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키우기 정말 편해졌어요”

  • 등록 2013.04.24 10: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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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전 구간 군사·자동급이시스템 / 연천군 태암농장


인력투입 최소화…모돈 750두 농장에 직원 6명  

사산·압사율 ‘뚝’…매일 선별출하 AB등급 ‘쑥’

톱밥비육사 ‘계량누락돈’ 등 시행착오 마음고생도 


경기도 연천군 군남면 진상리 태암농장의 강용구 대표. FMD 사태속에서 지난 2010년 12월27일 애지중지 키우던 돼지 전량을 살처분 당하게 된다. 지난 1981년 양돈에 뛰어든 이래 최대위기를 맞이한 강 대표였지만 손놓고 있을 수 만은 없었다. 이듬해 4월 지자체로부터 재입식 허가를 받은 뒤 흐트러진 농장 복구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그로부터 2년 가까이 흐른 지난해 말 태암농장은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했다.

신축수준의 리모델링에 나서며 국내 최초로 모돈에서부터 분만, 비육에 이르기까지 전 구간에 걸쳐 군사 및 자동급이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 것. 

태암농장의 리모델링을 주도한 (주)팜이노베이션 우승수 대표는 “모돈군사와 비육돈 자동선별출하는 물론 분만구간에 까지 자동급이 시스템이 도입된 농장은 아마 해외에서도 그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모돈이 순해졌어요”

이처럼 ‘최신’이라는 기술은 모두 다 동원된 태암농장이 과연 그 효과를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강용구 대표는 이에대해 “인력투입을 최소화 할수 있는 농장을 만들어보겠다는 당초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다”는 말로 답을 대신한다.

폐쇄돈군이 운영되는 750두 규모의 일괄사육농장으로, 현재 임신사와 분만사 각 4동, 비육사 13개동으로 구성돼 있는 태암농장이 강대표를 제외하면 단 6명의 인력으로 가동되고 있는 사실이 그 증거라는 것.

우선 비육돈사를 개조, 네덜란드 네답사의 모돈군사시스템과 캐나다 지가텍사의 포유모돈 자동급이시스템을 적용한 모돈구간을 보자.

사료급여에만 하루 한시간 이상이 소요됐지만 지금은 별도의 시간이 필요치 않다. 

자신만의 노하우가 접목된 급여프로그램을 입력만 해놓으면 전자동으로 개체별 사료급여가 이뤄진다. 특히 분만사에서는 하루 2~3회 급여에 불과했던 수동 작업때 보다 많은 횟수가 이뤄지면서 먹고 싶을 때 사료가 공급되며, 모돈군사시에는 돼지들이 상대적으로 순해지면서 싸우는 일도 거의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인지 압사율이 절반수준으로 줄었을 뿐 만 아니라 모돈군사시스템에서 운동을 많이 하다보니 사산율도 크게 감소했다고. 연산성이 향상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 3주이유시 6.5~7kg이던 자돈의 이유체중이 0.5~0.8kg 높아진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돼지키우는게 너무 편해졌어요. 하루 10분정도 컴퓨터 모니터에 앉아 개체별 이상유무만 파악하면 되니까요”


“누락돈 5% 별도관리”

100평 면적의 돈사 1동에 1대(300두당 1대)가 운영되는 네답사의 자동선별출하시스템 효과도 마찬가지. 모든 직원들의 진을 빼놓았던 출하작업의 시간이 대폭 감소, 매일 출하가 가능해지면서 AB등급 출현율이 최소 20%P 이상은 향상됐다. 사상 최대의 폭염을 기록했다는 지난해 여름철에도 제때 출하가 이뤄졌다고.

13년간 농장 맞춤형 OEM사료를 사용해 오고 있다는 강용구 대표는 “사료요구율이 2.6에 이를 정도로 생산성만큼은 어느 농장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면서 “솔직히 자동선별출하시스템 도입 이후 생산 두수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출하작업이 한결 수월해진데다 사료허실도 걱정할게 없어졌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한다.

문제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톱밥돈사를 운영하면서 질퍽해진 오물이 돼지 몸에 달라붙어 자동계량작업시 체중 오류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높을 뿐 만 아니라 계량기 진입 자체를 기피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겨울철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5% 정도의 계량 누락돈은 별도의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불만도 적지 않았다”는 강용구 대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일부 비육돈사에 강화플라스틱 슬랏을 설치,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자동선별시스템으로 누리는 혜택을 감안할 때 지금도 후회는 없다는 게 강대표의 반응이지만 그간 시행착오와 함께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제품 한번 보지도 않고 팜이노베이션측과 계약했습니다. 어차피 해외에서 검증된 제품이라면 국내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죠. 기계인데 문제가 없겠습니까. 조금 힘들더라도 내가 맞춰가면 되는 것이죠”

한달 전기료가 120만원. 태암농장의 사육규모에서는 좀처럼 상상 할 수 없는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각종 원가절감에 올인하면서도 “일단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지르고 보는 성격”이라며 투자엔 과감한 강용구 대표는 요즘 또다른 모험을 꿈꾸고 있다.

“누구나 맛있다고 인정하는 돼지고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꼬리만 달렸다고 돼지는 아니죠. 가격경쟁력도 중요하지만 맛의 차별화가 FTA 시대하의 가장 큰 생존전략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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