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필적할 시장지배력 확보할 듯

  • 등록 2008.11.03 11: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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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커-목우촌 ‘적과의 동침’배경과 전망

[축산신문 노금호 기자]
양사 생산규모 확대·제3법인 추진…하루 도계량 40만수대 예상
중복투자 않고 상호 취약점 보완…육계시장 구조조정 신모델 제시

국내 닭고기 시장 서열 2위의 (주)마니커와 중견육계계열화업체인 (주)농협목우촌이 전략적 제휴를 통한 ‘적과의 동침’을 선언했다.
이로써 두달여 전부터 육계계열화업계에 급격히 확산돼 왔던 농협목우촌의 마니커 인수설은 ‘루머’로 일단락된 셈이다.
하지만 제휴 내용만을 놓고 보면 기업차원을 넘어 향후 국내 닭고기 시장에 미칠 파장은 양사의 인수·매각에 못지 않은 위력을 가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진정한 의미의 ‘윈-윈’
농협목우촌과 마니커는 이번 제휴를 통해 양사의 약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 가능한 모든 분야에서 공동보조를 맞추겠다. 이는 상호 좋은 관계를 유지하자는, 포괄적의미의 ‘선언적’ 제휴와는 차별화 된다고 할수 있다.
농협목우촌의 경우 이번 제휴내용이 본격발효될 경우 음성공장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계열사육체계를 유지하되 장기임대 계약을 체결한 용인공장((주)디엠푸드)에서 마니커로부터 공급받은 생계를 주로 활용한 제품 생산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년전부터 일부 중견계열화업체의 인수합병까지 추진해 왔던 것으로 알려진 농협목우촌의 입장에서는 신규투자 및 사육확대에서 발생할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인 생산규모 확대 기반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디엠푸드의 임대보증금은 50억원 수준에서 형성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니커로서도 농협목우촌과의 이번 제휴가 더없는 원군이 아닐수 없다.
디엠푸드를 임대해 주는 대신 동두천 공장의 생산량을 두배 가까이 늘리는 등 각지역에 흩어져 있는 관계사의 가동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면서도 축산부문의 규모화를 통한 원가절감을 기대할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농협의 제휴회사라는 이미지 제고는 물론 하나로마트 등 농협 유통망과 연계도 훨씬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마니커의 한 관계자는 “목우촌과의 제휴는 양사 모두에게 실질적인 경영상 이득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기업이 바라는 진정한 의미의 ‘윈-윈’ 아니냐”고 강조했다.
주목할 점은 마니커나 농협 모두에게 이번 제휴가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농협의 경우 세부적인 부분에까지 업무 협력이 이뤄지는 민간기업과의 최초 제휴라는, 그 상대기업인 마니커는 지난 1998년 당시 중소기업이었던 대연식품의 대기업 계열사 인수와는 달리 수평통합이라는 새로운 형태로의 규모확대를 도모했다는 게 바로 그것이다.

■ 양대구도 재편 계기
하지만 마니커와 농협목우촌의 제휴는 비단 두 기업의 사업에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농협목우촌은 마니커와의 제휴가 정상궤도에 오를 경우 하루 도계량이 현재 2배 수준인 10만수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니커 역시 동두천 공장의 작업량이 일일 현재 10만수에서 20만수로 확대되면서 (주)에스엠과 플러스푸드 등 관계사 물량까지 합쳐질 경우 30만수(삼계 제외)를 상회, 지난해 보다 30%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제휴를 통해 판매와 운영에 대해서도 협의체제를 갖추기로 한 만큼 양사가 움직이는 물량은 하루 40만수를 넘나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주)하림을 비롯한 (주)올품, (주)육성코리아, 한강씨엠(주) 등 하림 형제 기업들의 지난해 하루 평균 도계량인 46만수에 필적하는 물량이다.
오히려 양사가 밝힌데로 제3의 법인 추진을 통해 또다른 도계장의 인수 또는 임대가 이뤄질 경우엔 하림이라는 거대제국과 어깨를 같이하거나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치 못한다.
이는 곧 농협목우촌과 마니커가 갖게될 시장지배력의 위력을 짐작케 하는 것으로 양사의 제휴가 국내 육계시장의 양대구도로 개편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물론 양사의 연결고리가 느슨해 질 경우 시장지배력 역시 비례해 약화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제휴당시 실행력을 확보하기 위해 마니커의 서대진 부회장과 농협목우촌의 김락석 전무 등 양사의 ‘안방마님’을 공동대표로 하는 상임위원회와 협력분야별 소분과까지 구성된 점으로 미뤄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이번 제휴를 주도한 마니커측의 한 고위임원은 “시장지배력이 강화된다고 해도 하림과 경쟁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상호 대등한 관계에서 시장안정을 위해 협력하는 체계가 구축될 경우 전근대적 닭고기기 유통체계 개선과 시장안정 등 국내 육계산업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계육업계는 가뜩이나 라인증설을 통한 규모확장 확대 경쟁으로 과잉생산체계가 야기된 상황에서 기존시설을 활용한 계육산업의 구조조정 가속화라는 점은 긍정평가하면서도 향후 시장에 어떠한 형태로 영향을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금호 kumho@chuksa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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