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산업 위기 극복, 주체별 노력 절실한 때

  • 등록 2012.11.26 14: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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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득 규 차장 (농협중앙회 축산유통부)

 

최근 각국과의 FTA 협상 타결, 국제 곡물가의 급등, 국내 경기의 장기 침체 등 한우산업이 삼중고로 신음하고 있다.
올해 9월 통계청 가축동향조사에 의하면 현재 사육되는 한우는 302만두로 10년 전과 비교해 2.5배가 증가했다. 또한 10월까지 도축된 한우는 70만두에 육박하고 있어 연말까지 80만두 이상이 도축될 전망이다. 이는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생산량이다. 게다가 쇠고기 수입량은 최근 3년간 매년 약 20%가 증가해 지난해 29만 톤에 육박했다. 경기침체로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쇠고기 공급량 증가는 한우가격을 큰 폭으로 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농가는 질 좋은 한우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수소를 암소화하고 초음파 진단 장비를 활용해 살아 있는 상태로 육질을 측정해 사육기간을 조절하는 등 품질 개선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이는 사육비용이 더 들어도 등급이 높은 한우고기를 생산하면 비싼 가격으로 팔 수 있어 이익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경기 불황으로 비싼 한우고기 대신 저렴한 수입 쇠고기나 다른 축산물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한우고기 소비는 더욱 위축되어 결과적으로 농가 손실은 커질 수밖에 없다.
유통 측면에서 한우는 사육기간 연장으로 출하체중이 크게 늘었으나 부가가치가 높은 등심이나 정육 부위는 이전보다 적게 생산되고 갈비, 뼈, 지방 등의 수율은 높아지고 있다. 높은 값에 팔 수 있는 부위가 적어짐에 따라 유통업자는 판매가를 높여 마진을 확보한다.
소비 측면에서 보면 가정에서의 소비가 줄면서 불고기 용도의 저지방 부위는 적게 소비되고 식당에서 등심 위주의 구이로 소비하는 형태가 많아졌다. 한우 한 마리에서 나오는 등심은 지육 전체의 10%에 불과한 반면 앞, 뒷다리 부위는 20% 이상이어서 소매점에서 앞, 뒷다리 부위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한 마리 단위로 한우를 구매하는 소매점은 소비자가 선호하는 등심 등과 선호하지 않은 기타 부위의 가격차를 둠으로서 모든 부위를 소진하고 매장의 수익을 극대화한다. 소비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소매점의 부위별 가격차가 커지고 한우가 비싸다는 인식과 함께 값 싼 수입쇠고기가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한우 산업이 지금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생산에서 소비까지 각 단계별 주체들이 앞서 지적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농가는 소비자가 원하는 품질의 한우고기를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공급해야 한다. 우수한 자질의 한우만을 엄선하여 사육함으로서 공급물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한편 한우를 키우는 비용도 최대한 절감하는 등 원가에 입각한 경영을 해야 한다.
유통 단계에서는 도축 및 가공의 일관 체계를 갖춘 농협이 대형 축산물 유통업체로서 부분육 유통을 선도하고 앞, 뒷다리 등 저지방 부위를 활용한 양념육, 가공품 등의 소비를 활성화 하는 등 핵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소매 단계에서는 대도시 소비지에 생산자와 연계된 박리다매 형 소매점들을 집중 육성하고 대형 유통업체와 생산 주체가 동등한 위치에서 상호 협력한다면 한우고기 소비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이야 말로 오랜 세월 농촌을 든든하게 지킨 한우산업이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할 수 있도록 모든 이들의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이 득 규 차장 농협중앙회 축산유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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