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의 무게와 正名

  • 등록 2012.11.26 10: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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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만사

홍완표 회장 <(주)신일바이오젠 대표이사>

 

우리는 누군가에게 올바른 행동이나 모범, 기준이 되기를 요구할 때 무엇답게 하라는 말을 종종 하거나 듣게 되는 경우가 있다. 학생이면 학생답게, 어른이면 어른답게, 정치인이면 정치인답게 등등이 그렇다. 사실 무엇답게 살라는 말을 하게 되는 경우는 아마도 그 대상이 부족하거나 부정적인 모습을 보일 때 사용되는 경우가 태반일 것이다. 그렇기에 무엇답게라는 말은 부족함과 부정적인 존재에서 채움과 긍정적인 존재로 탈바꿈하기를 간절히 원하는 마음의 표출임과 동시에 그 대상에 대한 미움보다는 사랑을 담고 있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답게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그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과 조건에서 어려움과 불리함을 탓하며 어긋나기보다는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바탕이 된다면 현실을 직시하여 스스로의 가치를 깨달음과 동시에 근본을 다지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게 될 것이고, 자신의 이름이 헛되이 날리는 것을 원하지 않게 된다. 이름은 곧 명예와 관련이 있다. 그러므로 무엇답게 산다는 것은 이름을 바로 세워 명예롭게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자는 제경공(齊景公)의 정치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조금도 망설임 없이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아버지는 아버지답게, 아들은 아들답게 할 것입니다(君君, 臣臣, 父父, 子子)”라고 대답하였다. 또한 자로가 정치를 하기 위하여 무엇을 먼저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반드시 이름을 바르게 할 것이다(必也正名乎)”라고 대답한다. 공자가 이름을 바르게 해야 한다고 한 이유에는 “이름을 바로 세우지 못하면 말이 불순해지고, 말이 불순하면 일이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일이 이루어지지 아니하면 예악이 일어나지 못하고, 예악이 일어나지 못하면 형벌이 정확히 시행되지 못하고, 형벌이 정확치 못하면 백성은 손발 둘 곳이 없게 된다. 그러므로 군자가 이름을 바로 세우면 반드시 말이 서고, 말이 서면 반드시 실행하게 될 것이니, 군자는 그 말에 있어 조금이라도 구차스럽게 하는 법이 없을 뿐이다”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공자가 말하였듯 세상의 모든 일은 근본 바로 이름 즉, 자신을 무엇답게 만들기 위하여 얼마나 올바르게 공부하고 실천하였는가를 인식하고 완성하느냐에 따라 자신과 그 사회의 앞날이 결정지어진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의 우리 사회를 짓누르고 있는 일방적인 이기주의의 의식구조 속에서는 자신의 완성을 통하여 사회의 공리(公利)를 추구하기 위한 노력보다는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염두에 둔 상태가 되어 이름도, 명예도 자신의 명함과 이력에 올리는 한낱 치장에 불과하게 여길 뿐이 되었다. 이래서는 우리 사회에 따뜻한 긍정의 단어들이 자리매김 할 공간은 사라지고 그 부분을 온갖 차가운 부정의 단어들이 들어서면서 이 사회가 더욱 메마르고 거칠어지는 것을 막을 방법은 요원해지게 될 것이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으며 기본에 충실하여야 한다. 기본이 무너진 사회의 발전은 담보될 수 없다.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통하여 자신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중국에서는 문화혁명을 거치면서 공맹사상이 나라를 망쳤다는 인식이 팽배하여 온갖 탄압을 가하게 되었지만, 지금은 그 분들의 사상이 있었기에 중국의 발전을 이루어내는 원동력이 되었다는 자부심을 앞세우며 국가적으로 연구하고 계승하려 하고 있다. 물론 우리의 경우는 종교, 사상, 학문의 자유가 중국보다 훨씬 앞서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유학만을 교육에 적극 활용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기가 조금은 어렵지만 우리 사회와 문화 속에 이미 전통사상으로서 자리 잡으며 우리만의 가치, 명예를 일깨워 줄 수 있는 삼강령, 팔조목과 같이 종교와 사상을 뛰어넘는 범사회적인 핵심을 어린아이들의 교육에 적극 활용하여 올바르고 정확한 근본을 다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서양의 지도층들이 자신들을 희생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할 때마다 우리는 몹시 부러워한다. 그러나 그것을 부러워만 말고 내가 먼저 스스로를 알아가며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를 다스릴 줄 알고 사람 된 선한 도리를 행하며 자신의 명예를 소중히 다루는 사람이 되어보자.

홍완표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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