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단계 동약 품질저하 방지…해외선 효과적 운영
처방제 시행 앞두고 유통망 재정비 따라 관심 고조
제조는 GMP, 유통은 GSP로 품질관리 정착 기대
품질관리는 잘만 만들어서 되는 게 아니다. 물론 잘 만들어야 하겠지만, 잘 팔아야 하고 제대로 써야 한다. 사후관리 역시 꽤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동물약품은 절름발이다.
제조단계에서는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s, 우수제조기준)를 두고 엄격하게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유통으로 들어가면 아예 백지상태다. 아무 것도 없다. 그렇다보니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현장에서는 툭하면 클레임이 발생하고, 만족도도 뚝 떨어진다.
그래서 제기되는 것이 바로 GSP(Good Storage Practices, 우수저장관리기준) 도입이다.
GSP는 유통단계에서 품질저하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다.
현재 구상하고 있는 GSP는 입고, 보관, 출고관리다. 당장 그것만으로도 동물약품 품질관리는 훨씬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논의가 진척된다면 세부적인 내용이 거론되겠지만, 여기에다 추가로 부작용 모니터링, 반품처리 절차, 운송방법 등을 담아내도 괜찮을 것 같다. 우수제품을 선택하고 불량제품을 솎아내는 역할이다.
동물약품 업계는 지난 2004년 GMP가 도입될 때도 어려움이 많았다고 전한다. 당시 “현실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제조업체 불만의 목소리가 컸지만, GMP의 경우 지금은 누구나 인정하는 없으면 안되는 품질관리 기준이 됐다고 강조한다.
GSP 역시 앞으로 성공적인 정착 가능성이 높다. 우선 도매상 입장에서 봐도 GSP 도입을 꺼려할 것 같지만, 오히려 그들은 때가 왔다고 설득하고 다닌다.
주위를 둘러봐도 그렇다. 국내 의약품 도매상의 경우 이미 2002년 의무화돼 시행되고 있다. 중국 등 인근국가도 GSP를 도입하고 있다.
여건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 수의사처방제 실시를 앞두고 동물약품 유통망 정비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나름 효과적으로 운영된다면 GSP는 앞으로 GSP(Good Supplying Practices, 의약품유통관리기준)로 한단계 더 상향조정될 수 있다.
동물약품 유통업의 제도개선에서 GSP 도입과 뗄 수 없는 부분은 종사자 교육이다. 유통업 종사자들은 소비자들과 직접 만나는 창구다. 그들 지식과 경험이 그대로 소비자들에게 전달된다.
그렇기에 종사자는 동물약품 관련 정보를 그 누구보다도 잘 알아야 한다. 정기적인 종사자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
결국 이렇게 되면 제조에서는 GMP, 유통에서는 GSP가 동물약품 품질관리를 맡게 된다. 흔히 식품안전 이야기를 할 때 ‘팜 투 테이블’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동물약품도 같은 논리다.
잘 만들어서 잘 팔고 잘 쓰고. 그리고 철저하게 사후관리를 하는 품질관리 라인업이 완벽히 꾸려지는 거다. GSP 도입을 적극 검토해 볼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