시작한 초년병이었고 아직 외부에서 강사로 초청될 수준에 이르지는 못한 상태였다. 그러다보니 과장께서 나를 몹시 못마땅하게 여기시고 때때로 구박을 하지 않았겠는가.
나는 내 자신이 어떠한 일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도록 항상 과장의 감시를 받는 모자란 인간으로 인식이 돼 있는 것 같아 매일 매일 고민을 하며 또 한번의 큰 시련기를 맞게 됐다.
이유조차 불분명한 과장의 구박이 계속되면서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높아만 갔다.
뉴스관리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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