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구제역 사태를 맞고 있는 축산업계는 일부 언론의 축산때리기에다 정부에서조차 축산인들의 도덕적 해이를 들고 나오자 일선 양축인들은 실상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매우 섭섭해 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설날에는 가족과 생이별을 한 채 제를 모셔야 하는 처지인 가정도 있었는가하면 심지어 시장을 보러 나가지 못해 그야말로 정수 떠놓고 제를 모신 가정도 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만 있는 게 아니라 구제역 발생 이후 목욕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피난살이 하듯 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여기저기서 구제역이 ‘뻥뻥 터지는 것’이 축산농민이 잘 못했기 때문이냐며 울부짖듯 항변하고 있다. 지금 양축농민들의 참상은 이것만이 아님에도 눈에 보이지 않은 구제역 바이러스와 전쟁을 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모든 게 잘 못된 것처럼 비춰지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상황이다. 더군다나 한파와 구제역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녹초가 되어 있는 상황에서도 자식처럼 키워 온 가축을 한 마리라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마당에 축산인들이 마치 국고를 날리고 있는 듯한 지적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죽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구제역 방역비라든가 살처분 보상금 등을 마치 헛돈쓰는 것 처럼 호도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망연자실하고 있다. 이런 소리를 들을 때면 앞으로 더 이상 축산하고 싶지 않다면서 내가 왜 축산을 시작했는지 후회스럽다며 한 양축인은 자학하고 있다. 사실 지금은 이런거 저런거 따질 때가 아니다. 우선 구제역이라는 급한불부터 꺼야 할 상황이다. 이 불을 끄고 난 후 앞으로 이런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하는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한 일이다. 일각에서 축산때리기가 도를 넘어 자칫 축산 무용론으로까지 비화될까 짐짓 우려 차원을 넘어 두려움이 앞선다는 축산인들의 가슴에 두 번 못을 박지 않기를 전 축산업계는 바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