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가 폭등·구제역 확산 …역경 딛고 재도약 가능성 기대

  • 등록 2011.01.12 10: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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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산업 전망/배합사료

 
우리나라 배합사료산업에 있어 지난 2010년은 아주 의미 있는 결과를 남겼다. 11월까지의 사료생산량을 기초하여 최근 5개년간의 월별생산지수를 감안해 추정하는 경우 2010년도 총 배합사료 생산량은 1천740만톤에서 1천750만톤 수준으로 예상되어 2007년 1천600만톤을 기록한 이후 3년 만에 100만톤 증가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이는 지난 1996년 1천500만톤 돌파 이후 2007년 1천600백만톤을 생산하기까지 11년이 걸린 것(물론 이 기간중에 IMF외환위기, 구제역 및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와 같은 사료생산량 증가요인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악재들이 있기는 하였지만)과 비교하면 대단히 빠른 증가추세라고 할 수 있다. 2010년 배합사료산업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환율의 급등락 그리고 연중 발생한 구제역에도 불구하고 전 축종에 걸친 시장가격 호조를 바탕으로 추정컨대 6.0% 이상의 물량성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美 곡물수급상황 충격…가격 상승세 과거 곡물파동 보다 심해
구제역 사태로 축산업 규모 축소…사료시장 위축 불가피


축종별로는 낙농사료를 제외한 전축종의 사료가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한(육)우의 경우 마릿수 증가에 따라 전년대비 11%를 웃도는 성장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가장 두드려지는 부분은 오리의 생산액이 2조원을 넘보는 상황을 고려하면 그다지 이상할 일은 아니지만 30%를 넘어서는 예상보다 빠른 성장은 향후 오리사료 시장에 대한 시각을 다시 가늠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2011년도 전망
2011년도 배합사료시장은 가축사육규모에 의해 결정되므로 2011년도 축산물의 가격변화와 가축질병 발생 유무 그리고 미국·EU 등과의 FTA진전 상황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마이너한 요인으로서는 사료가격 변화를 들 수 있으며 이에는 국제 사료원료 수급 및 환율변동, 해상운임 등이 변동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비해 생산량 다소 축소될 듯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배합사료 생산량은 기본적으로는 가축사육두수의 변화에 의해 결정된다. 배합사료 생산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2011년도 국내 축산업규모는 축종별 차이를 보이고는 있으나 전체적으로 보면 2010년도 비해 다소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발표된 통계청 및 농촌경제연구원의 2010년 12월 및 2011년도 1/4분기 중 가축사육동향 관측에 따르면 한(육)우를 제외한 여타 가축의 사육규모가 전년도 같은 시기에 비해 다소간 감소될 것으로 관측되어 2011년도 배합사료 생산량 역시 2010년 보다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2011년중 사육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 한(육)의 경우에 있어서도 고급육 및 브랜드고기 생산에 대한 요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사육두수에 따른 사료증가분이 배합사료가 아닌 섬유질사료(TMR 또는 TMF)로 집중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특히나 2010년 11월 말경에 관측된 가축사육동향에는 전국적으로 확산된 되어 버린 구제역의 변수가 반영되지 않았음을 고려할 때 현재 보다 더욱 비관적인 관측이 예상된다.
여기에 사료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 중 2008년 중반 이후 안정되어 오던 원료가격이 2010년 8월을 기점으로 강한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는 점 역시 2011년중 사료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 예측되어지는 가축질병 등 국내 축산여건과 세계 사료원료 시장동향으로 볼 때 2011년 사료산업이 과거와 같은 역성장 가능성 또한 상존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 사료원료가격 상승세 강해
국내 배합사료 원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료용 곡물의 가격방향성은 이제 더 이상 산업내적인 변이의 분석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즉, 자본시장의 영향력이 전 산업에 걸쳐 넓게 퍼진 현재 상황에서 나비효과로 대변되는 상호 연관성의 강화로 인해 시장의 변동성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좀 더 쉽게 말하면 2000년대 중반까지 사료곡물의 가격변동은 수출국의 공급과 수입국의 수요에 전적으로 의존하였고 수출국 곡물작황의 풍흉과 수입국의 경제상황 변동에 따른 소비증감이 그 해의 곡물가격 변동의 원인으로 작용하였는바 소위 말하는 골디락스(Goldilocks) 경제와 곡물 수출국들의 증산정책으로 2007년 중반까지는 모두가 만족하는 저곡가 시대가 유지(2000년 1월~2006년 10월까지 사료용 옥수수 도입가격:103~191US$ 대)되었다. 그러나 2007년 11월부터 상황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 전개되었다. 즉, 미국의 바이오에탄올 증산정책에 의한 옥수수 수요가 급증하고 신흥경제부국들의 곡물수요가 증가하면서 곡물 상품(Commodity)에 대한 투기적 거래가 급증함에 따라 본격적인 고곡가 시대가 도래(2007년 11월~2008년 6월 사료용 옥수수 도입가격:301~424US$ 수준)하게 된 것이다.
과거, 즉 2008년 6월 이전까지의 전통적인 방식인 곡물수급동향 측면에서 보면 2010년 12월 발표된 곡물수급상황은 세계 농산물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사료용 곡물에 있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옥수수는 미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약 40%, 수출량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는데 미국 2011년 옥수수 생산량이 전년대비 4.4% 감소하고 총 소비량이 에탄올용 및 사료용 소비증가로 전년대비 3.4% 상승하면서 기말재고량이 전년대비 51.3% 감소한 2천100만톤에 불과하여 총 소비량 대비 재고비율 6.2%에 그치면서 사상 두 번째의 낮은 재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재고율은 FAO 권장 재고율인 16~17%를 한참 하회하는 것으로 역사상 최고가를 기록하였던 2008년도보다 낮은 재고율로서 그 원인으로는 파종기 및 생육기의 지나친 가뭄과 높은 기온, 수확기의 잦은 강우로 단위당 생산량이 급감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급 및 수요동향은 국제 옥수수 가격시장에 즉각적으로 반영되어 2007년과 2008년에 형성되었던 고곡가 시대의 재현에 대한 우려가 다시금 우리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010년 12월 말 현재 옥수수 가격은 톤당 310US$ 수준을 형성하고 있는데 2009년 12월 가격에 비해 30.0%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이는 2010년 8월, 100년만의 가뭄에 시달리던 러시아가 전격적인 곡물수출을 잠정중단하면서 시작된 밀 가격의 앙등이 옥수수를 비롯한 여타 곡물로 전방위적으로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옥수수 재고율이 위험수위에 도달하고 옥수수 가격상승에 따라 미국 농부들이 옥수수 재배면적을 늘릴 것으로 전망됨에 대두(콩)의 파종면적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로 대두 및 대두박 가격까지 급등세를 보이는 연쇄반응을 보이고 있다. 2010년 8월 이후의 세계적인 사료원료 가격의 급등세는 지난 2007/2008년 곡물파동 때보다 오히려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앞서도 언급하였다시피 세계 사료곡물 시장이 예전에 비해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의 견해가 최근의 가격상승세가 2011년도에 그치지 않고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사료가격에 영향 미치는 달러 환율 안정세
사료원료의 실질 수입의존도가 95%에 이르고, 모든 수입원료 가격에 공히 작용하고 있는 환율의 변화는 사료가격 변화에 가장 크게 그리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0년 중 원·달러 환율은 대내외 여건변화에 따라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환율 변동성은 과거와 달리 낮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할 때 여전히 높은 편이며 이는 지정학적 요인과 더불어 향후 외환시장의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세계금융시장은 신흥국에 비해 선진국의 경제성장율이 둔화되고 중국의 금융긴축이 지속되면서 불안정한 요인들이 잠재되어 있기는 하나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비롯한 선진 각 국들의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기조가 확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 전망된다. 이와 같은 사유로 국내 3대 민간경제연구기관에서도 금년도 원/달러 환율을 1천090~1천100원/US$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상운임 약세기조
2010년 4/4분기 중 해상운임은 남미의 곡물수출 시즌이 도래하고 북반구 국가들의 동절기 대비 석탄수입이 증가함은 물론 러시아 등 동유럽의 곡물수출 금지로 원거리 수출이 증가하면서 운송거리가 늘어남에 따라 제한적인 폭이기는 하지만 그 동안의 하락세를 마무리하고 재상승세로 전환됐다. 그러나 지난 2007년 이후 금융위기로 인해 지연되었던 신조선(新造船) 선박인도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2011년 이후 부터는 약세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상운임 변동의 지표로 거론되는 BDI(Baltic Dry Index)지수 변화를 보면 2009년도 평균 2천617p를 기록한 이후 2010년 9월 고점인 3천400p를 정점으로 등락을 보이며 2010년 12월 21일 현재 1천955p로 낮아져 위와 같은 약세기조를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요인들에 큰 변화가 없는 경우 2011년도 해상운임은 GULF 기준 50$/톤, PNW 기준 25$ 이하에서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료가격 인상 불가피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2011년도 중 배합사료 가격은 국제 곡물가격의 상승세, 그에 반하는 환율 및 해상운임의 안정세가 상호 어느 정도까지 보완 내지는 상쇄하느냐에 따라 움직일 것이다.
향후의 사료가격 변화를 언급하기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기는 하나 현재의 상황에서 기히 구매·확보한 원료가격을 고려하는 경우 2011년 초 그리 높지 않은 수준에서의 가격인상 조정이 예상된다.

홍 순 찬 부장
한국사료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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