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영 이사 (한국사료협회 구매본부장)

배합사료는 축종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사료의 주성분인 단백질 공급을 위해 대두박, 채종박, 팜박, 야자박 등 많은 식물성 박류 등을 사용하고 있다. 이중 국내 대두가공업체에서 생산·공급하는 대두박(35%)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배합사료업계에서는 식물성 단백질 원료의 대부분을 수입해서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시점에 최근 국내 착유가공업체에서 카놀라(유채)를 수입하여 카놀라유를 추출한 후 나오는 카놀라박을 금년 하반기부터 사료업계에 공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단국대 김인호 교수팀이 국내에서 생산되는 카놀라박의 사료적 가치 평가를 실시한 결과 수입 채종박에 비하면 사료적 가치가 아주 우수한 것으로 발표하고 있다.
특히 양돈사료에 있어서 육성돈 및 비육돈의 경우 단백질 소화율이 대두박과 비교하여 유사하고, 수입 채종박 보다는 높게 나타났으며, 필수아미노산 소화율도 채종박에 비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발표되었다.
또한 양계사료에 있어서도 카놀라박은 육계ㆍ산란계 초기 10%, 육계중기 20%, 종계 5% 수준을 사용해도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보다도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수입되던 채종박은 글로코시노레이트(glucosinorate)로 대표되는 항영양성인자로 인해 사용을 제한(양계, 양돈 3∼5% 이내)받았으나 국내에서 생산될 카놀라박은 항영양성인자 성분함량이 최소화됨에 따라 그 동안 제한적으로 사용되던 채종박의 수요를 확대시켜 고가의 식물성 단백질 대체 원료로써 국내 사료업계의 원가절감 효과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국내에 카놀라(유채)의 착유 생산기반을 갖춤으로써 국내산 대두박 일변도로 형성되던 국산 박류 시장을 다변화 시키고 부수적으로 국제가격 및 수급변화에도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카놀라박의 수요기반을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그 동안 캐나다산 및 호주산 카놀라박의 가격이 우리나라에 수입되던 채종박 보다 높은 가격에 형성됨으로써 카놀라박의 우수한 사료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널리 사용되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여 합리적인 가격정책을 펴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국산 카놀라박이 국내 사료원료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일시적이고 단발적인 공급이 아니라 지속적인 공급이 보장되고, 무엇보다도 수입 채종박에 대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튼 국제 곡물가격 급등으로 인해 갈수록 사료 원료 수급이 타이트해지고 대체 원료의 개발이 시급한 현실에 새로운 국내산 카놀라박의 출시는 국내 사료업계의 선택폭을 넓혀주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