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재활의지 다져…나눔통한 낙농 발전 기대 “이렇게 좋은 젖소를 받을 줄은 생각하지 못했어요!” (사)친환경축산추진운동본부(상임대표 이광용, 이하 친축추본)는 11일 포천시(시장 서장원)에 구제역 살처분농가 대상으로 젖소송아지 15두를 기증했다. <본지 2411호 1면 참조> 이 중 4두를 수혜한 포천시 창수면 오가리 450-3번지 청산목장 양병하 대표는 “혈통이 확실하고, 능력과 체형이 우수한 젖소를 받으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며 “기증자의 뜻에 보답하는 길은 열심히 키워서 우리목장 기둥소로 만들고, 홀스타인품평회에도 출품하는 것으로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하루에 양질의 원유 1톤을 서울우유로 냈던 양병하 대표는 지난 1월 구제역 발생목장에서 1.3km에 위치했으나 매몰 처분하라는 권고에 따라 자식처럼 기르던 젖소 135두를 매몰했다. 그 일은 5개월 전인데도 마치 어제일 마냥 젖소의 울음소리에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날 정도로 양 대표는 환청에 시달렸다. 또 능력과 체형이 우수했던 몇몇 기둥소가 환상으로 나타나 괴롭혔다 한다. 다행히 정부가 지난달 포천지역의 구제역을 해제하여 양 대표는 그 누구보다 기뻤다. 왜냐하면 그런 환청과 환상의 시달림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10개월 전후의 젖소 육성우 19두를 입식한 양 대표는 이번에 친축추본으로부터 받은 4두를 바라만 봐도 만면에 웃음이 절로 난다고 했다. 그는 2002년 안성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피해농가에게 젖소 1두를 기증했던 농가다. 또 포천시 영중면 거사리 352-2번지 거사목장 김영석 대표는“하루 평균 1톤500kg을 서울우유로 내다가 창수지역 구제역 발생 농가를 방문했던 수의사가 우리목장을 들렀다는 이유로 능력과 체형이 우수한 경산우 57두를 포함, 후보축까지 예방적 차원에서 모두 살처분될 때 너무 가슴이 아팠다”면서 “그러나 이렇게 능력이 우수하고, 브루셀라·요네·결핵 등 법정전염병이 없는 젖소 4두를 수혜하다 보니 메었던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구제역 양성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는데도 관련 수의사가 방문한 까닭에 예방적 살 처분을 한 목장은 거사 외에 근영·삼남매·삼팔선·신영평 등이며, 이 들 농가에서 살 처분된 젖소도 약 470두다. 포천시 신북면 계류리 136번지 멧골농장 최윤호 대표와 낙농진흥회로 원유를 냈던 포천시 자작동 한아름목장 선우중선 대표도 각각 4두와 3두를 받고 “기증자들의 고마움에 보답하는 길은 현업에 충실하여 후일 우리와 같이 어려움을 겪는 양축농가를 돕는 것”이라면서 “성심을 다해 키우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 행사를 추진한 친축추본 철원군지부 이성훈 지부장은 “포천지역 구제역 피해농가의 아픔은 행정구역을 떠나 가슴 아픈 일”이라며 “곰목장(유대재)·신영풍목장(신동렬)·김가목장(김경욱)·돈보라목장(박진석)·갈현목장(안효용)·대암목장(라매화) 등 6개 회원목장에서 생후 4∼10개월령의 젖소송아지를 선뜻 기증하여 피해농가를 돕도록 하게 되어 고맙다”고 강조했다. 서장원 시장은 “목장일이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너무 좋은 젖소를 우리 포천지역 구제역 피해농가에게 전달한데 대해 고마우며, 오늘의 뜻을 아로 새기어 앞으로 우리도 베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광용 상임대표는 “포천시지부 회원농가 가운데 이번에 구제역으로 살처분한 농가에게 재활의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포천축협 이한인 조합장은 “이렇게 아름다운 기부문화와 나눔 행사가 앞으로 전국으로 널리 확산되어 한국축산업이 보다 성숙하고 아름답게 발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포천축협은 구제역 피해농가를 대상으로 피해규모에 따라 호당 50∼100만원씩 약 6천만원을 지난 2월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축추본 철원지부 회원목장은 모두 HACCP인증을 받았으며, 서울우유 인기브랜드 ‘청정우유’ 원유를 생산하는 농가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