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곡가 시대 맞춘 축산물 생산구조 혁신…대응력 키워야

  • 등록 2012.10.10 17: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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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산 사료곡물 가격상승과 한국축산업의 대응방향

 

 

정 찬 진 교수<美 오클라호마 주립대>

 

소비자 욕구 맞춘 특화상품 브랜드화…수요 저변확대
다양한 사료자원 개발…생산성 향상 기술도 뒤따라야
소비시장, 생산비 상승 완충 위한 유통구조 개선도 필수

 

사료 곡물 가격 변동 추이
미국산사료 곡물가격은 지난 2002년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08~2009년에 곡물 수요증가와 원유가 상승 등으로 한차례 급격하게 상승한 후 다소 안정세를 보이다가 최근들어 2011~2012년에 또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 옥수수의 경우 2002년에 부쉘당 약 2달러 이던 것이 2008년에 5.5달러 까지 상승세를 타더니 2012년 8월 거래가격은 부쉘당 7달러를 상회하고 시카고 선물시장에서 올해 연말 선물 가격이 8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대두 가격 또한 2002년에 부쉘당 4달러에서 2008년에는 약 13달러, 최근에는 16달러까지 오르고 있다.  이 같은 미국산 사료곡물 가격의 상승은 사료원료의 대부분을 해외시장에 의존하고있는 우리 축산농가들에게  사료값 상승과 사료 부족 등의 현상을 가져오고, 소비시장에서는 가격상승으로 인해  육류 소비를 위축시켜서 궁극적으로  축산농가들에게는 큰 피해가 예상된다.
사료곡물 가격 급등으로 인한 사료곡물 파동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우리 농가들은 지난 수십년간  수차례에 걸쳐 이같은 사료 곡물파동을 경험했고 그때마다 정부, 학계, 사료업계와 축산농가들이 지혜를 모아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해왔다. 최근의 미국산 사료곡물가격의 폭등은, 우리농가들에게 큰위기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이같은 시장변화의 원인을 잘 분석해서 적절히 대처해 간다면, 최근의 위기는 향후 해외 곡물시장 변화에 대한 우리나라 축산업의 대응능력을 향상 시켜줄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축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것으로 예상된다.

-가뭄으로 곡물 생산량 감소
최근 미국 전역에 걸친 극심한 가뭄은 곡물생산및 재고감소를 가져와 가격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2008년에 미 농무부가 추산한 가뭄으로 인한 곡물생산감소량은 2007년 대비 총 약10억부쉘이었다. 2012년에는 9월 현재 곡물 농가의 약60%가 가뭄 피해를 입고  있는것으로 보고 되었고 이중 절반정도의 농가가 극심한 가뭄 피해를 보고있는것으로  나타났다.
가뭄피해는 주로 옥수수, 대두, 수수및 건초생산에 집중되고 있는데 미농무성 통계국 보고에 따르면, 옥수수의 경우 약28% 감소 예정이고 대두는 16%, 수수는 27%, 건초는 10%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가뭄에 의한 피해는 곡물 생산량 감소 뿐만 아니라 곡물 의 품질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탄올 생산량 증가세
2012년 현재 미국의 바이오에너지 생산의  거의 대부분은 옥수수를 이용한 에탄올 생산에 의존하고 있다.
미농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2007~2008년 동안 미국 옥수수 생산량의 23%가 에탄올 생산에 사용되었으며 2008~2009년에는 약 33%, 2011~20012년에는 약 36%로 증가 하였다.  이같은 증가 추세는 수년이내에 전체생산의 40%정도까지 증가 할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 2007년 ‘에너지 독립 및 안보에 관한 법률(The Energy Independence and Security Act)’을 제정하여 자동차 휘발유에 일정량의 에탄올을 혼합하여 사용토록 하고있다. 그결과 2009년에 약 90억갈론의 옥수수에탄올을 생산, 사용했다.  2015년 200억 갈론,  2022년에 360억 갈론까지 생산량이 증가 할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 곡물 수요증가
해외곡물 수요증가 또한 사료곡물 가격을 장기적으로 상승시킬수 있는 요인이  될수있다.
개발 도상국들의 국민소득 증가가 해외 곡물수요를 증가 시키고 있다.  중국, 인도, 아세안 국가들과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소득수준이 올라가면서 1인당 식품섭취량이 증가하게 되었고 식품섭취 패턴이 종전의 곡물에서 축산물 섭취로 바뀌어감에 따라  곡물 수요가 증가하게 되었다.
중국의 경우 1990년부터 2007년 까지 육류소비량이 약 2.5배 증가하였으며 인도의 경우 동기간동안 20%의 육류 소비량 증가를 보였다. 축산물 생산을 위한  곡물 사용량을보면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1kg생산을 위해서는 각각 옥수수7kg, 6.5kg, 2.6kg 을 사용하여야한다. 따라서 곡물을 직접 섭취하는 것 보다  축산물 섭취가 늘어남에 따라, 장기적으로 해외곡물시장에서의 수요증가를 예상할 수있다.

-세계원유시장 유가 상승도 한몫
세계원유시장에서 원유가의 지속적인상승으로 미국내 휘발유값 또한 계속해서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초 갈론당 약 1.50달러이던 휘발유값이 2012년현재 미국내 휘발유값은 갈론당 약4달러에 이른다. 이같은 원유값의 상승은 미국과 중동지역 국가들과의 정치적 군사적 대립현상과 무관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볼때 에너지원의 수요와 공급간의 불균형에서 비롯된다.

한국 축산업의 대응방향
미국산 곡물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은 우리나라 축산업계의 변화와 발전을 주문하고 있다.
앞서 곡물 가격상승요인 분석에서  언급했듯이 값싼 해외 사료 곡물을 수입하여 값싼 축산물을 대량으로 생산·공급하던 시대는 이제 지나 간듯 하다.  고곡물가와 고유가 시장상황에 맞는 축산물 생산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다소 가격이 높더라도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특화된 제품 (Differentiated Products)을 개발하고 상품화 하도록 하여야 한다. 예를들어, 식품안전도, 신선도, 생산이력시스템, 유기농, 무항생제 생산 등의 특성을 특화하고 브랜딩 하여 수요를 증진시키고 판매가격을 상승시켜서 비교적 높은 사료비에도 생산과 판매가 가능 하도록 하는것이다.   이같은 특성화된 제품생산을 위해서는 우선 다양한 소비자 연구가 선행되어야 할것이고 제품개발과 함께 브랜딩, 소비자 광고 및 홍보 프로그램 등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어야 할것이다.

-축산물 유통구조 개선
축산물의 도·소매단계를 단순화하고 시장경쟁성을 높여서 도·소매 업자마진을 줄여 사료비가 상승하더라도 소비자 가격상승분을 줄이도록 한다.  또 도·소매단계의 유통체계를 개선하고 시장경쟁을 강화함으로서 농·축산물 가격 형성의 고질적인 문제인 가격의 하향 경직성을 완화 시킬 수 있다. 즉, 산지 가격의 하락으로 소비자 가격의 하락이 예상되지만 도·소매단계의 유통체계가 복잡하거나 도·소매 업자들이 독과점상태에 있는 경우 소비자 가격하락이 신속하고 충분히 이루어 지지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같은 경우  시장가격에의한 수요·공급조절이 이루어 지지 않아 결국 축산농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농축산물 가격의 하향경직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생산자 조합이나 생산자 계열화 사업, 생산자·소비자간의 직거래 마트 등을 활성화하는 방안 등이 있으며 공정거래위를 통하여 소매체인들의 기업집중도를 낯추는 방법등이 있다.

-국내외 사료자원 개발
국내 사료원료의 대부분을 해외곡물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해외곡물 가격상승이 국내 축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그동안 해외 곡물가격이 국내산 사료 자원 가격에 비해 오랫동안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국내산 사료자원 생산기반은 대단히 취약하다.
이제 해외곡물 시장상황이 변화하고 있고 장기적으로 생산은 정체되고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됨에따라 해외 사료 곡물가격은 계속해서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바 국내산 사료자원 개발가능성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우선 국내에서 한계지나 계간지 등을 이용하여 상대적으로 값싸게 생산할 수있는 사료자원을 개발하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을 개발 하여야한다. 물론 한꺼번에 많은양을 생산 할 수는 없겠지만 국제 시장 상황에따라 국내 자원 이용비율을 장기적으로 조금씩늘려 나갈수있을 것이다.  

-사료원료 수입선 다변화 시급
미국은 세계제일의 곡물 생산및 수출국이다. 옥수수의 경우 세계생산의 약40%를 차지하고 세계 수출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사료곡물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산 곡물가격이 앞서 언급한 가뭄과 에탄올 생산등으로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선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2010~2011년 옥수수 수출데이터를 보면  미국다음 으로 이르헨티나가 세계수출 시장의 15%를, 브라질이 10%를 차지하고있다. 기타 옥수수 수출국으로는 우크라이나, 인디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파라구아이, 캐나다 등이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곡물수입이 미국에 집중되어왔던 탓에 곡물수입에 필요한 인프라가 미국에 집중되어 있는것이 사실이다. 이번 기회에 남미의 몇나라와 기타 옥수수 수출국에도 곡물 수입을 위한 정보수집 조직및  인프라를 구축해서 사료곡물 수입국을 다양화 하고 수입가격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
곡물수입국의 다양화 외에도 국내 기업을 미국및 기타 곡물 수출국에 진출 하도록 유도하여 사료곡물을 싼값에 안정적으로 공급받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곡물시장 공격투자로 수급안정 도모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곡물 수입량의 60~70%를 곡물 메이저에 의존하는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곡물시장에서 가격및 수급변동시에 사료 곡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데 제한적일 수 있다.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으로 하여금 국제 곡물시장에 직접 투자 하도록 하고 현지에서 곡물을 직접매입하여 국내로의 사료곡물 조달창구역할을 하도록 하는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이같은 직접 구매 방식에 따른 곡물 수입이 이미 상당량에 이르고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최근에 농수산물 유통공사가 미국 시카고 선물시장에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정찬진 교수 <美 오클라호마 주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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