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에 있는 경남낙농영농조합법인(대표 신진식)은 외형으로 봤을 때 사료공장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잘 정돈된 진입로, 양옆으로 심어진 꽃나무들이 방문자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2002년 설립해 지금까지 지역을 대표하는 TMR생산업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경남지역 9개 시도의 낙농가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이후 발전을 거듭해 월 2천800톤의 사료를 100여 농가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7월 HACCP인증…차별화
월 2천800톤 사료 100여 농가 공급
과열경쟁 속 품질 경쟁력으로 성장
공장을 둘러보니 매우 깔끔하게 정리된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유가 있었다. 경남낙농영농조합은 지난 2012년 7월 TMR공장으로서는 드물게 HACCP인증을 받았다.
신진식 대표는 “HACCP인증은 당시로서 큰 도전이었다. 방법을 몰라 좌충우돌하면서 하나하나 배워나갔다. 20여명 직원들 모두 도색에 청소에 무척 고생했다”며 “하지만 이미 농장에서부터 HACCP을 받는 곳들이 생겨나고 있는 과정에서 큰 흐름이라고 판단했고,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직원이 곧 자산이라는 생각에 처우 개선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이곳의 직원들은 장기근속자가 많다.
“직원들에 대한 투자는 곧 제품의 품질과 연관된다. 직원의 입장을 최대한 이해하려 노력하고 나 또한 직원들에게 최선을 노력을 다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신 대표는 말했다.경남낙농영농조합은 낙농가들이 마음을 모아 만들었지만 최근에는 한우사육농가들도 많이 이용하고 있다.
정직하게 만든 좋은 사료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고 말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여러 악조건을 딛고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것은 정직하게 좋은 사료를 만들어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는 TMR사료 공장들로 인한 과열경쟁에 경남낙농영농조합도 어려움이 많다. 위치상으로는 사천에 있지만 경남지역 전체로 퍼져 있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많은 운송비 부담은 물론 지자체의 지원을 받는 것도 쉽지 않다.
출하예약제로 인한 보이지 않는 불이익에 대한 불만도 털어놨다. 아무리 사료의 품질이 앞서있다고 하더라도 지역축협과는 달리 출하예약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정당한 경쟁이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많은 일반 TMR공장이나 영농조합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고민이다.
신 대표는 “지금처럼 무분별하게 TMR공장이 늘어나게 되면 결국 공멸의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다. 선심성 지원을 줄이고, 현재 국내 TMR기반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현실성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