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화된 말의학 교육시스템 마련 시급 경기도 이천에 자리잡은 J&C동물병원은 흔히 볼 수 없는 말전문 병원이다. 박철규 원장과 황준석 원장, 그리고 황윤환 수의사 등 3명이 그 구성원. 박 원장과 황 원장은 한국마사회내에서 개업수의사 활동을 하다 인연이 돼 2003년 J&C동물병원을 차리게 됐다. 1년전 황 수의사가 합류해 지금의 진용이 꾸려졌다. J&C동물병원은 경주마, 승용마, 번식마 등 말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승용마와 경주생산마(목장) 등으로 전문영역을 구축하기도 했다. 말 농장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다보니 활동무대는 전국구다. 새벽 일찍 운전을 하고, 밤새 라이트를 켠 채 진료를 하는 것은 일상 모습 중 하나다. 박 원장과 황 원장은 “말 수의사라는 것이 열정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쉬운 길이 아니다”며 “후배 수의사들이 종종 도전장을 내밀지만, 얼마 안돼 도중 포기하는 것을 볼 때마다 의욕을 불러일으킬 만한 여건 마련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고 밝혔다. 예전보다 좋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가장 아쉬운 것은 배울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국내 수의과대학에서는 말 수업과정이 없기 때문에 이리저리 찾아다니면서 전문지식을 습득해야만 한다. 박 원장과 황 원장 역시 호주와 뉴질랜드로 유학을 떠나야만 했다. 그런 다음에도 생소한 질병을 겪게되면 어쩔 수 없이 소, 사슴 등 다른 가축 지식을 인용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솔직히 현장경험이 지식이죠. 자주 접하고 치료하다보면 어느정도 정답이 보입니다. 말 수의사를 육성하려면 체계화된 교육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물론 거대한 체구를 가진 말들을 다루다보니 뒷발에 치이고 말굽에 밟히고 하는 ‘영광의 상처’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심지어는 팔이 부러지고, 장이 파혈된 경우도 봤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안전화와 프로텍트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장비가 됐다. 바쁘다는 이유로 가정에 소홀한 점은 가족에게 너무나 미안할 따름이다. 어쩌다 하루 쉬는 날이 있다치면, 상담전화가 빗발치게 쏟아진다. 전화기를 꺼두고 싶지만, 조급한 목장주 마음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없는 입장이다. 그래도 J&C동물병원은 말 수의사가 천직이라고 믿는다. 총총한 말 눈망울을 보고 있노라면 모든 시름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보람도 크다. 박 원장은 “다리를 크게 다쳐 안락사까지 고려했던 경주마가 4개월간의 정성끝에 걷기 시작할 때는 정말 눈물이 핑돌았다”고 소개했다. 박 원장과 황 원장은 “말 산업 발전에 따라 말 수의사도 각광받기 시작했다”며 다른 수의사들도 말 수의사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추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