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천낙농영농조합 주선으로 지난해 12월 방문한 이스라엘의 낙농현장은 오랫동안 망명생활 끝에도 약속의 땅을 잊지 않고 사막을 옥토로 일궈낸 그들만의 혼이 서려있었다. 앞에서도 언급한바와 같이 대부분의 모샤브 및 키부츠목장과 TMR공장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가는 곳곳마다 배울 것뿐이어서 필기구와 메모장이 부족할 정도였다. 특히 한국의 농림수산식품부 축산행정 최고책임자격인 이스라엘 농림부 R.솔모몬 박사는 10여개 목장과 TMR공장을 방문, 연수하는 동안 내내 동행했다. 그런데 50대 중반인 그의 열정은 마치 용광로처럼 뜨거웠다. 발효여부를 확인 시켜 주기위해 TMR사료와 목장의 우분까지 두 손으로 쥐고 와서 냄새를 맡아보라고 권유하거나 발효우사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았다. 낙농현장을 갈 때 넥타이를 매고 권위적인 행태를 보인 국내 일부 축산행정가의 모습과 솔로몬 박사의 그 당당한 모습은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열악한 자연환경 극복…TMR배합 프로그램·기술 뛰어나 “한국 원유가격 세계 최고” 뼈있는 지적…경쟁력 제고 시급 연수 참여 농가 열정 높아…“축분뇨 자원활용 지원” 주문 그는 “전 세계적으로 낙농이 대불황이고, 특히 유럽은 영여원유로 큰 몸살을 앓고 있다”면서 “반면 한국의 원유가격은 일본보다도 높고 지구상에서 가장 비싼 만큼 한국의 낙농은 호황국면을 맞이했다”고 분석했다. 그의 뼈있는 말을 풀어보면 국내 원유가격이 가장 비싸다는 것은 그만큼 경쟁력이 취약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들처럼 국내 부존자원을 적극 활용하기에 앞서 당장 구입비가 낮다고 사료원료를 마냥 해외에 의존하는 것은 앞으로 지양해야 할 것이다. 전 국토의 60%가 사막과 광야이며, 열악한 환경에서도 TMR사료 원료 90%를 자국에서 충당하는 이스라엘. 그들보다 토양은 물론 기후도 좋고 강수량도 많은데도 사료원료의 95%를 해외에 의존하는 한국. 우리가 낙농선진국 대열에 당당히 진입하려면 이스라엘 낙농가의 교훈을 아로 새기고, 그에 상응하는 땀을 흘려야 할 것이다. 다행히 이번 이스라엘 낙농연수에 참가한 관계자들의 각오 또한 남달라서 한국낙농의 미래는 밝다하겠다. 이번 연수를 주선한 이천낙농영농조합 서동필 대표는 “자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농산부산물을 90% 활용하는 이스라엘의 TMR배합 프로그램과 기술을 우리는 과감히 도입하여 생산비 절감에 나서야 한다”고 말하고 “이는 곧 대외경쟁력을 높여 FTA등 국제화ㆍ개방화의 파고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첩경”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단천리에서 하루 평균 1.5톤의 원유를 서울우유로 내는 새보라목장 우종하 대표는 “우리나라는 정화조 청소를 1년에 1회 하는 것이 고작이며 그 나마도 자가처리 수준”이라며 “우리 정부도 이스라엘처럼 축분뇨를 지역별로 수거하여 발효퇴비 또는 메탄가스 용도의 자원으로 활용토록 행정적ㆍ제도적 지원책을 강구해줄 것”을 주문했다. 경기도 이천시 율면 소원목장 남궁춘석 대표는 “이스라엘목장 쟁기를 여러 각도에서 사진으로 촬영하여 조만간 그 같은 쟁기를 맞추어서 우사바닥과 운동장을 하루에 두 번씩 깊게 갈아 쾌적한 공간으로 만들겠다”면서 “아울러 젖소의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샤워시설도 설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주한 이스라엘대사관 백옥정 상무관은 “그동안 과수원예 분야의 지도자와는 이스라엘연수를 두 차례 했었지만 낙농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제하고 “이번 연수에 참여한 낙농가들은 고집이 있고 흥미가 높으며,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모습을 접하면서 성공예감을 읽을 수 있다”고 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